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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만나] "판박이 주담대…그걸 해결하고 싶었어요"


대출자동화시스템 전환점 평가받는 케이뱅크 아담대
"100% 비대면인데 3일 만에 대출 나오는 게 경쟁력"
대출 기간 줄어든 만큼 비용 줄어 3%대 금리 유지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매일 무수히 많은 정보가 쏟아집니다. 정보 유통이 빛의 속도로 빨라져 늘 새로운 얘기에 둘러싸입니다. 모두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만, 그 안에 어떤 고민과 혜안이 녹아있는지는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뉴스24가 시작합니다. 화제의 인물을 찾아 직접 묻고, 듣겠습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편집자]

"고객이 직접 오지 않아도 되는데 빠르고, 저렴하다면 이것보다 더 큰 대출상품의 경쟁력이 있을까요?"

김영관 케이뱅크 주택금융캠프 시니어매니저의 이 한마디는 케이뱅크 아파트담보대출(아담대)의 경쟁력을 보여준다. 2020년, 금융권 최초의 100%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아담대의 등장은 은행 대출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김영관 시니어매니저를 만나 아담대와 비대면 주담대에 얽힌 이야기를 나눴다.

김영관 케이뱅크 주택금융캠프 시니어매니저가 지난 10일 서울 중구 을지로 케이뱅크 본사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나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 개발은 판박이 주담대의 답답함을 해결하려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진=정소희 기자]
김영관 케이뱅크 주택금융캠프 시니어매니저가 지난 10일 서울 중구 을지로 케이뱅크 본사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나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 개발은 판박이 주담대의 답답함을 해결하려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진=정소희 기자]

"가계대출이라는 게, 고객과 상담하고 서류 받고 전산에 입력하고 심사를 거쳐 고객에게 돈을 내주는 건데 그걸 왜 사람이 하지? 이런 생각을 매일 했어요." 은행원 생활을 하며 이런 고민을 하고 있던 김 매니저는 2016년 케이뱅크에 합류하자마자 비대면 주담대를 건의했다. 여러 규제로 판박이처럼 차이가 없는 주담대의 답답함을 해결해 볼 생각이었다.

당시만 해도 내부에선 개발도 힘들고 금리도 낮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심지어 시중은행의 부장이나 본부장조차도 전화로 '그걸 정말 시도하는 게 맞느냐'고 얘기할 정도였다고 했다. 하지만 김 매니저는 포기하지 않았다. "100조원을 팔기 위해 만든 상품이니 장기적 관점에서 봐달라고 읍소했죠."

가장 큰 걸림돌은 서류 제출. 고객이 은행을 직접 방문해 서류를 제출하는 시절이다. 서류 제출에만 2~3일. 김 매니저가 생각한 건 사진 촬영이었다. "오픈 API도 없던 시절이라 데이터나 스크래핑으로 서류를 불러오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사진으로 서류를 제출해도 괜찮다는 걸 설득하는 게 제일 어려웠죠." 지금은 오픈 공공 마이데이터를 통해 서류를 촬영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잘 돼 있지만 당시엔 큰 숙제였다.

케이뱅크의 아담대 이후, 시중은행과 경쟁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비대면 주담대가 등장했다. 그러나 케이뱅크의 아담대가 건재한 이유는 빠르고 금리가 낮 점이다. 대부분 주담대를 신청하고 받을 때까지 통상 열흘이 걸리지만, 케이뱅크는 평균 3일 만에 대출이 실행된다. "비대면이다 보니 대면 은행보다 불편하거나 불안한 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은행보다 빨라야 한다는 데 중점을 뒀어요."

3일 만에 대출이 가능한 건 케이뱅크의 자동화 시스템 덕분이다. "비대면 주담대는 프로세스에 들어가는 외부 기관들이 신용대출 대비 3~4배가량 많고 각 프로세스의 시간도 상대적으로 많이 소요돼요. 최대한 많은 프로세스가 동시에 처리될 수 있도록 전체 프로세스를 기획했어요."

지난 15일 기준 3.81%의 금리로 시중은행(4.68%~6.15%)보다 저렴한 것도 자동화 시스템을 통한 비용 감축 덕분이다. 다른 은행에도 비대면 주담대는 있지만, 신청 이후 과정은 사람이 일을 한다. 케이뱅크는 서류 검토 외에 나머지는 자동화했다. 대출에 10일이 소요된다는 건, 그 사이 누군가는 서류를 받아 등기소에 가서 확인한다는 얘기다. 그 비용들이 켜켜이 쌓이면 금리가 된다. 케이뱅크는 이 비용을 줄여 금리를 낮췄다. 그는 "케이뱅크는 4년간 아담대를 준비했고, 그 과정에서 이렇게도 고쳐보고 저렇게도 고쳐보며 노하우가 많이 쌓였다"고 자신했다.

그래도 비대면으로 큰 금액을 받는 것을 불안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아담대는 허위 매물이나 이중 계약 등의 사고는 발생하진 않았다. 여러 검증 기관서 크로스 체크를 하기도 하지만, 외주 프로젝트가 아닌 100% 내부 인력으로 소화하는 까닭이다. 연체율도 아담대는 0.05% 미만이다. 김 매니저는 "주담대 대환대출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아서 예상치 못한 오류에 맞닥뜨리는 게 힘들었지만, 외주 없이 자체 개발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고 했다.

아직 아파트만 취급하는 것도 안정성을 위해서다. 그는 "현재 실시간 시세가 들어오는 시스템이 있고 다른 은행도 이걸 많이 도입해 빌라나 다세대 주택도 취급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게(시세를 평가하는 게) 완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비슷한 이유로 50세대 미만의 나홀로 아파트도 취급하지 않는다.

김 매니저는 "아파트 위주로 먼저 하고 고객들이 '시중은행 가는 것보다 좋네'라는 소리가 나올 때쯤 빌라나 다세대로 넘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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