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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값 내린 곳 있나요?" 유명무실해진 술값 인하 정책


유통점·소상공인 "주류 가격 내릴 여력 없다"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정부가 내수진작과 물가안정화를 이유로 지난달 말 맥주와 소주 등 주류에 대한 할인 판매가 가능토록 했지만, 2주가 지난 현재까지도 정작 현장에서는 가격 인하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 업계는 냉소적 반응마저 보이고 있다.

한 대형마트 주류 진열대에 주류 할인 쿠폰이 비치돼 있는 모습.  이 같은 쿠폰 할인 행사는 이전에도 진행해 왔었다. [사진=김태헌 기자]
한 대형마트 주류 진열대에 주류 할인 쿠폰이 비치돼 있는 모습. 이 같은 쿠폰 할인 행사는 이전에도 진행해 왔었다. [사진=김태헌 기자]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달 31일 '주류 할인 판매와 원가 이하 판매가 가능하다'는 '주류 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주류고시)' 유권해석을 유관 기관에 통보했다. 국세청은 지금까지 '소매업자는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주류를 구입가격 이하로 판매할 수 없다'며 규제해 왔었다.

이렇게 국세청이 유권해석을 내린지 보름이 지났음에도 대형마트는 물론 식당과 주류 판매점 등에서는 할인 판매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할인 판매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설명한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A(42)씨는 "주류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금까지 가격이 인하 된 곳을 찾지는 못했다"며 "오히려 가격을 올린 식당은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주부 B(40)씨도 "대형마트에 가보니 소주와 맥주 등에 할인쿠폰이 붙어 있어 살펴보니 이전과 가격차가 없었다"면서 "큰 할인폭을 제시하는 듯해 자세히 보면 여러개에 대한 쿠폰가격을 적어 할인폭이 큰 것처럼 보이게 한 마케팅이었다"고 지적했다.

한 주류 판매점에서 고객이 와인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아이뉴스24 DB]
한 주류 판매점에서 고객이 와인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아이뉴스24 DB]

실제 주요 대형마트에서는 당장 주류 할인 판매에 나설 계획이 없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주류의 경우 할인 판매 계획이 아직은 없다"며 "업계에서도 할인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로 주류 가격 인하에는 냉소적 반응을 보인다. 최근 전기와 가스, 원부자재 등 거의 모든 것이 올랐기 때문에 주류 가격만 인하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식당과 주류 판매점 등은 음식과 안주 가격에 붙이지 못한 일부 원가를 주류와 음료 등에 더해 판매 중인데, 주류 가격을 낮추면 음식 가격을 더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주류 업계 관계자도 "주류 할인 판매가 가능해 졌다고는 하지만, 본사는 공장도 가격으로 도매상에 넘기면, 도매상과 소매상이 할인과 관련해 협의하는 것"이라면서 "현장 분위기를 들어보니 가격을 낮춰서까지 판매하는 분위기가 아직은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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