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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격전지' 여의도…거래 늘고 가격 '들썩' [현장]


시범·공작·목화아파트 등 여의도 노후단지 재건축 본 궤도 올라
재건축 가시화에 올해만 5~6개월 새 실거래가 3~5억 상승
조합은 속도전 돌입…매도·매수 문의 늘어나 중개업소도 '대목'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요즘 여의도는 재건축으로 떠들썩하죠. 조합은 시공사 선정하고, 사업승인 신청 챙기느라 할 일이 많은데 분위기가 많이 떴어요. 재건축 들어가면 지금 시세보다 더 오르는 게 보통이니까 중개업소에도 조합원과 예비 매수자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습니다."

여의도 일대가 정비사업 열기로 뜨겁다. 재건축 연한이 40~50년에 달하는 노후단지들의 재건축 사업이 가시화하면서 분주하다. 지난 1971년 준공, 여의도 터줏대감 시범아파트도 재건축이 본궤도에 올랐으며, 여의도 재건축 1호 사업지도 급부상한 공작아파트도 최종 시공사 선정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간 건물 노후화 속도와 재건축 기대감과 달리 여의도 일대 재건축은 추진력을 잃었다. 오세훈 서울시장 부임 이후 여의도 용적률과 높이 규제를 완화하는 여의도 아파트 지구단위계획이 발표, 신통기획이 적용되면서 여의도 일대도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서울아파트 단지 곳곳에 10대 건설사 중 8개 사가 사업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김서온 기자]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실거래가에도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삼부아파트 전용 146.68㎡는 지난달 34억원(5층)에 중개 거래됐다. 동일면적대 매물은 5개월 전인 지난 5월 31억원(11층)에 매매됐다.

대교아파트 전용 95.5㎡는 이달 20억7500만원(3층)에 계약이 성사됐다. 올해 5월 동일면적매 매물 2건이 16억7000만원, 17억6000만원(10층)에 거래됐으며, 지난 6월에는 20억원(9층)에 거래가 완료됐다. 저층 매물 기준 6개월 새 4억500만원이 올랐다.

인근 삼익아파트는 올해 첫 거래가 지난달 발생했다. 지난달 전용 122.78㎡는 23억8000만원(9층)에 거래가 완료됐다. 지난해 5월 동일면적대 매물 2건이 23억원(12층), 23억4000만원(9층)에 팔렸는데, 올해 소폭 오른 가격에 계약됐다.

여의도 최초 조합설립인가를 축하하는 여의도 목화아파트 현수막이 눈길을 끈다. [사진=김서온 기자]

단지 규모가 커 세대수가 많은 시범아파트의 경우 거래가 더 활발하다. 전용 60.96㎡는 지난달 17억5000만원에 중개 거래됐다. 5개월 전인 지난 5월 동일면적대 매물 2건이 13억9000만원(5층), 13억8000만원(13층)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약 3억7000만원이 상승했다.

단지의 전용 79.24㎡는 지난달 3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1층 매물은 19억7500만원, 8층과 10층 매물이 각각 19억4000만원, 19억4500만원에 중개 거래됐다. 올해 1월 동일면적대 매물 2건이 15억원(8층), 16억원(4층)에 계약됐는데, 10개월 새 최고 4억7500만원이 오른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광장아파트 전용 136.63㎡는 지난 2018년 16억원(8층)에 거래된 이후 거래가 없다가 지난달 동일면적대 매물이 5년 새 10억원이 올라, 26억원(3층)에 계약이 성사됐다.

인근 중개업소와 단지 분위기도 들떠있다. 단지마다 재건축 사업을 환영하는 조합과 건설사들의 축하 현수막, 사업 추진 단계나 성과를 알리는 게시물들이 빼곡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중개업소에서는 재건축 철을 맞이해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목화아파트에는 여의도 최초 조합 설립 인가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공작아파트는 '가장 빠르고 바르게, 여의도 재건축 사업을 선도하겠다'라는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또한, 서울아파트에는 국내 10대 건설사 중 8개 회사(△호반 △DL이앤씨 △GS건설 △SK에코플랜트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현대건설 △롯데건설)가 사업 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는 현수막이 단지 곳곳에 걸려 있다.

인근 R중개업소 관계자는 "동일지역 내에서 재건축 호재를 기대하고 유입되는 수요도 있고 관악, 강남, 서초에서 매매 갈아타기나 전세 끝나고 매입으로 돌아선 수요가 있다"며 "일대 사업장 단계별 차이는 있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이슈가 생긴 만큼 주중, 주말 할 것 없이 고객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원 공작아파트에는 재건축 사업에 대한 의지를 담은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사진=김서온 기자]

실제 지난 18일 여의도동 부동산을 찾은 40대 장모 씨는 "현재 관악구에 거주하고 있다.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 어떻게든 내 집 마련을 해보려고 한다"며 "현재 맞벌이 중인데 남편 직장도 여의도다. 출퇴근만 했지, 아파트엔 관심이 없었는데 이쪽 단지들이 재건축이 곧 된다고 해 소형 평수라도 매입해 넘어올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평일엔 시간이 나지 않아 얼마 전부터 토요일 아이를 친정집에 맡기고, 부동산 임장을 다니고 있다"며 "현재 갖고 있는 돈에서 어디 들어가야 젤 좋을지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D중개업소 대표는 "서울 집값 상승 열기가 약간 식은 가운데, 여기도 상승 거래 위주의 추격 매수가 몰아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다만, 집주인들이 매도호가를 유지하고 있고, 관망세를 보이는 다른 지역보다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주말이면 특히 예비 매수자들이 몰려와 한가한 중개업소를 찾기 힘들 정도"라며 "사실 여의도가 업무지구로서의 특성이 두드러지고 평일·주말 외지인들의 유입이 많아 주거지 매력은 좀 떨어지지만, 재건축되면 또 얘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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