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랩그로운(Lab Grown, 인공) 다이아몬드의 성장세가 무섭다. 초기에는 진짜가 아닌 가짜 다이아몬드에 불과한 수준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가치소비 열풍과 맞물리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국내 주얼리 업계도 랩그로운 제품을 확대하는 추세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실험실에서 키워낸 다이아몬드로 천연 다이아몬드와 물리적, 화학적, 광학적으로 100% 동일하다. 전문가의 감정 없이 천연 다이아몬드와 식별하기 어렵다. 가격은 천연 다이아몬드의 20% 수준이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주얼리. [사진=더 그레이스 런던]](https://image.inews24.com/v1/fd74bdd2caebb5.jpg)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열풍은 친환경과 윤리 소비를 지향하는 가치소비 열풍과도 맞물렸다. 천연 다이아몬드는 환경오염과 노동착취 등 문제로 지적받아 왔다. 아프리카의 노동자들이 혹독한 고통을 겪으며 다이아몬드를 채굴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블러드(blood·피) 다이아몬드라고도 불릴 정도다.
세계적인 다이아몬드 전문 애널리스트 폴 짐니스키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서 2021년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로 커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은 2025년 39억 달러(약 5조2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소매 가격에는 변화가 없지만 천연 다이아몬드 원석 가격은 하락세다.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 업체 드비어스(De Beers)는 상품 가치가 비교적 높은 ‘셀렉트 등급’ 보석으로 가공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 원석의 가격을 최근 1년 사이 40%가량 인하했다. 업계는 향후 가격이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드비어스조차 지난 2018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에 진출해 값싼 가격에 내놓기 시작했고, 지난 2020년에는 20만 캐럿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생산할 수 있는 기지를 구축했다.
이에 업계도 속속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LVMH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이스라엘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생산 스타트업에 9000만 달러의 투자를 단행했다. 스위스 럭셔리 시계 브랜드 브라이틀링은 최근 출시한 제품에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사용했다.
KDT 다이아몬드는 지난 2021년 국내에선 처음이자 세계에선 8번째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개발에 성공했다. KDT다이아몬드는 증가하는 소비 수요에 맞춰 인도 현지에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내년 3월 말 공장을 가동해 첫 해 3만6000캐럿을 자체 기술로 생산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연간 10만 캐럿 생산이 목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본점 지하 1층에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브랜드 '더 그레이스 런던'을 오픈했다. 더 그레이스 런던은 파인 주얼리 디자인을 접목해 국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을 이끌고 있다. 지난 8월 더 그레이스 런던 롯데백화점 동탄점에서 열린 VIP 고객 초대전에서는 약 2시간 만에 1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로이드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상반기 100만원대에 출시한 1캐럿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3주 만에 1000개가 판매됐다. 지난달에는 5부 다이아몬드 반지와 목걸이를 출시하며 상품군을 넓혔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주얼리. [사진=더 그레이스 런던]](https://image.inews24.com/v1/528a8ea3bbc337.jpg)
SSG닷컴은 주얼리 전문 브랜드 '도로시'와 핑크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공동개발해 최근 판매를 시작했다. 양사는 지난 6월 공동 기획에 착수해 이번에 귀걸이, 목걸이, 팔찌 등 총 13가지 상품을 선보였다.
SSG닷컴은 지난해 말 오픈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전문관 내 상품 수를 연내 1000여 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유수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사파이어, 루비, 에메랄드 등 랩그로운 유색 보석 주얼리 라인업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에 대해 처음에는 가짜 다이아몬드 아니냐며 갸우뚱 하던 소비자들도 한번 직접 보거나 착용한 후에는 반응이 달라진다"며 "국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 규모는 700억원 정도로 글로벌과 비교하면 아직 미미하지만 국내 업체가 개발에 성공하고 제품을 출시하는 브랜드가 많아지고 있어 시장의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