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김영환 충북지사 “이번엔 대청호 무인도 개발”


청남대 인근 섬 2곳 개발 제안…“환경부·대전시 협의는 나중” 논란 예상

[아이뉴스24 한준성 기자] ‘대청호 무인도 개발’을 구상한 김영환 충북지사가 중앙부처, 대청호 권역인 대전시와 협의 없이 섣부른 계획을 발표해 논란이 예상된다.

상수원 보호구역을 관리하는 환경부의 규제 검토 없이 계획을 발표한 데다, 대청호 권역을 낀 대전 대덕구는 해당 사실을 전혀 모르는 상황이다.

김 지사가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의 한 축인 청남대 개발을 서두르려고 충분한 숙의 없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환 지사가 26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대청호 무인도 개발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한준성 기자]

김 지사는 26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 인근 무인도 개발을 제안했다.

그는 “청남대 앞에 큰섬과 작은섬이 있는 것을 아냐”며 “이 곳을 충북 레이크파크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건 어떤가 하는 생각이 들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에 영빈 공간을 만들수 있다면 대한민국 중심에 국격에 맞는 시설이 들어설 것이라 생각한다”며 “대청호 큰섬과 작은섬 개발을 위해 국내외 전문가와 예술가를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남대 앞 큰섬은 청남대 초가정에서 430m 정도 떨어진 섬으로, 규모는 70만9423㎡다. 춘천 남이섬(46만㎡) 대비 1.5배 정도 크다. 큰섬 옆에는 17만2754㎡ 규모의 작은섬이 있다. 둘 다 사람 발길이 없는 무인도다.

김 지사는 취임 이후 레이크파크 조성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충북도는 351개 과제에 9조2000억원 규모의 추진 계획도 지난 3월 발표했다. 청남대 무인도 개발 계획 발표도 이 일환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김 지사 발표가 중앙부처나 해당 지자체 등과 전혀 협의된 사항 없이 단순히 사견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꺼냈다는 점이다.

대청호 큰섬과 작은섬은 행정구역상 대전시에 속한다. 이 때문에 대전시의 협조가 없으면 실행할 수 없다.

대전시는 김 지사의 발표 내용은 전혀 모르는 모양새다.

대전시 대덕구 관계자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섬 개발에 대한) 협의 요청이 오면 검토를 해보겠지만, 협의 요청이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대전시가 인허가 과정에서 협조를 하더라도 대청호가 상수원보호구역과 수변구역, 특별대책지역 등 엄격한 환경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섬에 건물을 짓거나 섬과 육지를 잇는 다리 건설 등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충북도가 개발계획을 밝힌 대청호 무인도. [사진=충북도]

충북도는 무인도 2개가 행정구역 상 대전시에 속하지만, 소유권이 충북에 있어 개발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김 지사는 “(규제 등) 허용돼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본다”며 “수자원 지역을 해제하지 않는 범위에서 어떻게 개발을 하면 좋을 지 생각하고 있다.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그 때 정부, 해당 지자체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청호 활용을 놓고 충북도와 대전시 사이엔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최근 충북도가 청남대 일원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대전 대덕구 로하스 캠핑장 운영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같은 규제 지역인 대전에서 캠핑장 운영이 수년 간 가능했다는 점을 들어 청남대 개발도 허용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같은 지적이 있자, 금강유역환경청은 수년 간 운영한 캠핑장에 대해 뒤늦게 ‘야영 및 취사 행위는 수도법 위반사항’이라고 판단했다. 이 캠핑장은 현재 존치 갈림길에 있다.

지역 한 관계자는 “대청호는 환경규제나 대전시와 함께 공유하는 공간으로 긴밀하게 협조해야 할 사항이 많은데 덜컥 도지사가 자신의 생각이라며 발표해 버리는 건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며 “철저한 계획을 세워도 힘든 일인데 이렇게 일을 진행하려 하면 될 일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환 지사는 취임 이후 '차 없는 도청 조성', '청주대교~상당공원사거리 지하도로 조성', '도청 뒤 벙커 미술관 개조' 등 자신의 사견을 도정에 반영하려다 논란이 발생하거나 시도했으나 이루지 못한 경우가 여럿 있었다.

/청주=한준성 기자(fanykw@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김영환 충북지사 “이번엔 대청호 무인도 개발”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