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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브랜드 '여긴' 피하고 싶어요" [현장 써머리]


재건축 등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때 여러 회사 컨소시엄 참여 사례 늘어
컨소시엄 시공하면 동별 시공사 달라 민원·하자발생 등서 차이 나기도
"동호 선택하거나 실거래 땐 중개업소 문의하면 특정 시공사 확인 가능"

부동산 시장을 취재하는 김서온 기자가 현장에서 부닥친 생생한 내용을 요약(summary)해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우리 아파트는 지금 재건축이 진행 중인데 시공사를 컨소시엄으로 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인근에서 먼저 재건축을 진행한 단지들 대부분이 여러 건설사 컨소시엄으로 지어지기는 했는데, 여기에도 컨소시엄 제의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컨소시엄으로 시공하는 것이 이득인지도 모르겠고, 요즘 하자 문제도 넘쳐나는데 괜히 문제가 됐던 건설사들이 같이 참여할까봐 걱정도 되네요."

두 개 이상의 건설사가 하나의 사업장에서 정비사업을 수행하는 것을 '컨소시엄'이라고 합니다. 재개발 또는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 시 2개 이상의 여러 건설사가 손을 맞잡고 함께 수주전에 나서는 것입니다. 흔히 '○○건설 컨소시엄, 이달 분양' 또는 '□□건설 컨소시엄, 시공사 최종 선정' 식의 문구로 접하게 됩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전경. [사진=아이뉴스24]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전경. [사진=아이뉴스24]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되면 건설사들로서는 자금운용 등의 측면에서 부담은 낮추고 일감 확보를 통한 매출 증대 효과를 거두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합니다. 단지가 크면 투입해야 하는 사업비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죠.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도 건설사의 컨소시엄으로 지어졌고요, 강남권에서도 수십억원을 웃도는 유명 고가 단지 중 컨소시엄을 통해 재탄생한 단지들이 꽤 많습니다.

다만,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컨소에 참여하는 건설사의 브랜드명을 모두 사용해야 한다거나, 새로운 브랜드명을 구상해야 한다거나, 오히려 단지 내·외관 설계나 구성에서 통일된 모습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아예 '컨소시엄 불가'를 입찰 조건으로 내건 단지가 있기도 하죠.

더군다나 최근엔 건설사의 부실시공이 문제로 부각된 만큼 지속적으로 관련 문제를 안고 있던 건설사를 꺼리는 분위기가 생겨나면서 컨소시엄에 대한 조합원들의 고민이 더 깊어진 모양입니다.

실제 4개 건설사가 합작해 지은 강남 일원 한 대단지에서는 유독 특정 단지에서만 층간소음, 벽간소음이 심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하네요. 조합원이면서 재건축 이후 6년 동안 거주한 60대 A씨는 "시공 순위 상위권 건설업체와 한참 순위 차이가 나는 하위권 건설업체가 섞여 있었다"며 "당연히 우리야 대형사를 믿고 들어가지 않냐. 그런데 입주 이후 유독 하위권 건설사가 지은 단지에서 각종 소음 불만이 새어 나왔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상품성의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도 컨소시엄의 단점으로 지적됐는데요, 그렇다면 왜 이렇게 컨소시엄 단지에서 조합원 또는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달라지는 걸까요. 그 비밀은 바로 컨소시엄 주관사 비중에 달려있습니다. 통상 컨소시엄 형태는 사업 규모가 큰 사업장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데요, 그러므로 여러 건설사 중 이 사업을 총괄하고 대표하는 하나의 주관사를 선정하게 됩니다.

전체 사업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 주관사가 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전체 사업비 1000억원 중 A건설사의 비중이 60%(600억원), B건설사의 비중이 40%(400억원)라면 A건설사가 주관사가 됩니다.

이렇게 되면 시공 비중도 동일하게 따라간다고 합니다. 단지와 커뮤니티 시설 등 사업장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비율에 따라 나누게 되는 겁니다. 즉, 10개 동을 조성해야 한다면 A건설사가 6개 동을 B건설사가 4개 동을 짓는 건데요, 이해를 돕기 위해 사업 비중과 동 수를 획일화했을 뿐 기타 커뮤니티 시설 등을 모두 더해 같은 비중으로 나눠 시공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하나의 동을 컨소시엄에 참여한 건설사가 함께 짓거나 층수를 구분해 시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특정 동에서 층간소음 등의 하자 민원이 크게 늘어나는 이유입니다.

한 건설사 분양 관계자는 "일전에 하자로 떠들썩했던 단지를 담당했다. 우리가 주관사라 독박을 썼다"며 "시공 순위가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순 없지만, 실제 하자로 문제가 집중된 단지는 컨소시엄 중 비중이 가장 낮고 시공 순위가 낮았던 건설사가 지은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미리 컨소시엄 사업 단지들 중 어느 건설사가 어떤 동 시공에 참여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시행사 또는 시공사가 이를 알릴 의무는 없고, 또한 견본주택 개관 시에도 관련 문의가 들어오지만, 소비자에 이에 대해 답변하지 말 것을 지시하기도 한다네요. 그러나 충분히 파악 가능하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청약의 경우 알아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큰 의미가 없다. 다만 동호수를 지정하거나 실수요자들이 아파트를 매입할 때 인근 중개업소에 문의하는 게 제일 빠르고 정확하다"며 "시행·시공사가 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없고 일부 건설사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모델하우스나 홍보관 오픈 시에도 비밀에 부치는 일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요즘엔 정보도 빠르고 돌고, 창구도 넓어져 검색해서 얻을 수도 있지만,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하는 것이 신속 정확하다. 선택권이 있는 실수요자들에겐 참고할 만한 정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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