[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서민 생활과 밀착한 편의점 업계가 연초부터 술값 인하에 선도적으로 나섰다. 소주 판매 가격을 내리는가 하면, 10년간 유지하던 수입맥주 할인 행사에도 변화를 줬다. 편의점 전체 매출에서 주류 매출 비중은 10% 초반대로 담배와 함께 매출 상위군으로 꼽히는 마당이어서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이 주목받는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들은 지난 2일부터 소주 판매가를 200~300원 인하했다. 앞서 지난해 정부가 국산 증류주 과세 방식에 기준판매비율을 도입하면서 소주에 매겨지는 세금이 낮아졌다. 이에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이 소주 출고가를 각각 지난달 22일과 27일부터 인하한다고 밝히고 나섰다.
이에 따라 대표적으로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360㎖ 한 병은 2100원에서 1900원으로 200원(9.5%) 내려갔다. 진로이즈백 병 360㎖도 2000원에서 1800원으로 200원(9%) 낮아졌다. 용량이 많은 참이슬 페트병 640㎖는 3600원에서 3300원으로 300원(8.3%) 인하됐다. 이외에도 금복주, 대선주조, 무학, 보해, 충북소주, 한라산, 화요 등의 소주 가격이 낮아졌다.
제조사가 출고가를 인하했다고 해서 유통사가 판매 가격을 반드시 인하해야 한다는 의무는 없다. 다만 소비자의 물가 안정 체감을 위해 선제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출고가가 오르면 판매점이 곧바로 오르곤 해 '가격 인상은 바로 하더니 인하는 안 한다'하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식당과 술집 등에서는 출고가가 내려가도 판매가를 조정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GS25는 최근 10년 만에 편의점 대표 행사인 수입맥주 행사에도 변화를 줬다. 기존에는 500㎖ 4캔을 1만2000원에 구매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3캔을 9000원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면서다. 한 캔만 구매할 경우 평균 가격은 4000원대 초중반인데 혜택을 받기 위한 장벽을 낮춘 것이다. GS25에 따르면 초반 고객 반응은 좋은 편이다.
GS25는 고물가 시대를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1인 가구가 계속 늘어나 소량 구매를 선호한다는 점도 반영했다. 지난 2014년 수입맥주 4캔 1만원 행사를 시작했는데 물가 인상 여파로 2022년 1만1000원, 2023년 1만2000원으로 가격이 오른 바 있다.
![지난해 2월 세븐일레븐이 진행한 위스키 오픈런 행사에 소비자가 몰려 있다. [사진=세븐일레븐]](https://image.inews24.com/v1/69bb0ee7daed4e.jpg)
한편 편의점은 주류 구입처로서의 입지를 다져오고 있다. 와인과 위스키가 인기를 끌자 기본 매장에서도 다양한 상품을 구비하고, 주류 특화 매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편의점이 기획한 위스키 할인 행사에는 긴 줄이 형성되기도 했다.
코로나19 시기 홈술(집에서 즐기는 술)과 혼술(혼자 마시는 술) 트렌드에 힘입어 성장한 위스키는 올해도 그 인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 위스키 수입량은 2만8391톤으로, 2022년 전체 수입량(2만7038톤)을 넘어섰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주류업계가 소주 출고가를 낮추면서 물가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업계도 선제적으로 가격 인하에 나섰다"며 "올해도 위스키, 하이볼 등 차별화된 주류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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