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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키티'를 탄생시킨 산리오 재팬사 마코토 사토 이사


 

세상에서 가장 돈 잘버는 고양이? 일본에 매년 우리돈 1천 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로열티 수입을 거둬들이는 고양이가 있다.

고양이의 이름은 '헬로키티'.

우리 나이로 서른이 넘은 이 고양이는 일본에서만 직영점과 체인점 포함 1천 470개 매장에서 각종 상품에 응용돼 판매되고 있으며, 전 세계 약 8천 300개의 공식 판매숍에서 수십년 째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세계를 평정한 이 엄청난 고양이를 만들고 키운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일까?

헬로키티를 탄생시켜 할리우드의 '미키 마우스'에 버금가는 글로벌 캐릭터로 키워낸 산리오 재팬사의 마코토 사토 엔터테인먼트 & 미디어 콘텐츠 사업부 이사를 만나 '일본 고양이 성공기'를 들어봤다.

사토 이사와의 일문 일답.

- 헬로키티를 어떻게 탄생시키게 됐나?

"회사가 문을 열 때부터 헬로키티와 함께 한 것은 아니다. 지난 1960년 산리오 사는 작은 '선물가게'로 문을 열었다. 선물이 예쁘고 아름다우면 더 좋지 않겠는가? 그래서 디자인에 눈을 돌리게 됐다.

처음에는 만화작가에게 로열티를 지급하면서 만화 캐릭터를 빌어 썼다. 그러다보니, 산리오 만의 캐릭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때부터 외부 디자이너 등을 영입해 본격적인 캐릭터 개발에 나섰고 그 때 탄생한 캐릭터가 바로 '헬로키티'다. 헬로키티 숍에서 함께 만날 수 있는 '리틀 트윈스타'와 '마이 멜로디' 등의 캐릭터도 이 때 키티와 함께 세상에 나오게 됐다."

- 헬로키티를 통한 원소스멀티유즈(OSMU) 사업 진행 현황은?

"헬로키티의 OSMU사업은 크게 캐릭터 라이선싱, 캐릭터 머천다이징, 엔터테인먼트의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캐릭터 라이선싱은 말 그대로 다른 회사에 캐릭터 이용허가를 내주고 로열티를 받는 사업이다. 각 파트너들은 키티의 캐릭터를 이용해 다양한 상품을 생산해낸다.

캐릭터 머천다이징은 산리오가 직접 헬로키티 캐릭터를 통해 상품을 기획, 생산, 판매하는 사업을 말하는 것으로, 이렇게 탄생한 상품은 '산리오 기프트 숍'에서 고객과 만나게 된다.

마지막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최근 캐릭터 OSMU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산리오는 지난 90년 도쿄에 '퓨리오 랜드'를 세운 데 이어 91년 큐슈에 '하모니 랜드'를 만들어 캐릭터와 테마파크를 잇는 OSMU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 뮤지컬 등 공연 사업에도 헬로키티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런 작업들은 2차원이던 평면의 캐릭터를 3차원 입체 인형으로 업그레이드 해 라이브쇼, 각종 프로모션, 사회 공헌 활동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엔터테인먼트 OSMU는 애니메이션 등으로 캐릭터를 접했던 소비자들이 영상 속 주인공을 실제로 만날 수 있도록 해 감동을 배가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외에 출판, 영화 등 콘텐츠 비즈니스도 병행하고 있다."

- 헬로키티가 창출하는 수익은 어느정도인가? 또 인기의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

"정확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다른 부문을 제외하고 로열티 수입만 연간 100억엔 이상이다.

키티가 사랑받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오랫동안 크게 변하지 않은 키티 캐릭터의 '꾸준함'이 그 비결이 아닐까 생각한다."

- 여느 회사와 구별되는 독특한 비즈니스 방식을 구사하고 있다는데?

