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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체포특권 포기 안받으면 망한다" 혁신위 충고 잊었나


호기롭게 던진 李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결국 자충수 됐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이유 설명을 하고 있다.이날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사진=곽영래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이유 설명을 하고 있다.이날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혁신안을) 안 받으면 더불어민주당은 망한다. 마지막 힘겨루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과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 채택 내용을 담은 '1호 혁신안'에 대해 당내 반발이 나오자 내놓은 입장이다. 당시 민주당은 격론 끝에 결국 '반쪽짜리' 특권 포기를 결의했다. 다만 현재 당이 처한 상황을 비추어 보면 김 위원장의 충고는 적절했다.

혁신위 이전에 불체포특권 포기 신호탄은 이재명 대표의 입에서 나왔다.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여야 의원들을 향해 "저에 대한 정치 수사에 대해서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국민의힘은 의심의 눈초리를 정의당은 국회의원 특권 포기 희망을 각각 드러낼 정도로 이 대표는 명확하게 자신의 방탄 논란에 초강수를 던졌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제 발로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한 제1야당 대표의 당당한 모습은 현재 찾을 수 없다. 필자는 이 대표가 단식을 위해 내세운 명분이 약하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20일 넘게 투쟁을 벌이는 모습은 존중한다.

문제는 호기롭게 던진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뒤집은 것이 거센 후폭풍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21일 국회 본회의에선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태는 가결로 마침표를 찍었지만, 그동안 이 대표가 뱉은 말은 부메랑이 됐고 혹 떼려다가 혹 붙이는 격이 됐다.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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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가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고자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지키고 자신이 직접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갔다면 어땠을까. 민주당 내에서 나왔다고 추측되는 39명의 이탈표가 계파 갈등의 신호탄이 되진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한 약속을 번복했다며 '내가 불체포특권 포기한다고 했더니 정말 포기하는 줄 알았느냐'라는 여당의 비아냥거림도 조금의 공세 여지도 주지 않았을 것이다.

민주당이 보기엔 이번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정당한 영장 청구'가 아닐 수도 있다. 그렇기에 1호 혁신안에 '정당한 영장'이라는 조건을 붙여가면서 받아들인 것이고 이번에도 부결의 필요성을 부각한 것 아닌가. 그러나 '차라리 특권을 포기하기 싫다고 고백하는 편이 낫겠다'라는 여당의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지킨 명분치곤 잃은 것이 더 많아 보인다.

"혁신위는 당이 더 역할을 잘하도록 길을 제시하고 잘못된 부분과 제도적으로 미비한 부분을 고쳐 국민이 원하는 민주당이 되도록 조언하고 안내하는 것" 비록 혁신위가 '이재명 혁신위'라는 오명을 받고 불명예 퇴장했지만, 원외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당을 위한 마음은 남달랐다. 그렇다면 이 대표와 민주당 인사들에게 묻고 싶다. 현재 민주당은 국민이 원하는 정당의 길을 바르게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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