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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IPO] 성난 주주들, 파두·IPO주관사 상대로 집단소송 나서


실적부진 알고도 숨긴채 IPO 추진, 배상책임 물어야
증권업계 "단기 실적 아닌 기술력으로 평가해야"
파두 "실적 부침있겠지만, 2025년 본격 성장할 것"

[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기술특례상장으로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파두가 상장 후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뻥튀기 상장' '깜깜이 상장' 등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파두를 둘러싼 논란은 법정 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법무법인이 공개적으로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있는 가운데, 소송 대상에 한국거래소가 빠져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기술특례상장으로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파두의 부진한 실적을 놓고 뻥튀기 상장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파두 CI. [사진=파두]
기술특례상장으로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파두의 부진한 실적을 놓고 뻥튀기 상장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파두 CI. [사진=파두]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한누리는 파두 법인과 IPO 주관사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증권 관련 집단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파두 주주들을 모집 중이다.

이번 사태는 파두가 지난 13일 3분기 실적을 공시하면서 시작됐다. 파두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3분기 매출액으로 3억2081만원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7.63% 급감한 수치다. 상장 당시 1분기 실적으로 177억원을 공시했던 파두의 1~3분기 누적 매출액이 180억원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상장 이후 직접 공시하지 않았던 2분기 매출액이 5941만원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선 파두가 상장 추진 당시 2분기 부진한 실적을 알았음에도 고의로 숨기고 상장을 강행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누리도 자본시장법 제125조(거짓의 기재 등으로 인한 배상책임)을 근거로 증권 관련 집단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투자자들은 파두의 상장 심사를 통과시킨 거래소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한누리는 거래소에 대한 소송은 진행이 어렵다고 봤다. 기술특례상장 제도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송성현 한누리 변호사는 "(파두 사태에서)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문제라고 보지는 않았다"며 "2분기 매출에 대한 부분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기술특례상장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데서 발생했단 의견이 나온다.

기술특례상장은 애초에 실적이 낮은 기업이어도,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향후 미래 실적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에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 대상 기업의 요건은 일반·벤처기업에 비해 낮게 적용된다. 일반 기업에는 수익성·매출 기준이 적용되지만 기술성장기업은 자기자본 10억원, 시가총액 90억원, 전문평가기관의 기술 평가결과 A등급 이상 등의 조건만 요구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파두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특례 상장했는데, 투자자들은 미래 실적이 아닌 당장 상장 직후인 2분기와 3분기 실적으로 화가 나 있다"며 "기술특례상장이라는 제도가 투자자 입장에선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의 주식을 사서 3~5년 묵혀두고 있으면 터질 것(높은 주가 수익률을 얻을 것)이라는 취지로 만들어 진 것인데, 화가 난 투자자들에 동조해 금융당국도 이번 사태가 불거지도록 계속 방치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두 측에서도 단기 실적은 부진했지만, 전방 업황의 반등으로 내년 하반기로 가면서 매출과 수익성 안정세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장 당시 내년과 오는 2025년의 추정 순이익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산출했는데,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5년 이후부턴 본격적인 실적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파두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당초 올해 하반기부터 신규 고객으로 추가될 글로벌 낸드 제조사를 통한 글로벌 소셜미디어사향(데이터센터) 매출이 증가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가 아닌, 내년과 2025년의 추정 당기순이익을 현재가치로 산술평균 내 주당 평가가액을 4만904원으로 산출했다. 이후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희망밴드(2만6000~3만1000원) 상단으로 확정해 상장했다.

파두 측은 "낸드와 SSD시장의 급격한 침체, 인공지능(AI) 강화 등을 위한 데이터센터들의 대대적인 시스템 재점검 절차가 맞물리면서 고객사들이 부품 수급을 전면 중단했고, 당사 실적에 직접적 타격을 줬다"고 설명하며, "다행스럽게도 4분기부터는 낸드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고, 소량이지만 고객사로부터 발주가 재개돼 일부 매출을 이미 확보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아직까지 불확실한 시장 상황으로 분기별로 불안정한 실적 흐름을 보일 수 있지만, 내년 하반기로 진행되면서 좀 나은 실적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2025년 이후에는 다수의 고객군 추가 효과와 데이터센터 시장의 견조한 수요 등으로 인해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명했다.

한편 파두의 주가는 상장 첫날인 지난 8월 7일 공모가(3만1000원)보다 낮은 2만7600원으로 마감한 뒤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지난 9월 12일 장중 4만7100원까지 뛰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급락하면서 한때 1만6250원까지 추락했다. 공모가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난 셈이다. 전날 파두는 1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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