"산리오 사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캐릭터를 알리고, 인기를 얻으면 상품을 만드는 다른 회사와는 달리 캐릭터를 개발해 상품화 한 다음, 산리오 기프트 숍에서 판매해 캐릭터를 알리는 방식을 취해왔다.

산리오가 이런 방식을 택한 것은 처음 캐릭터와 캐릭터 상품을 등장시켰던 60년대, 대중들의 미디어 접근성이 매우 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리오는 현재도 숍을 통해 상품으로 캐릭터를 먼저 알려온 기존의 방식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미디어의 발달로 애니메이션을 통해 캐릭터를 알린 다음 상품을 제작하는 수순을 밟는게 관례로 자리잡고 있으나, 여러가지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에는 각각의 장점이 있을 것이다."

- 캐릭터의 인기에 따른 무단복제 등 지적재산권 관련 분쟁에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본사에서 변호사를 포함한 20명 규모의 법무팀이 활동하고 있다. 캐릭터의 인기가 높아지면 불법복제 문제 등이 심각해지게 마련이다.

해외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국 정부와 관련 기관에 의사표현을 하고 협의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문제는 중국인데, 지적재산권 침해 상황이 심각하지만 그 문제를 맡아 조율해 줄 정부내 담당 기관이 명확하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나 중국이 대만이나 홍콩과 같이 성장하게 되면 경제력에 걸맞은 지적재산권 보호 인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한국의 캐릭터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 또 글로벌 캐릭터로서의 성공 가능성이 엿보이는 캐릭터가 있었나?

"'마시마로'가 인상적이었다. 재미있고 귀여운 캐릭터다. 잘 키우면 성장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오랫동안 널리 사랑받기 위한 캐릭터는 사람보다는 동물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산리오 역시 이런 생각으로 강아지, 고양이, 곰 등 동물 캐릭터 개발에 힘써왔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캐릭터들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사람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 등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고 있지만, 이런 종류의 캐릭터는 트렌드에 민감한 편이어서 장수 캐릭터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한국은 지금 대기업의 문화산업체 인수가 한창이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대기업의 자본이 들어와 어떤 기능을 하게 될 것인가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캐릭터 산업에서 필수적인 덕목 중 하나는 '좋은 이미지'와 장기적인 안목이다. 단적으로 말해, 헬로키티를 만드는 회사가 나쁜 짓을 하면, 헬로키티라는 캐릭터가 성공할 수 없다.

기업간 인수합병이든 사업영역 확장이든 법을 준수하면서 업계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해야 한다.

연예인들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를 가끔 본다. 이미지에 대한 타격이 엄청난 일이다. 캐릭터의 경우 더더욱 그렇다.

대기업이 문화산업계에 들어오고자 한다면, 당장 수익을 내겠다는 조급함도 버려야 한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특히 캐릭터의 경우 오랜 시간 꾸준히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키우는 작업을 거쳐야 장기적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 한국의 캐릭터 및 문화산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류가 거센데, 오히려 우리가 배워야하지 않나?

캐릭터는 소비자의 친구가 돼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캐릭터 비즈니스를 단순히 물건을 팔고 돈을 받는 일로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캐릭터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그래야 오랫동안 널리 사랑받을 수 있다.

한류와 관련해서는 지금도 잘 하고 있다.

라이선싱 비즈니스가 점차 콘텐츠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는데 한국은 그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처럼 도덕성과 철학적 고민이 담겨있는 콘텐츠를 많이 생산해 알린다면 한국 문화산업의 장래는 밝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코토 사토 이사는 지난 74년 산리오 사에 입사해 91년 도쿄에 문을 연 700억 엔 규모의 헬로 키티 테마파크 '퓨로랜드' 프로젝트를 완성시킨 인물이다.

현재는 헬로키티 캐릭터와 엔터테인먼트를 연계한 OSMU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홍콩, 대만 등 인근 국가의 테마파크 비즈니스 관련 컨설팅과 강의에도 나서고 있다.

/박연미기자 ch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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