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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다 뺏길라"…경계현·곽노정까지 뛰어든 '인재 확보' 경쟁 가열 [유미의 시선들]


삼성전자·SK하이닉스 CEO, 반도체 인재 영입 위해 주요 대학 돌며 '러브콜'
"향후 수년간 반도체 인력 7만~9만명 부족" 위기감…고교 돌며 '떡잎' 찾기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올해 하반기 채용 시즌에 맞춰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인재 확보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CEO(최고경영자)부터 실무진까지 직접 현장에 나와 반도체 인재 확보에 나선 상태로, 대학생은 물론 고등학생까지 대상자에 올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잇따라 대학 캠퍼스를 직접 돌며 우수 인재 확보 경쟁에 나섰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이 지난 5일 서울대에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이 지난 5일 서울대에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경 사장은 지난 5월과 6월 각각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세대학교를 찾았다. 이어 이달 초에는 서울대학교에서 '꿈과 행복의 삼성 반도체,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반도체 인력 확보가 중요한 상황에서 학생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서다. 경 사장은 강연을 통해 주요 사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과정에서 인력 확보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며 "여러분과 함께 일하면 좋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인재 확보를 위해 앞으로 반도체계약학과를 운영하는 국내 대학 4곳에서도 강연할 계획이다. 다만 남은 대학 특강에는 경 사장이 아닌 다른 임원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경 사장은 "차세대 전문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을 목표로 국내 주요 대학을 순회하는 강의를 펼쳤다"며 "새로운 반도체 인재를 발굴하고 채용하고자 하는 개인적인 목표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사진=SK하이닉스 ]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사진=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를 이끌고 있는 곽 사장도 다음달 11일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을 찾아 자사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토대로 차세대 인재 발굴에 나선다. 그는 카이스트 관련 학부생을 비롯 석·박사, 교수 전체 1만 명을 대상으로 '초기술로 세상을 더 행복하게'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최근 올해 하반기 채용을 시작한 만큼 곽 사장이 이번 강연에서 젊고 유능한 반도체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SK하이닉스의 HBM3 및 DDR5 등 차세대 반도체 기술력이 업계에서 주목받는 만큼 이를 강점으로 내세워 인재 영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해외 인재 영입에 직접 나섰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곽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글로벌 포럼'을 열고 미국 현지 인재들을 초청해 SK의 전략과 기술을 논의하고 채용까지 연계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팀장급 실무진들도 직접 고교생을 만나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올해 6월부터 전국 17개 고등학교, 20개 학급(일반고 14개·마이스터고 4개·과학고 2개)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반도체 교실, 고(GO)! 반도체 hy-스쿨'을 진행 중이다. 수십 년간 반도체를 연구한 사내 교육 전문 강사(팀장급)와 해당 고등학교를 졸업한 SK하이닉스 구성원이 참여한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6일까지 하반기 신입사원 수시 채용 서류접수도 진행한다. 모집 직무는 설계, 소자, R&D, 솔루션 설계, 양산기술 P&T 등 11개 분야다. 서류접수 이후 약 2개월간 채용 일정을 진행해 오는 12월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신상규 SK하이닉스 기업문화담당 부사장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경쟁을 이겨내기 위해 우수인재 확보는 회사에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미래 반도체 인재들이 SK하이닉스에 더 큰 관심을 가져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는 한 직원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는 한 직원 [사진=삼성전자]

이처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경영진들이 직접 인재 유치에 팔을 걷고 나선 것은 그만큼 반도체 인재 확보가 어려워졌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반도체 산업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며 관련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인력 수급은 이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2031년 국내 반도체 인력 규모는 30만4000명으로 늘어나지만, 부족 인력 역시 5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내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는 2030년 기준 6만7000개의 반도체 일자리가 채워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미국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는 향후 수년간 7만~9만명에 달하는 반도체 인력이 더 부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전자정부기술산업협회(JEITA)도 주요 기술기업에 3만5000여명의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반도체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각 업체들의 채용시스템에도 변화가 생겼다.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 연구개발(R&D) 분야 외국인 경력채용을 진행했다. 국내 체류 중인 석·박사생 졸업요건 등을 충족한 외국인을 채용 대상자로 정했다.

반도체 계약학과에 대한 혜택도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31일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학생들이 미국 UC데이비스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기술 인재에게 정년이 없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인재 확보를 위해 미국 텍사스 A&M대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에 100만 달러(약 13억2000만원)를 투자키로 했다. 미국 텍사스대와도 파트너십을 맺고 현지 인력 양성 등을 위해 총 37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국내에선 전국 4곳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운영 중이며 올초 울산과기원(UNIST) 등 과학기술원 3곳에 추가로 관련 학과를 개설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반도체 업체들 사이에선 서둘러 인재를 확보해 둬야 한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며 "미래 사업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기술 인재 확보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픽=조은수 기자]
[그래픽=조은수 기자]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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