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사업을 추진하는 카카오브레인이 연내 계획했던 AI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를 둘러싼 경영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글로벌 AI 경쟁 역시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만큼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20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 사옥에서 진행된 4차 계열사(공동체) 경영회의 직후 아이뉴스24와 만나 "코GPT와 몇 가지 AI 모델은 학습이 완료됐다"며 "연내 공개하거나 발표하는 자리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런 AI 모델을 통해 비즈니스가 어떻게 발전할지, 카카오는 어떻게 성장할지 보여드려야 하는 점들에 대해 고민해 왔다"며 "급하게 준비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진행해 왔는데 연내로는 무리 없이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초 오픈AI의 AI 챗봇 챗GPT가 AI 주도권 경쟁을 촉발시키면서 카카오브레인도 기존 AI 모델을 고도화한 코GPT 2.0(가칭)을 개발해 왔다. 비용 합리적인 AI 모델 개발을 목표로 매개변수(파라미터) 60억, 130억, 250억, 650억개까지 다양한 크기의 모델도 테스트해 왔다.
앞서 지난 9일 있었던 카카오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홍은택 카카오 대표도 "카카오브레인은 자체 개발 중인 다양한 파라미터의 AI 모델 중 일부 구축을 완료했다"며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결합된 'AI 콘텐츠봇'에 대한 검증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연내 10개 주제를 가지고 기술실증(PoC)을 거치기로 한 가운데 카카오톡에서 AI봇이 이용자의 관심사를 세분화해 콘텐츠를 큐레이션하는 서비스 도입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면서도 "카카오톡은 4~5000만명이 쓰는 서비스다 보니 시간은 걸릴 수 있지만 방향성 등에 대해서는 조만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경쟁 격화, 국내서만 잘하는 걸로는 부족…글로벌 서비스도 준비 중"
AI 연구와 서비스 개발 등을 맡고 있는 카카오브레인은 김일두 단독대표 체제에서 올 6월 김일두·김병학 2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투톱' 체제를 통해 AI와 관련한 선행 연구를 이어가면서 다양한 AI 서비스들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앞서 올 상반기 코GPT 2.0(가칭)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하반기로 한 차례 미뤘다. AI 모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AI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격렬해지면서 공개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이 김 대표의 발언에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AI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최근 회사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였던 샘 알트만을 전격 해임하면서 격변을 맞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올 7월 AI 스타트업 'xAI'를 세우고 약 4개월 만인 이달 초 첫 번째 AI 챗봇 '그록(Grok)'을 공개했다.
김 대표는 AI 연구·개발 역량을 토대로 글로벌 경쟁을 본격화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AI는 글로벌 경쟁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만 잘하겠다고 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AI 서비스는 여러 가지를 준비 중인데 글로벌 쪽과 관련해서도 연내로 이야기할 수 있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