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단행한 개각 포인트는 단연 '여성'이다. 이날 지명한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국가보훈부, 농림축산식품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6개 부처 장관 후보자 중 강정애 보훈·송미령 농림·오영주 중기부 장관 등 절반이 여성 인사로 채워졌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전문성과 능력을 최우선 고려한 인사"란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참모진 개편에 이은 내각 쇄신으로 집권 3년 차를 이끌 '2기 내각 체제' 구성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치인 출신들이 내년 총선 출마를 이유로 대거 후보군에서 빠지면서 이번 내각 개편에는 관료·학계·전문가 출신들이 중점 발탁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 국토교통부 장관에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해양수산부 장관에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을 후보자로 각각 지명했다.
같은 날 여성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부처는 보훈부, 농림부, 중기부 등 세 곳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을 묻는 질문에 "여성 아니겠나"라고 답했다.
보훈부 장관 강정애 후보자는 저명한 여성 경영학자로 풍부한 경륜과 학계의 두터운 신망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1957년생으로 숙명여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1대학교에서 인적자원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98년 모교 경영학부 교수로 부임했다. 같은 대학 취업경력개발원 원장을 거쳐 제19대 총장에 취임했다. 부친 고 강갑신씨는 6·25전쟁 참전 용사로 무공훈장을 받은 국가 유공자다. 시할아버지는 독립운동가이자 초대 50사단장을 지냈던 백인(百忍) 권준 장군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인 송미령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농식품부 출범 이후 첫 여성 장관으로 발탁됐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으로 취임하면 1948년 초대 조봉암 장관 이후 65년 만에 첫 여성 장관이 된다. 1967년생으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1997년 농촌경제연구원에 입사해 부원장과 농업관측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도농 균형발전 전문가인 송 후보자는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윤석열 정부 농정정책에 참여해 왔다.
오영주 외교부 2차관이 중소기업·스타트업 분야의 수장으로 발탁된 것도 파격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이 오 차관을 낙점한 것은 현 정부가 지향하는 중소벤처기업의 갈 길이 '신시장 개척'과 '글로벌화'에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 개발협력국장, 주베트남 대사뿐만 아니라 경제외교를 총괄하는 외교부 제2차관을 역임하면서 우리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한 이력이 발탁 배경이 된 것이다. 오 후보자는 "장관에 임명된다면 발로 뛰면서 세심하게, 그리고 우리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차 인선에 이은 추가 개각도 순차적으로 단행될 전망이다.
최상목 기재부 장관 지명으로 '2기 경제팀'은 구체적 윤곽을 드러냈다. 박춘섭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최 수석의 후임으로 경제수석 임명장을 받았고, 금융위원장에는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내정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유임될 가능성이 높은 걸로 알려졌다. 최 후보자는 이날 "대내외 경제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임중도원(任重道遠·맡겨진 일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의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총선 역할론'이 나오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교체 가능성도 높다. 출마를 위한 법적 공직자 사퇴 시한은 내년 1월 11일이다. 이에 따라 한 장관은 연말 또는 연초에 '원포인트'로 교체하는 방안이 유력 검토되는데, 후임으로는 박성재·길태기 전 서울고검장, 이노공 법무부 차관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당초 총선 출마와 연계돼 개각 리스트에 거론됐던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유임으로 가닥이 잡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초 유임 관측이 우세했다가, 부산엑스포 유치 무산으로 외교력 부재 책임론을 지고 교체될 것이라는 설에 힘이 실린다. 후임으로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규현 전 국가정보원장,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등이 꼽힌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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