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폭이 5개월 연속 축소됐다. 기준금리 동결에도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어 수요자들의 금리 부담이 관망세로 이어진 탓이다.
다만, 시장금리 부담에도 가을 이사 수요와 전셋값 강세, 분양가 상승, 공급부족 우려 등에 따른 상승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어 연내 또는 내년 상반기까진 집값이 큰 하방 압력을 받기엔 어려워 보인다는 진단이 나온다.
9일 직방에 따르면 10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0.71%) 대비 상승 폭이 축소되면서 0.54% 올랐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5월 이후 5개월 연속 상승 폭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전반적인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으나, 전남과 제주를 제외한 지역에선 상승폭이 줄었고 축소폭도 더 커졌다. 특히, 지난 9월 13일 개최된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에서 50년 주택담보대출 조건이 강화됐고, 일반형특례보금자리론 대출이 같은 달 27일부터 중단되는 등 정부의 대출 축소 기조에 아파트 매매시장도 위축된 분위기다.
이어 정부는 이달 3일부터 우대형(주택가격 6억원 이하)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자 부담이 늘면서 매수세가 주춤해질 가능성이 더 커진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기준금리 동결이 지속되고 있지만 시장금리는 오르고 있다. 가계부채에 대한 정부 대응도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가격 상승 기반이 됐던 금융 및 자금조달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거래 시장 위축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중금리가 꾸준히 오르자, 금리 부담을 느끼는 수요자들이 생겨났고 정부의 대출 축소와 경기 불확실성 등의 영향까지 더해져 매수 관망세를 부추기고 있다. 이에 시장에선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실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지난달 들어 영등포, 서대문, 노원, 도봉 등지에서 이전 대비 가격을 낮춘 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매수자들의 관망심리가 짙어지면서, 시장 회복 탄력성이 우수한 '똘똘한 지역'과의 온도 차가 심화할 전망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최근 영끌 매수가 많았던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 위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자, 가격을 조정해 처분에 나선 집주인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금리 부담 확산에도 가을 이사 철과 전셋값 상승이 맞물렸다는 점, 분양가 상승과 향후 공급부족 우려가 남아있다는 점 등을 두루 고려했을 때 하방 압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여 수석연구원은 "시장금리가 오르면 대출 원리금 부담이 커진다. 가격 민감도에 따른 급매물 위주 거래와 관망세가 장기화한다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순 있다"며 "그러나 가을 이사 수요와 전셋값 강세, 높아진 분양가, 공급부족 우려 등으로 상승 기대감이 이어지는 만큼 연내 집값이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동안 매도 호가를 유지하는 지역이 있을 것으로 보이고, 총선 이슈도 있다는 점을 비추어 볼 때 지역별 이슈에 따른 편차는 있겠지만, 연내 또는 내년 상반기까지 강보합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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