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와 합심해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술신용보증기금(이하 기보)을 재건하고 임·직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태스크포스팀을 꾸릴 계획입니다."
한이헌 기보 이사장은 노사 양측이 추천하는 인력들로 이사장 직속 경영혁신실 산하의 TF를 만들 계획을 밝혔다.
지난 6월 현재 유동자금이 438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기금 설립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경영진과 노동자가 지혜를 모은다는 것이다.

기보의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는 간담회에서 보인 한 이사장의 수척해진 얼굴이 말해주듯, 지난달 취임 이래 한 이사장도 노동조합도 각고의 애를 썼다.
한 이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은 총사퇴의 강수를 던졌고, 노조는 철야·단식투쟁으로 비장한 각오를 알렸다.
그리고 지난 18일에는 한 위원장과 노조 신형식 위원장이 새벽 3시까지 이르는 4차 교섭에 이어 다음날 오전 다섯 번째로 대면한 끝에 결국 이번 구조조정안에 합의한 것이었다.
쟁점이 됐던 인력 20% 감축은 정부의 요구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신용보증기금(신보) 측에 지급될 금융기관 출연금을 전환해주는 등 지원을 해준 정부에 대해, 기보 입장에서도 현 위기의 책임을 지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만한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225명(20%)의 인력을 감축하되 노동조합원과 비조합원의 비율을 조정하는 선에서 노사 합의가 이뤄졌다. 이에 대해 전국 기보 노조원들은 60% 이상의 찬성으로 구조조정안을 받아들이는 한편, 현 노조 집행부에 대해서도 재신임한다는 뜻을 전했다.
임·직원들의 뜻을 이해하지만 기보의 회생을 위해 정부안을 받아들이는 게 불가피하다고 본 한 이사장에 대해서도, 노동자들은 대체적으로 지지의사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이사장은 "앞으로 3년의 재임기간 중 더 이상은 직원들을 버리는 아픔 없이 모두가 혁신형 벤처기업의 육성이란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와 함께 노사가 함께 기보 재건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토대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단, 한 이사장은 "기보가 정상적으로 안정화 기조를 찾기 위해서는 오는 2007년까지 1년 반 이상의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혀, 기금 유동성 및 벤처 지원의 위기를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보 측에서 올 하반기 금융기관 출연금을 기보로 전환할 경우 동반 부실을 가져올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기보 안정화의 앞길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한 이사장은 출연금 전환을 반대하는 신보의 입장과 관련 "기보의 회생을 위한 정부 방침이 내려진 상황에서 신보와 기보가 이를 놓고 협의를 진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는 뜻을 전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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