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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소비자, 역시 봉?"…'가전업계 에르메스' 다이슨, 민낯 드러났다 [유미의 시선들]


잇따른 가격 인상엔 '적극' vs 제품 AS는 '소홀'…소비자상담센터 신고, 전년比 67% ↑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 직장인 A씨는 다이슨 무선 고데기 '코랄 헤어 스트레이트너'를 사용한 지 2년여 만에 황당한 일을 겪었다. 완충하고 사용했지만, 1분도 안 돼 배터리 부족으로 전원이 꺼진 것이다.

#. 전업주부 B씨는 지난해 9월 다이슨 헤어드라이어를 구입한 후 8개월만에 고장이 났다. 이를 수리하기 위해 AS를 신청했지만, 한 달이 넘도록 제품 수리와 관련해 안내를 받지 못했다. 5개월간 기다린 끝에 다이슨 측에 문의한 B씨는 "AS 정책 변경으로 리퍼 제품을 9만원에 교체받거나, 동일 새제품 구입시 30% 할인되는 쿠폰을 주겠다"는 답변에 황당했다.

다이슨 '코랄 헤어 스트레이트너.' [사진=독자 제공]
다이슨 '코랄 헤어 스트레이트너.' [사진=독자 제공]

잇따른 가격 인상으로 배짱 영업에 나섰던 영국 브랜드 '다이슨'이 결국 AS(사후 서비스)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프리미엄 가전'을 표방하면서도 제품을 수리할 때 부품이 제대로 수급되지 않아 오래 걸리거나, AS가 불가해 리퍼 제품이나 새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잦은 데도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17일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다이슨 관련 불만 신고는 86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6.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864건을 분석한 결과 ▲AS 불만 538건 ▲품질 불만 142건 ▲계약해지 불만 70건 ▲계약불이행 55건 ▲표시광고·안전·가격 등 기타불만 59건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대표 인기 제품인 헤어기기가 572건으로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청소기 181건, 공기청정기 65건, 선풍기8건, 스타일러4건, 그 외 가습기 또는 온풍기 전등기구 순으로 확인됐다. 헤어기기는 전원 불량, 청소기는 급격한 배터리 소모에 따른 짧은 작동 시간, 공기청정기는 소음에 대한 불만이 각각 주를 이뤘다.

[그래프=한국소비자연맹]
[그래프=한국소비자연맹]

사후관리의 경우 구입한 지 짧게는 수개월 길어도 2∼3년이 채 안 된 제품임에도 고장 났을 때 부품 수급이 제때 안돼 수리가 장기화하는 사례가 많았다. 소비자연맹에 따르면 다이슨은 제품을 판매하면서 부품이 없어 수리를 못할 경우 리퍼 제품으로 교체해 준다고 안내해왔다. 하지만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부품이 없다는 핑계로 수개월을 기다리게 한 뒤 일방적으로 사후관리 정책을 변경해 할인쿠폰을 제공하거나 소액 보상하는 식으로 대응한 사례가 많았다. 사실상 할인을 미끼로 재구매를 유도하는 것이다.

연맹 측은 "이러한 일방적인 사후관리 정책 변경은 품질 보증기간 이내 제품에도 적용돼 소비자 불만이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기본법 시행령 제8조 2항의 일반적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은 품질보증 기간 이내일 때 소비자가 제품 수리를 의뢰한 날로부터 1개월이 지난 후에도 제품을 인도하지 못하면 같은 종류의 물품으로 교환하거나 환불해야 한다. 소비자연맹은 "품질보증 기간이 지났을 때는 구입가를 기준으로 정액 감가상각하고 남은 금액에 품목별로 소비자 분쟁해결기준에서 정하는 일정 금액을 더해 환급하도록 하고 있지만, 다이슨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이슨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 [사진=다이슨]
다이슨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 [사진=다이슨]

다이슨은 국내 진출 이후 소비자들의 문의에 대응할 콜센터 인력, 서비스 센터 부족 등의 지적도 자주 받았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서비스 센터 수는 2018년 50개에서 올 상반기 기준 52개로, 소폭 늘리는데 그쳤다.

하지만 '프리미엄' 이미지를 고수하기 위해 국내에서 유난히 제품 가격을 자주 인상하고 있다. '가전업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것도 이 탓이다.

실제로 다이슨은 지난해 1월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 가격을 기존 59만9000원에서 64만9000원으로 5만원 올렸고, 같은 해 7월에 또 다시 5만원을 올렸다. 올해도 3월 1일에 한 차례 더 인상해 현재 74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 2018년 첫 출시된 이 제품의 출시 당시 가격은 53만9000원이었다.

또 다른 인기 상품인 드라이어 제품 '슈퍼소닉'의 가격도 잇따라 올렸다. 이 제품의 가격은 지난해 1월 46만9000원에서 49만9000원으로 3만원 인상됐고, 올해 3월부터 54만9000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덕분에 다이슨코리아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이슨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9% 늘어난 6739억6218만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IT 업계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벌어들인 수익은 대부분 영국 본사로 흘러 들어갔다. 다이슨코리아는 지난 2020년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기 시작한 이래 지난해 첫 배당금을 보냈는데, 금액은 590억원에 달했다. 이 탓에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69.8% 줄어든 197억7천709만원으로 집계됐다.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1% 오른 787억7709만원이다.

국내에서 벌어들인 것에 비해 기부는 굉장히 인색했다. 다이슨코리아의 지난해 기부금은 1억876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줄였다. 2021년 기부금도 1년 전에 비해 14.3% 줄인 2억950만원에 불과했다. 기부금 규모가 쥐꼬리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이슨이 가격 인상, AS 정책 등에 대한 논란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헤어기기에선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 없다는 점에서 배짱 영업에 나설 수 있는 듯 하다"며 "다이슨 제품 AS를 맡길 때 1~2개월이 소요된다거나, 제품을 새로 구입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해 사설 업체를 찾는 소비자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조은수 기자]
[그래픽=조은수 기자]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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