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 자율주행차가 빠른 속도로 보급되자 전장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수요가 급성장하고 있다. MLCC 업체들은 이를 대응하기 위해 생산 능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MLCC 1위 일본 무라타는 필리핀 MLCC 공장을 증설할 예정이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전자기기내 핵심 부품이다. 스마트폰, 가전제품, 자동차 등 관련 제품에 필수로 사용된다.
무라타는 112억엔(약 1000억원)을 투자해 약 2만3000평 규모로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2025년 9월 완공이 목표다.
![무라타 전장용 MLCC 모습.[사진=무라타 ]](https://image.inews24.com/v1/b4c79c5e38fbbb.jpg)
무라타는 "중장기적인 MLCC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장용 MLCC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도 필리핀 공장에서 전장용 MLCC를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필리핀 공장에서는 스마트폰과 PC 등 IT 제품에 들어가는 MLCC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공장 증설을 통해 전장용 MLCC도 양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부산과 중국 텐진에 있는 사업장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전장용 MLCC 생산 확대 차원이다.
부산 공장의 경우 MLCC 원재료인 타이타늄산바륨(BT) 파우더를 비축하는 원료동 시설 저장량을 오는 2027년 올해보다 2배, 2030년에는 3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텐진 공장에서는 투자를 늘려 다양한 종류의 전장용 MLCC를 생산할 예정이다.
한국과 일본 MLCC 업체들은 커지는 전장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전장부품시장 규모는 올해 1810억 달러(약 244조2000억원)로 스마트폰 부품시장(1780억 달러)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현재 전장용 MLCC는 무라타, TDK, 다이요유덴 등 일본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장용 MLCC 시장에서 무라타가 44%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일본 TDK와 다이요유덴, 야게오가 20%, 18%, 9%로 뒤를 잇고 있다. 일본 기업이 90% 가량을 장악한 셈이다.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점유율은 4%에 그친다. 그러나 올해는 삼성전기의 약진이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무라타의 점유율이 지난해 44%에 올해 41%로, TDK는 20%에서 16%로, 다이요유덴 18%에서 13%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반면 삼성전기의 점유율은 4%에서 13%로 크게 뛴다고 내다봤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스마트폰, PC 등 IT 세트 수요 회복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친환경·전기차, AI 가속화, 중국 리오프닝으로 전장, 서버, 네트워크 등 성장 산업에 대해서는 고부가, 최선단 제품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기회 요인이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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