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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중국 시장 악화에 뷰티기업 '먹구름'


좀처럼 나아지지 않으며 아모레·LG생건 실적은 위축
중국 이외 국가에서는 성장…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국내 뷰티 투톱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중국 사업 환경으로 울상이다. 4분기에는 중국 단체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쇼핑 행태가 바뀌고 있어 여전히 상황은 불확실하다. 양사는 거대한 중국 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하는 동시에 떠오르는 북미 시장도 더욱 키워나갈 계획이다. 화장품 업체 지분 인수를 통해 외형 확장도 꾀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3분기 매출 9633억원, 영업이익 2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7%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12.7% 감소했다.

국내 뷰티 양대 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3분기 실적이 나란히 하락했다.[사진=각 사]
국내 뷰티 양대 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3분기 실적이 나란히 하락했다.[사진=각 사]

해외 사업의 경우 3분기 미주, EMEA(유럽·중동 등), 일본 등 매출은 증가했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고전으로 전년 대비 4% 감소한 317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리오프닝 효과로 중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의 매출 증가를 이룬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미주와 EMEA 지역에서의 마케팅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적자 폭이 줄어들며 전체적으로 영업 적자는 축소됐다.

미주와 EMEA 지역 매출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35%의 매출 증가를 이룬 미주에서는 설화수와 이니스프리 등이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라네즈의 경우 멕시코 세포라에 론칭하며 중남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도 했다. EMEA 지역에서도 인지도를 높인 라네즈를 중심으로 매출이 41%나 증가했다. 일본에서는 라네즈와 이니스프리의 매출이 확대되고 헤라와 에스트라 등 새로운 브랜드가 출시되며 현지화 기준 전체 매출이 30% 이상 성장했다.

지난 9월 15일 중국 상해에서 열린 진설 론칭 기념 행사장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지난 9월 15일 중국 상해에서 열린 진설 론칭 기념 행사장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저자극 스킨케어 브랜드 코스알엑스를 자회사로 품으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힘을 싣는다. 코스알엑스는 북미, 동남아, 유럽, 일본 등 140여 개 국가에 진출하며 해외 매출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3분기 화장품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1% 감소한 6702억원, 영업이익은 88.2% 감소한 8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성장을 지속했지만 중국 시장에서 회복하지 못한 점이 주효했다.

영업이익의 대폭 감소는 중국 시장 악화를 비롯해 국내 가맹 사업 정리 및 북미 구조조정 등의 사업 효율화 관련 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LG생활건강은 지난 7월 가맹사업 철수를 밝히고 관련 수순을 밟고 있다. 현재 국내 가맹점을 정리를 위해 가맹점주들과 협의를 진행 중인데 이와 관련해 임대료 지원, 재고 처리 비용 등이 3분기에 선반영됐다.

중국 시장의 매출 악화로 LG생활건강 화장품 부문의 전체 해외 매출은 443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9% 감소했다. 주요 지역별 매출 비중은 중국 8%, 북미 8%, 일본 5% 등이다. 원래 LG생활건강 뷰티 부문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는데 중국의 매출이 지속 악화하면서 이번 분기 북미와 비슷한 비중이 됐다.

LG생활건강은 여전히 힘든 중국 시장 환경 속에서도 제품을 리뉴얼하고 하반기부터 마케팅 활동을 재개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정면 돌파하는 모습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8월, 13년 만에 더후의 대표 제품인 '천기단'을 리뉴얼했다. 천기단은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제품이다. 2019년 이후 약 4년 만에 유명인과 언론을 초청해 대형 행사도 진행했다.

지난 8월 3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LG생활건강의 ‘더후 천기단 아트 페어 인 상하이’ 행사장에서 중국 왕훙(인플루언서)들이 리뉴얼 된 천기단 제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LG생활건강]
지난 8월 3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LG생활건강의 ‘더후 천기단 아트 페어 인 상하이’ 행사장에서 중국 왕훙(인플루언서)들이 리뉴얼 된 천기단 제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LG생활건강]

색조 화장품 포트폴리오 강화에도 나선다. 프리미엄 색조 브랜드 힌스를 보유한 비바웨이브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다. 힌스의 인스타그램 국내 계정 팔로워 수가 21만2000명, 일본 계정은 8만3000명인 것을 바탕으로 MZ 세대 고객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2022년 기준 힌스 매출액은 218억원으로, 매출 비중은 국내 50%, 해외 50%다. 해외 매출의 대부분은 일본에서 발생한다.

LG생활건강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럭셔리 화장품 사업은 더후를 위주로, 프리미엄 화장품 사업은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 더마 및 클린 뷰티 브랜드를 중심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북미 사업의 경우 연말까지 사업 구조를 개선해 경영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효율적으로 사업을 운영함으로써 성장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한편 뷰티 업계는 4분기에도 기대감이 크지 않은 모습이다. 4분기부터 중국 단체관광객이 유입될 전망이지만 소비 행태가 달라지고 있어서다. 과거에는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대량 구매하는 경향이 짙었지만 최근에는 올리브영 같이 다양한 국내 화장품 브랜드가 모여 있는 멀티브랜드숍을 찾는 추세다. 화장품 매출에 있어서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뷰티 업체에겐 아쉬운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지만 한국 뷰티 제품이 좋다는 평가는 여전하기에 양국 관계가 좋아진다면 매출은 다시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며 "국내에서는 면세점이나 멀티브랜드숍 등 각각의 채널에 대한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고안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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