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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도 혀 내두른 '전청조식' 사기 수법


"평범한 사람은 얻지 못할 특별한 기회"
피해자들 돈으로 또다른 피해자 '현혹'
'병풍'에 통큰 투자…경호원 월급 1500만원
20~30대 사회 초년생들 미래자금 '꿀꺽'

"이 사건은 전청조가 재벌 3세를 사칭하면서 마치 '평범한 사람은 얻지 못할 다시 없을 특별한 기회'를 주는 것처럼 꾸며 거액을 편취한 사안이다."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부장 박명희)는 29일 여자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 전 애인 전청조(26)씨와 '경호실장' A씨(26)을 재판에 넘기면서 이같이 밝혔다.

29일 특경가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청조씨 [사진=김민석 서울 강서구의원 제공]

검찰 조사결과 전씨 등은 SNS를 통해 알게 된 지인이나 '재테크 강의' 등을 빙자해 모집한 수강생, 남씨 펜싱학원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 90% 이상이 20~30대 사회 초년생으로, 전씨 등은 사회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이들의 약점을 악용해 미래 대비 자금 거의 전부를 빼앗았다"고 했다.

검찰이 확인한 전씨 사기 수법은 나이나 사회적 경험 답지 않게 통이 크고 대범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부를 과시해 피해자들을 현혹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돈은 다 피해자들로부터 뜯어낸 자금이었다. 피해자들 돈으로 피해자들에게 사기친 것이다.

검찰 설명에 따르면, 전씨는 우선 월세 3500만원 하는 국내 최고층 빌딩 소재 레지던스를 3개월간 임차한 뒤 피해자를 초대했다. 또 일명 '슈퍼카'를 여러대 임차해 굴리면서 피해자들을 태워주거나, 자신이 숨겨진 후계자라고 속인 국내 유명기업 소유 5성급 호텔 VIP룸과 펜트하우스로 초대해 투어를 시키면서 피해자들을 홀렸다. 헤어질 때에는 수백만원 하는 최고급 와인과 명품도 품에 안겼다.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의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 씨가 과거 경호원 10여명을 대동하고 제주도를 방문한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은 경호원들을 대동한 전청조 씨. [사진=김민석 서울 강서구의원 제공]

자신의 후광을 북돋아 줄 '병풍'들에게도 과감히 투자했다. 전씨를 따라다니던 경호원들은 총 4~5명이었는데, 이들 월급이 1인당 1500만원이다. 기자역할 대행 아르바이트를 이용해 '숨겨진 재벌 기습 인터뷰' 상황극을 연출하거나 평범한 일반 신용카드를 '튜닝'해 대부호들만 상대로 한정 발급되는 사용한도 무제한의 '가짜 블랙 카드'를 만들어 명품샵에서 사용했다.

신분도 철저히 세탁했다. 뉴욕에서 태어나 외국 유명 의과대학을 졸업한 것처럼 학력을 속이고, 어색한 '콩글리쉬'를 남발하면서 미국 교포로 행세했다. 이 와중에 유명 기업인들과의 여행담이나 펜싱·승마 등 호화 취미생활을 지어내 자랑하고 다니거나 미국 유명 전기차 회사의 '우주선 개발 프로젝트'에 자신의 기술이 들어갔다며 IT재벌 행세를 했다.

'궁금한 이야기Y' 전청조 편 관련 이미지 [사진=SBS]

성별도 자유롭게 바꿔가며 '피해자 맞춤형' 사기도 벌였다. '즉석 만남앱'으로 '결혼을 원하는 부유한 20대 여성'으로 행세해 남성을 유혹하고 교제를 빙자해 '임신·결혼비용' 명목으로 수억 원을 편취했다. 사기 대상을 여성으로 결정하면 '남성 주민등록증'을 위조·행사하는 등 주변에 남성 행세를 하면서 사기 행각을 벌였다.

전씨가 집중 수사를 받게된 계기는 여자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 결혼상대 남성으로 유명 여성 잡지사와 한 인터뷰였다.

지난 10월 23일치 여성조선 '[단독 인터뷰] 펜싱 남현희·15세 연하 재벌 3세 전청조, 만남·열애·결혼 풀 스토리 최초 공개'기사에서 전씨는 재벌 3세로, 해외에서 IT사업을 하는 28세 남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날 검찰이 전씨를 구속기소하면서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는 '피고인 전청조(96****-2******), 28세, 직업 무직'으로 적시됐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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