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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필벌' 강조한 정용진의 메시지


닷새 만에 다시 나서 임직원에 쇄신 주문…업계 "유통기업으로서 위기감 반영"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임직원을 향해 연달아 쇄신을 주문하고 나섰다. 그룹의 전반적 위기 속에 조직을 다잡고 정체된 문화와 시스템을 바꿔 다시한번 웅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키움 히어로즈 대 SSG 랜더스의 6차전 경기 이후 SSG 정용진 구단주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후 기뻐하고 있는 모습. [사진=아이뉴스24 DB]

1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 정 부회장은 경영전략실 전략회의에 참석해 "철저하게 성과 중심의 인사·보상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신상필벌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전략실과 신세계그룹의 변화와 혁신을 직접 챙기겠다는 뜻인만큼 그룹의 혁신과 경영개선을 진두지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정 부회장은 계열사별, 각 업무영역별로 정밀한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를 수립해 성과를 낸 조직과 임직원에게는 확실한 보상을 뒷받침해주고, 그렇지 못한 조직과 임직원에게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정용진 부회장의 이번 지시에 따라 경영전략실은 객관적이면서도 예측가능한 KPI 마련과 성과와 보상 역시 예측 가능할 수 있도록 인사 시스템 정교화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지난 달 23일에도 정 부회장은 그룹 핵심 부서인 경영전략실을 향해 "그동안의 역할과 성과에 대해 무겁게 뒤돌아봐야 할 시기"라면서 "새로운 경영전략실은 각 계열사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군림조직이 아니라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이 연구하고 가장 많이 일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또 "스스로는 변화하지 않고, 변화를 요구만 한다면 그 뒤를 따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경영전략실부터 솔선수범해 변화의 선두에 나설 때 그룹 전체의 변화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달 17일 계열사들의 성과총력 체제를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기존 전략실을 경영전략실로, 전략실 산하 지원본부와 재무본부를 각각 경영총괄과 경영지원총괄 조직으로 개편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중국 플랫폼의 빠른 성장과 함께 쿠팡 등 이커머스의 판도변화 속에 위기를 느끼고 신세계그룹의 재도약을 위해 다시한번 강하게 고삐를 쥐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특히 SSG닷컴의 경우 올 1월 기업공개(IPO) 하려던 계획을 철회하는 등 유통강자로서의 위상이 새로운 강자들에 의해 잠식당하고 있다는 점을 의식했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이 처한 상황은 갈수록 커지는 온라인 쇼핑 시장 점유율로도 확인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기준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현황'을 통해 쿠팡 24.5%, 네이버 23.3%, 신세계그룹 10.1% 등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이마트와 백화점 등의 오프라인 경쟁력이 여전히 우수한 편이지만,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 추세를 따라잡기 힘든 상황에서 정 부회장이 거듭 나서 쇄신을 주문하고 나서며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하려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유통업계에서는 거듭된 정 부회장의 메시지에 대해 "전적으로 직원들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것처럼 비춰지기보다, 본인부터 어떻게 변하겠다고 주창해야 더 공감을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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