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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별사] 베일 벗은 '쓰론앤리버티'…'또니지'는 아니지만


MMORPG 이끌어온 엔씨만의 '혁신' 부족…웨스턴서 의외의 성과 기대

'겜별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게임들이 쏟아져 무엇을 플레이해야 할지 모를 게이머들을 위한 게임 리뷰 코너입니다. 새로 출시됐거나 추천할 가치가 있는 게임들을 가감 없이 감별해 전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12월 7일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쓰론앤리버티'. [사진=엔씨소프트]
12월 7일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쓰론앤리버티'. [사진=엔씨소프트]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2023년 마지막을 장식하는 화제작 '쓰론앤리버티(TL)'가 마침내 지난 7일 국내 출시됐다. TL은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의 신작 PC MMORPG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이 게임에 쏠린 관심은 굉장했다. 캐릭터 사전 생성에만 20만명이 모일 정도니 말 다 했다. 이러한 대중의 관심을 긍정적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을지는 이제 전적으로 엔씨의 역량에 달렸다.

TL은 정체성이 여러 번 바뀐 게임이다. '리니지 이터널'에서 '더 리니지'로, 다시 TL이 되며 리니지와 무관한 게임이 되는 변화를 겪는가 하면, 올해 5월 테스트(CBT)로 처음 대중에 공개된 이후에는 자동 사냥과 자동 이동을 삭제하는 등 근간이 되는 게임성이 바뀌기도 했다. 리니지 라이크, 특히 엔씨가 내놓는 리니지 라이크를 배척하는 기류가 생긴 작금의 분위기 속에 엔씨가 취할 수밖에 없었던 자구책이라 본다. PC에서 모바일로, 다시 PC와 콘솔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대전환기에 벼려진 게임인 셈이다.

출시 후 직접 접해 본 TL은 스토리 전개에 바짝 힘을 줬다는 인상이 강했다. 내러티브를 중시하는 글로벌, 특히 웨스턴 게이머들을 의식한 듯 이 게임의 컷신은 매우 공들인 흔적이 많이 묻어났다. 일부 컷신은 '스킵'이 불가능할 정도다. 역동적인 카메라뷰와 캐릭터의 자글자글한 주근깨까지 묘사했을 정도로 공들인 그래픽은 확실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다만 몇 가지 중요한 서사가 빠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특히 주인공이 '드루이드'도 아닌데 어떻게 늑대나 독수리로 변신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서사가 배제됐다. 리니지의 세상에서 변신은 너무나 대중적 인식이 박혀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지만 웨스턴 게이머들도 이를 똑같이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적어도 '별의 힘'을 가진 자는 변신을 할 수 있다든지, 하다못해 TL의 세계관에서 변신은 아무나 할 수 있다든지 등 최소한의 설명은 부여돼야 했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TL의 전투는 5월 CBT 때와 달리 확실히 역동적으로 변모했다. 뒷걸음을 치며 공격한다던가 심지어 점프 공격도 가능해졌다. 리니지처럼 제자리에 선 채 칼을 주고받는 정적인 전투는 이제 찾아볼 수 없었다. 2개의 무기를 교체해 가며 상황에 맞게 스킬을 구사하는 방식은 TL만의 차별화된 요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느낌 또한 받았다. 다만 이미 모바일의 자동 기능에 익숙해졌기 때문인지 적들을 일일이 타겟잡고 스킬을 구사하는 피로감이 상당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자동 전투가 존재하는 게임에서 자동 기능을 끄고 싸우는 듯한 느낌도 없지 않았다.

애초에 자동 기능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는데, 막판에 자동 요소를 빼 나타난 부작용도 눈에 띄었다. 다소 길게 느껴진 퀘스트 동선이나 난해한 길 찾기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퀘스트 수행 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일러주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시급히 추가해야 할 과제로 보였다. 길을 헤매는 게이머가 한둘이 아니었다.

TL의 가장 큰 아쉬움은 엔씨만의 '혁신'을 찾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1998년 나온 리니지는 태생부터가 혁신이었고 '아이온'은 하늘을 누비는 비행 요소로, '블레이드앤소울'은 MMORPG에 전투 게임과도 같은 스킬 연계로 차별화를 꾀했다. TL은 날씨에 따라 바뀌는 환경을 내세웠지만 게임 초반에 체감할 수 있는 특징은 아니었다.

TL이 '리니지'인지 아닌지 강한 의심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이 게임은 리니지가 아니'라고 어필할 수 있는 면모를 찾기 힘들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앞서 알려진 TL의 게임성이 이미 많은 이들이 여러 번 접한 쟁과 공성전 등 리니지 시리즈의 테두리를 벗어나진 못했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TL은 '리니지 형제'들보다 저렴하고 PC에 특화된 게임이긴 하지만 앞서 했던 걸 또다시 원점에서 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이 게임의 가장 근본적인 진입 장벽이 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새롭지 않다는 의미다. 더욱이 MMORPG 장르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고 1020 게이머는 MMORPG를 즐기지 않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TL의 행보는 도전의 연속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러한 요소들은 이미 리니지식 MMORPG가 셀 수 없이 쏟아진 국내에 국한된 얘기다. 엔씨가 목표로 하는 웨스턴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여지가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일단 TL의 과금 허들은 거의 없는 수준이니 BM으로 해외에서 지적받진 않을 듯하다. 여기에 국내서 접수될 피드백을 바탕으로 육성 구간만 다듬어 쟁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유도할 수만 있다면 웨스턴 공략도 꿈같은 일은 아닐 수 있다. 리니지식 쟁의 재미는 한국과 대만에서 수차례 검증이 됐다. '돈 안 드는 리니지'가 웨스턴에서 통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문영수 기자(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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