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의 핵심 원리를 밝힌 카탈린 카리코(Katalin Kariko) 前 바이오엔테크(BioNTEC) 수석부사장과 드루 와이스먼(Drew Weissman) 펜실베이니아 대학 교수에게 돌아갔다.
2일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는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코로나19에 대한 효과적인 mRNA 백신 개발을 가능하게 한 뉴클레오시드 염기 변형에 관한 발견'을 한 카탈린 카리코와 드루 와이스먼에게 공동으로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두 노벨상 수상자의 발견은 2020년 초에 시작된 팬데믹 기간 동안 코로나19에 대한 효과적인 mRNA 백신을 개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수상자들은 mRNA가 면역 체계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꾼 획기적인 발견을 통해 백신 개발 속도를 전례 없이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2023 노벨생리의학상은 mRNA 백신 개발에 기여한 카탈린 카리코(Katalin Kariko)와 드루 와이스먼(Drew Weissman) 펜실베이니아 대학 교수에게 돌아갔다.[사진=노벨재단]](https://image.inews24.com/v1/a6ad910b37ced8.jpg)
백신 접종은 특정 병원체에 대한 면역 반응 형성을 자극해 이후 질병에 노출되었을 때 신체가 질병과 더 효과적으로 싸울 수 있도록 돕는다. 1951년에는 막스 테일러(Max Theiler)가 황열병 백신을 개발한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새롭게 떠오른 mRNA 백신의 최대 장점은 개발과 생산까지의 시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이전의 백신 기술들은 대부분 대규모 세포 배양이 필요하며 팬데믹이 발생했을 때 백신을 신속하게 개발, 생산하기 어려웠다.
우리 세포에서 DNA에 암호화된 유전 정보는 단백질 생산의 템플릿으로 사용되는 mRNA로 전달된다. 1980년대에 세포 배양 없이 mRNA를 생산하는 '체외전사' 기술이 도입되면서 분자 생물학 응용기술에 확산되기 시작했다. 백신 및 치료 목적으로 mRNA 기술을 사용하려는 아이디어도 등장했지만, 체외에서 전사된 mRNA는 불안정하고 체내에 전달하기 어려웠다.
헝가리 출신의 생화학자 카탈린 카리코 박사는 mRNA를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전념했다. 1990년대 초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조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연구 자금 지원자들에게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mRNA를 치료제로 실현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동료인 카리코-와이스먼 교수는 수지상(나무가지모양) 세포가 체외에서 전사된 mRNA를 이물질로 인식해 활성화되고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또한 세포에서 추출한 RNA의 염기는 화학적으로 자주 변형되는 반면, 시험관 내에서 전사된 mRNA는 염기 변형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다양한 실험을 한 결과, 염기 변형이 mRNA에 포함되었을 때 염증 반응이 거의 사라진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이들의 연구는 세포가 다양한 형태의 mRNA를 인식하고 이에 반응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카리코와 와이스먼이 발견한 '염기 변형 mRNA가 세포에 전달될 때 염증 반응의 활성화를 차단하고 단백질 생산을 증가시키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은 mRNA를 치료제로 사용하는 길을 열게 됐다. 이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기 15년 전인 2005년에 발표됐다.
이후 mRNA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고, 코로나 19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코로나19(SARS-CoV-2) 표면 단백질을 코딩하는 두 가지 염기 변형 mRNA 백신이 기록적인 속도로 개발됐다. 두 백신 모두 2020년 12월 초에 승인됐다.
노벨상 선정위원회는 "전 세계적으로 총 130억 회 이상의 코로나-19 백신이 접종됐다. 백신은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하고 더 많은 사람들의 심각한 질병을 예방해 사회가 정상 상태로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은 mRNA의 염기 변형의 중요성에 대한 근본적인 발견을 통해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보건 위기 중 하나에서 이러한 혁신적인 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카탈린 카리코는 1955년 헝가리에서 태어났다. 1982년 세게드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펜실베니아 대학교 조교수로 임명되어 2013년까지 재직했다. 그 후 바이오엔테크(BioNTech)社 수석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2021년부터는 세게드 대학교 교수이자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페렐만 의과대학의 겸임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드루 와이스먼은 1959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렉싱턴에서 태어났다. 1987년 보스턴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임상 수련을, 국립 보건원에서 박사 후 연구를 했다. 현재 로버츠 패밀리 백신 연구 교수이자 펜실베이니아 RNA 혁신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한편, 2023년 노벨상은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3일 물리학상, 4일 화학상, 5일 문학상, 6일 평화상, 9일 경제학상 순으로 수상자를 발표한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이 숨진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열린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1100만 스웨덴 크로나(한화 약 13억59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노벨재단은 올해 상금을 지난해보다 100만 크로나 인상했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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