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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여기가 더 싸네?"…동네 편의점 많이 찾는 이유


고물가 상황에서도 저렴한 PB상품 앞세워 적극적 소비자 공략
제품 가격 유지한 채 용량 늘리는 '역슈링크플레이션' 이용하기도
마트에서 주로 구매하던 장보기 제품 매출도 증가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편의점은 비싸다'는 인식이 깨지고 있다. 대부분 제품 가격은 대형마트에 비해 비싼 게 사실이지만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춘 자체브랜드(PB) 제품을 무기로 소비자의 장보기 수요를 끌어모으고 있다. 일부 식품업체가 제품 가격은 유지한 채 제품 크기와 중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논란 속에 이를 역이용한 전략을 쓰며 눈길을 끌기도 한다.

편의점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편의점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30일 업계에 따르면 다양한 업계에서 제품 가격이 인상되는 상황 속 가격을 동결한 편의점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지난달 1일부터 원윳값 인상에 따라 일반 제조사 브랜드(NB)가 흰 우유 제품 가격을 올린 이후 편의점 PB 우유 매출이 상승세다. NB 우유는 3000원대인 반면 편의점 PB 우유는 2000원 대로 가격이 저렴한 때문이다.

대표 흰 우유 제품 가격을 살펴보면 NB 우유의 경우, 편의점 판매가 기준 서울우유협동조합 나100%우유(1L·3200원), 매일우유 오리지널(900ml·3200원), 남양유업 맛있는우유GT(900ml·3200원) 등으로 모두 32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에비해 편의점 PB우유의 경우, CU HEYROO흰우유(1L·2500원), GS25 925흰우유(925ml·2600원), 세븐일레븐 굿민흰우유(900ml·2600원), 이마트24 아임e 하루e한컵우유(1L·2400원) 등의 가격을 보인다.

편의점별로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8일까지 PB 흰 우유 매출 신장률을 집계한 결과 GS25가 전년 동기 대비 74.6% 신장해 가장 높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GS25 관계자는 "1974우유 900ml 2입 상품이 기존 1입 가격보다 합리적으로 책정돼 흰 우유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CU는 29.4%, 세븐일레븐은 15%, 이마트24는 27% 증가했다.

이마트24에서 한 소비자가 PB우유를 집어 들고 있다. [사진=이마트24]
이마트24에서 한 소비자가 PB우유를 집어 들고 있다. [사진=이마트24]

편의점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PB 우유를 판매할 수 있는 이유는 국내 원유 처리 구조에서 기인한다. 특히 PB제품은 NB제품에 비해 마케팅 비용도 들지 않는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국내 원유쿼터제, 우유 소비 감소 등으로 남는 원유를 처리하는 방법은 가공유, 컵커피 등에 활용해 만들거나 그마저도 소비가 안 되면 탈지분유로 만들어서 보관하는데 원유를 탈지분유로 만드는 순간 마이너스가 약 50% 발생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남는 원유를 활용해 편의점이 PB 우유로 제조하면 마이너스가 아니라 오히려 수익을 얻을 수 있어 편의점과 제조사 모두에게 이득이다"라고 밝혔다.

다양한 업계에서 가격 인상이 이뤄지는 가운데 편의점은 가격을 동결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식품 업계에선 슈링크플레이션이 지탄받고 있는데 편의점은 오히려 가격은 유지한 채 용량을 늘리는 경우도 있다.

CU는 이달 2000원대의 샐러드 신상품을 출시했다. 유사한 용량의 샐러드 대비 내용물 함량은 20% 높이면서 가격은 30%가량 낮췄다.

GS25는 PB우유 8종에 대해 다음 달 1일부터 기존 가격 대비 최대 8% 내외로 인상 예정이었는데 물가 안정을 위해 기존 가격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GS25는 중량은 늘리고 가격은 낮춘 PB 라면 '유어스면왕'을 출시했다.

이마트24는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객이 가장 많이 찾는 생수와 페트커피, 우유 가격을 올해 말까지 동결하기로 했다. 또 이마트24는 지난 15일부터 용량을 기존보다 24% 늘린 PB 스낵 3종을 판매 중이다.

우유뿐 아니라 식재료, 생필품 등 장보기용 제품을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CU가 김장 김치 할인전을 진행한다. [사진=CU]
CU가 김장 김치 할인전을 진행한다. [사진=CU]

CU는 김장김치 기획전을 진행 중인데 지난 8일부터 27일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21% 신장했다. CU가 매년 진행한 김장 김치 기획전은 2020년 60.6%, 2021년 83.7%, 2022년 113.5%로 전년 대비 매출이 지속적으로 크게 증가해왔다.

또한 1~10월 장보기 제품 매출도 고르게 성장했다. 식재료 전체 매출은 25.4% 늘었고 △과일·채소 27.2% △농산식재료 24.0% △축수산식재료 25.4% △조미료류 24.1% △커피차류 14.9% △반찬류 18.6% △목욕세면 10.4% △홈주방용품 14.5% 등의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이에 편의점 업계는 장보기에 특화한 매장도 선보이고 있다. 1~2인 가구가 증가하는 데다 쉽게 들를 수 있는 편의점에서 식재료나 생필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화 매장은 기존 소규모 매장과 달리 50평 이상 규모에 다양한 신선 식품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GS25는 주택가를 중심으로 신선식품을 강화한 장보기 특화형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전국에 240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점포 규모는 50~80평 수준으로 일반 편의점 대비 최대 4배가량 크다. 300여 종의 신선식품을 판매한다.

직장인 1인 가구 전 모(31)씨는 "마트는 가기에 먼데 편의점은 집 가는 길에 있어서 살 게 없어도 한 번씩 들러서 물건을 구매한다"며 "생필품은 쿠팡 같은 이커머스를 자주 이용하지만 급한 경우에는 편의점에서 구매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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