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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들어가야죠" 압구정3구역 향한 '러브콜' [현장 써머리]


압구정3구역 설계사 재공모에 너도나도 출사표…해안·희림도 참여
시공사 수주전도 본격화…삼성물산·현대산업개발 등 발빠른 움직임
곳곳에 추석 맞이 현수막 내걸며 조합원 '눈도장' 찍기 나서

부동산 시장을 취재하는 김서온 기자가 현장에서 부닥친 생생한 내용을 요약(summary)해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압구정3구역 시공사 선정 들어가면 무조건 참가해야죠.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건설사라면 관심이 아주 클 겁니다. 압구정3구역은 지리적으로나 사업 규모 면에서나 가장 상징적인 곳 중 하나에요. 이곳에 시공사 깃발을 꽂으면 파급효과도 어마어마할 거라고 봅니다."

재건축 설계사 공모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해 결국 재공모 절차에 들어가게 된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3 재건축정비사업이 다시 가동되기 시작했습니다. 조합이 설계사 재공모에 나선 겁니다. 지난 6일 열린 현장 설명회에 앞선 대결에서 맞붙었던 희림건축·나우동인 컨소시엄과 해안건축뿐만 아니라 건원건축, 삼하건축 등이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압구정3구역 조합은 이달 11일까지 설계사 응모 신청을 진행 후, 내달 6일 응모작품 접수를 마감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압구정3구역에서는 설계와 관련해 기존에 참여했던 설계업체 2곳이 갈등을 빚었는데요, 서울시에서 설계공모에 이어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비슷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공공지원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기준을 전면 개정해 최근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압구정3구역 단지 내 건설사들의 추석 인사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김서온 기자]

올해 3월부터는 시공자 선정 시기가 사업시행계획인가 후에서 조합설립인가 후로 앞당겨지다보니 설계 공모 단계인데도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진 것 같네요. 추석을 앞두고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앞다퉈 인사문구를 담은 현수막을 단지 곳곳에 내걸고 인지도 끌어올리기에 나섰습니다.

삼성물산은 "풍요롭고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신뢰의 파트너 삼성물산 임직원 일동"이라는 현수막을, HDC현대산업개발은 "풍요로운 한가위 되세요"라는 현수막을 각각 내걸었습니다.

앞서 2년 전 조합설립인가 당시에는 대우건설과 GS건설이 "조합설립인가를 축하합니다"라는 현수막을 게시하기도 했습니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보통 명절을 앞두고 조합원 인사 차원에서 현수막을 내건다"며 "우리 회사가 이 사업장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압구정3구역은 지난 2018년 9월 추진위원회 설립 이후 2년7개월 만인 2021년 4월 19일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습니다. 기존 내역입찰만 가능했던 방식에서 총액입찰도 가능해졌습니다. 입찰참여자가 공사비 총액을 기재한 '공사비총괄내역서'만 제출해도 입찰할 수 있어 신속하게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게 됐습니다.

즉, 시가 나서 향후 경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논란을 사전 차단하고, 시공사 선정 기간이 단축된 동시에 입찰 내용도 일부 간소화되면서 설계공모를 한 번 더 진행해야 함에도 시공사를 더 빨리 정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입니다.

압구정3구역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현대1~7차 아파트와 10·13·14차 아파트, 대림빌라트 등 모두 4065가구로 구성돼 있습니다. 압도적인 사업 규모에 서울 한강변 랜드마크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속도전에 돌입하자 압구정3구역 시공권 획득을 위한 건설사들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압구정3구역 단지 내 건설사들의 추석 인사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김서온 기자]

시공능력평가 부동의 1위이자, 올해도 10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킨 삼성물산은 원래 정비사업에서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건설사 중 한 곳입니다. 오히려 조합이 먼저 우리 사업장에 들어오라며 손을 내밀기도 하는데요, 그만큼 꼼꼼하게 도시정비사업에 나선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삼성물산은 압구정3구역 재건축 사업에 정성을 다해 임하겠다는 열의를 보입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압구정3구역은 여러모로 상징적인 곳"이라며 "오래전부터 회사 차원에서 관심을 둔 사업장이다. 시공사 선정이 시작된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압구정3구역과 연이 깊은 HDC현대산업개발도 시공사로서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현재의 압구정3구역 내 단지들은 우리가 지었다"며 "제도 개선과 지자체 기조에 따라 시공사 선정도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회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준비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2023년도 시공능력평가' 3위의 대우건설과 5위 GS건설도 "매우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사업장"이라고 입을 모았네요. 다만, 사업 규모가 큰 곳인 만큼 이들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출사표를 던질지는 두고 봐야겠습니다. 컨소시엄을 허용할지, 불허할지는 조합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한강변 입지 내에서도 상징성이 큰 단지"라며 "정비사업을 하는 곳이라면 관심이 없을 수가 없다. 다만, 규모가 있어 아무나 들어올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역사적으로도 길이 남겠지만, 사업성도 좋다"며 "시에서도 규정을 손질해 진흙탕 싸움보단 그간 쌓아온 포트폴리오와 실력으로만 경쟁하는 진검승부가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어느 건설사의 어떤 브랜드를 달고 재건축이 성사될지, 수요자들로서는 기대를 걸고 지켜볼 매머드 재건축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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