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칭따오 맥주 국내 수입·유통사인 비어케이가 희망퇴직에 돌입했다. 중국발 '소변테러'가 발생 한 지 약 한 달 만인데, 회사 측은 "120명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돌입 한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2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비어케이는 칭따오 맥주 판매 부진을 이유로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사측은 "절차와 기준, 보상 규모 등은 회사 내 대외비"라면서 "긴축 경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을 뿐 구체적 규모와 보상, 기간 등은 밝히지 않았다.
지난달 칭따오 맥주가 생산되는 중국 공장에서는 한 근로자가 맥주 원재료에 '소변'을 누는 장면이 포착됐고, 이후 국내 시장에서는 불매운동에 가까운 수준으로 해당 맥주 판매량이 급감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10월 중국 맥주 수입량은 2281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6% 감소했다. 수입액 기준으로 따지면 192만700만달러로 37.7% 줄어 칭따오 맥주 파문이 영향을 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소변테러'가 발생한 10월 21일부터 26일까지 편의점에서의 칭따오 맥주 매출도 전주 대비 최대 4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어케이의 경우 칭따오와 라오샨 두 종류의 맥주를 판매하는데, 회사의 매출 대부분은 칭따오 맥주에서 발생한다. 라오샨 맥주의 경우 국내 시장 점유율이 미미한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비어케이의 희망퇴직이 칭따오 맥주 파문으로 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소변테러'가 알려진지 불과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보다는 그간 지속돼 온 칭따오 맥주의 판매 부진이 희망퇴직을 부른 것이라는 것이 더욱 설득력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또 비어케이가 칭따오 맥주와 라오샨 맥주 2개에 매출을 의존해 오면서 사업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기업 리스크를 더욱 키웠다.
특히 칭따오 맥주 제조사가 생산하는 라오샨 맥주도 브랜드만 다를 뿐이어서 비어케이가 중국의 한 회사와 맥주 2종만으로 사업을 벌여왔던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비어케이의 영업이익은 △2018년 237억원 △2019년 71억원 △2020년 68억원 △2021년 69억원으로 매년 감소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21억원을 기록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연 매출 1000억원을 넘기는 회사가 단 두 품목에 올인하고 있다는 점은 굉장한 리스크를 지고 가는 것"이라며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했었다면 리스크가 터졌어도 다른 제품으로 어느정도 매출을 만회했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어케이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과 관련해 "최근 비어케이는 긴축 경영이 필요한 상황으로, 회사의 존속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 중 희망퇴직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1일 발생한 사건은 중국 제3공장으로 이 곳에서는 내수용 제품만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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