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지난달 31일 전북 군산 동백대교 주변 해상에서 숨진 초등학교 교사의 유서가 공개됐다.
![공교육 멈춤의 날인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서이초 사망교사 49재 추모 촛불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2023.09.04. [사진=뉴시스]](https://image.inews24.com/v1/1e90ab04ec9427.jpg)
18일 전북교사노조와 유족 측에 따르면 A교사의 유서는 휴대전화 메모장에 적은 메모 형태로, 지난달 30일과 31일 작성됐다.
먼저 31일 작성된 유서에는 '의사 선생님에게 말할 것들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모든 미래, 할 업무들이 다 두렵게 느껴진다', '업무 능력, 인지 능력만 좀 올라왔으면 좋겠다, 나 잘했었는데. 군산 1등, 토익 고득점’, '늘 뭔가 태클을 걸고 쉬이 안 넘어가며 극P(인식형)'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또 '심한 충동을 느꼈지만 포기했다. 가족이 느낄 고통 생각하면 자신이 없다', ''자존감이 0이 되어서 사람들과 대화도 잘 못하겠다'고 토로하는 내용도 담겼다.
30일 유서에는 '아침부터 점심까지 미친 충동 일어나다가, 갑자기 1시부터인가 안정되었다. 왜 이러지. 폭풍 업무 오면 또 그렇게 될 거 같기도 하고'라는 말을 남겼다.
A교사는 올해 3월 1일 자로 군산의 한 섬 지역 초등학교에서 근무를 시작하게 됐다.
노조에 따르면 A교사는 6학년 담임, 방과 후, 돌봄, 정보, 생활, 현장체험학습 외에도 학교 축제, 친목회 등 비공식 업무를 담당하며 '살인적 업무량'을 소화해왔다.
동료교사인 B씨가 평소 A교사와 주고받은 문자를 보면 "나도 이제 나름 10년 했는데 이렇게 학교생활 힘들게 하긴 처음이네 진짜"라며 "학교 일로 스트레스 받아본 건 처음이다. 진짜 내 인생의 학교 일은 10 중에 한 1~2였는데 지금은 6~7이 돼 버렸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교사노조는 A씨의 사인을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보고 순직 인정을 촉구했다.
전북교사노조 정재석 위원장은 "고인의 생전 기록에 'A는 늘 뭔가 태클을 걸고 쉬이 안 넘어간다'라는 표현이 있는 것으로 보아 해당 학교의 특정 교원과도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북교육청에 고인이 갑질을 당했는지 여부와 고인의 업무과다를 증명하기 위해 감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