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尹, '북러 무기거래' 정조준…"국제사회 좌시해선 안돼"(종합)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유엔총회 개최 직전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양국의 군사협력 본격화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양국의 움직임이 유엔 안보리 결의와 각종 국제 제재에 반하는 명백한 불법이라는 점을 내세워 국제사회가 연대해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를 지원하는 대가로 WMD(대량살상무기) 능력 강화에 필요한 정보와 기술을 얻게 된다면, 러시아와 북한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과 동맹, 우방국들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라마다 군사력의 크기는 다르지만 우리 모두가 굳게 연대해 힘을 모을 때 그리고 원칙에 입각해 일관되게 행동할 때 어떠한 불법적인 도발도 차단할 수 있다"며 국제사회의 결속력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내년부터 2년 임기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 역할을 수행하는 우리나라가 유엔 회원국과 함께 긴밀히 협력하면서 세계 평화를 진작하고 구축하는 데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이번 기조연설에서 윤 대통령은 코로나 팬데믹의 와중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치면서 그 여파로 경제적 위축, 식량, 에너지 위기가 중첩되는 복합 위기 속에서 국가 간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글로벌 격차를 크게 △개발 격차 △기후 격차 △디지털 격차 등 세 가지로 나눠 이를 완화하기 위한 대한민국의 지원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개발 격차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공적개발원조(ODA)를 과감하게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내년 한국 ODA 예산은 2019년 대비 2배 이상으로 확대된다. 이렇게 확보한 자금은 수원국의 수요에 맞는 맞춤형 개발 협력에 활용될 예정이다.

기후 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고효율 무탄소에너지(CFE) 활용 계획 등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기후위기 취약국들과 공유함으로써 그들에게 이 혜택이 돌아가게 하고 이를 위해 탄소에너지에 관한 국제공동연구를 추진하겠다"며 "나아가 전 세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인 'CF 연합'을 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녹색기후기금(GCF)에 3억 달러를 추가 공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끝으로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구체적 역할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뉴욕대, 올해 6월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인공지능(AI)·디지털에 대한 공정한 접근과 디지털의 안전한 사용에 대한 필요성을 여러 차례 역설해 왔다.

이날 윤 대통령은 "한국은 디지털 보급과 활용이 미흡한 나라들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해 이들 국민들이 교육, 보건, 금융 서비스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이 '디지털 권리장전'을 조만간 제안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디지털 권리장전'에는 국제 디지털 질서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구현하기 위한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재건을 돕기 위한 한국의 기여 방안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앞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밝힌 내년 3억 달러, 중장기 20억 달러 지원 패키지 계획을 재확인하면서 우크라이나 재건을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기조연설 말미에는 엑스포 개최 후보지인 부산이 가진 국제적 의미와 중요성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있는 기여 중 하나로 2030년 부산 엑스포를 개최해 '자유와 연대'라는 국정과 외교 기조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을 "70여년 전 공산 세력의 무력 침공을 받아 한반도의 대부분이 점령당했을 때, 대한민국 자유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한 도시, 6.25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 제2의 환적항으로 발돋움하면서 '한강의 기적'을 이끈 도시"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이루어 낸 성장과 발전의 경험을 국제사회와 널리 공유함으로써 대한민국이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을 돌려드리고자 한다"며 "부산 엑스포는 세계 각국의 역사, 문화, 상품, 그리고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축제의 공간이 될 것이며, 세계 시민의 자유, 평화, 번영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