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세계 반도체 시장이 2분기에 수요 부진 여파로 역성장했다. 미국, 중국 등 주요 반도체 시장 매출은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한 가운데 유럽 시장은 성장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21일 세계반도체무역통계(WSTS)에 따르면 2분기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은 1245억 달러(약 167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3%나 감소했다.
수요가 회복하지 못하면서 대부분 반도체 시장이 위축됐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장비 수출 제재 여파로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NXP 고성능 차량용 네트워크 프로세서 S32G3 [사진=NXP]](https://image.inews24.com/v1/f2c3c3458150a1.jpg)
미국의 2분기 반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9%나 감소한 280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중국 지역 반도체 매출은 360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4%나 줄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은 32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4% 감소했고, 일본도 110억8000만 달러로 3.5% 줄었다.
반면 유럽은 NXP, 인피니언 등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의 선전으로 매출이 늘었다. 2분기 매출은 14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업계에선 유럽이 아직 미국, 중국에 비해 작지만 차량용 반도체에 강점이 많고, 유럽연합(EU)의 적극적인 반도체 지원책이 마련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EU는 지난 4월 총 430억 유로(약 62조8000억원) 규모 보조금 및 투자를 통해 역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한다는 내용을 담은 반도체 지원법을 발표한 바 있다.
반도체는 그동안 유럽, 미국 등 기업들이 만든 지식재산권(IP)을 토대로 미국의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들이 반도체를 설계하고 대만·한국 등에서 이를 생산하는 글로벌 공급망 체계를 갖췄지만,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공급난이 극심해지며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유럽도 NXP, 인피니언 등 반도체 팹리스 강자들이 있지만 생산 자립 능력을 확대해야 반도체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EU는 지난 2021년 3월 10년 안에 세계 반도체 제품의 최소 20%를 EU 내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2030 디지털 컴퍼스'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WSTS는 올해 반도체 시장이 10.3% 감소하지만 내년엔 유럽, 일본 시장 효과로 11.8%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WSTS는 "내년엔 일본, 유럽 시장 덕분에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된다"면서도 "미국이나 아태 지역은 침체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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