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갑석, 野최고위원 마지막 발언…"이재명 방어권 주어져야"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비명(비이재명)계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국회의원)이 25일 마지막 사퇴의 변에서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이재명 대표에게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며 법원의 영장 기각을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가결표 행사 여부와 관련해서는 "자기증명을 거부하겠다"며 소신을 밝혔다.

송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오늘 이 자리를 마지막으로 최고위원직을 내려놓는다.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에 대한 책임은 의심의 여지 없이 분명하고 무겁다"며 "사퇴는 저에게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다. 다시 한번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고개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것은, 2년 넘게 이어져 온 검찰수사의 정치성, 부당성을 사법부 판단과정을 통해 분명하게 밝힘으로써 그 매듭을 끊으려는 뜻이 포함된 결과이지 결코 구속영장 발부 자체에 동의한 것이 아니라고 이해한다"며 "사법부도 결코 오해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제 이재명 대표에게도 그에 상응하게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가결 사태 이후 당내 갈등과 관련해 "모두가 실패한 자리에 성찰과 책임을 통한 수습과 모색은 처음부터 없었고 분노와 증오의 거친 말들만 난무하고 있다"며 '가결파 색출'을 거론하는 친명(친이재명)계 일각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자기증명을 거부한다. 비루하고 야만적인 고백과 심판은 그나마 국민들에게 한 줌의 씨종자처럼 남아있는 우리 당에 대한 기대와 믿음마저 날려버릴 것이기 때문"이라며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양심과 소신에 따라, 민주당의 심장 호남의 국회의원으로서 국민과 당원,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했다"고 덧붙였다.

송 의원은 마지막으로 "지금 민주당은 미증유의 혼란과 위기를 겪고 있지만, 우리가 그 위기를 지혜롭게 이겨낸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며 "저는 다시 민심의 바다에서, 극단의 정치로부터 소외된 국민의 고단함과 불신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민주당을 다시 세우는 길에 당원 동지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송 의원의 발언 이후 정청래 최고위원은 "모두를 사랑한다는 건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모두가 잘못했다는 것은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다는 말과 같다"며 송 의원을 염두에 둔 발언을 남겼다. 그러면서도 "바다는 낮고 넓고 깊어 모든 강물 받아 안는다고 한다"며 "어디에 있든 따로 또 같이 바다에서 만나길 바란다"고 보태며 화합을 권유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지난 주말인 23일 민주당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다. 이재명 대표도 사의를 수용했다.

친명계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을 주장하며 당내 단결을 호소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에도 분열 사태 때 10만 당원 입당 러시(Rush)가 있었다. 이재명을 지키고 민주당을 지키자는 분노도 현재 3만 명의 입당으로 표출되고 있다"며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한다. 국민과 당원의 정성 어린 기도(영장 기각)가 하늘에 닿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에 따르면 가결 사태 이후 이날 오전 기준 민주당을 탈당한 사람은 5864명, 입당자 수는 3만97명이다. 친명계는 이재명 대표를 지키기 위한 지지자들의 입당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