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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기후위기] "숨이 헉헉! 땀 증발 안 돼!"…미래 열 스트레스 11배↑


온실가스 배출 이대로→9일 미만 극한 열 스트레스일, 21세기 후반기 90일 이상 늘어나

스페인 마드리드의 마드리드 리오 공원 스플래시 패드에서 한 남성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페인 마드리드의 마드리드 리오 공원 스플래시 패드에서 한 남성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온실가스 배출이 이대로 지속하면 미래 한반도에는 열 스트레스가 11배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9일 미만의 극한 열 스트레스 일수도 21세기 후반기에는 무려 90일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고온 현상에다 습도까지 높으면 인체는 땀 증발에 어려움을 느낀다. 고온일 때 땀을 증발해 체온을 유지하는데 이 마저도 습도 때문에 힘들어지면서 미래 열 스트레스 지수는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한반도는 동아시아 6개 권역 중 중국 북동부지역 다음으로 열 스트레스 지수가 가장 많이 증가(3.2~7.8℃)했다.

지구 가열화에 따라 온도가 치솟고 습도가 높아지면서 극한 열 스트레스가 확대돼 온열질환자가 급증할 것이란 경고음을 담은 분석 자료이다.

동아시아지역 여름철 열스트레스 지수 현황과 전망. [사진=기상청]
동아시아지역 여름철 열스트레스 지수 현황과 전망. [사진=기상청]

기상청(청장 유희동)은 여름철 실외 환경에서 사람이 느끼는 온도를 기반으로 한 열 스트레스에 대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래 전망 분석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한 미래 열 스트레스 전망은 고해상도(25km) 동아시아 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SSP)에 기온과 습도를 고려한 습구흑구온도(WBGT) 기반의 열 스트레스 지수를 적용해 분석한 결과이다.

열 스트레스 지수란 산업안전 근로자, 운동선수, 군인 등의 직업 의료 분야에 널리 사용되는 국제표준기구(ISO)에 등록된 지수(세계기상기구(WMO)/세계보건기구(WHO) 공동, 2015)인 습구흑구온도(Wet-Bulb Globe Temperature)를 기반으로 여름철 강한 일사와 약한 풍속을 가정해 분석한 지수(포항공과대 기후변화연구실과 공동 분석)를 말한다.

한반도, 중국,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전 지역에서 여름철 평균 열 스트레스지수는 현재(26.1℃)와 비교했을 때 21세기 후반기에 3.1∼7.5℃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극한 열 스트레스일(전체 면적 중 10% 이상에서 열 스트레스 지수 상위 5%의 기준값을 초과하는 날의 연중 일수)도 현재 4.7일에서 42.8∼103.8일로 증가하고 최대 지속 기간은 현재 2.4일에서 15.1∼68.2일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산간지역을 제외하고 기온과 습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내륙과 해안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여름철 열 스트레스 지수가 높게 나타나는 분포를 보였다.

수도권을 비롯한 권역별 차이도 나타났는데 전 권역에서 현재 9일 미만으로 발생하는 극한 열 스트레스 일이 21세기 후반기에는 90일 이상, 6월 중순에 시작해 9월 중∼하순까지 발생하고 최대 지속 기간도 현재 3~4일에서 70~80일로 늘어나는 것으로 전망됐다.

열스트레스 지수에 따른 온열질환자 수(2021년). [사진=기상청]
열스트레스 지수에 따른 온열질환자 수(2021년). [사진=기상청]

한편 기온이 비슷해도 습도가 높은 경우에 열 스트레스 지수가 높게 나타난다. 그에 따라 온열질환자 수도 증가한다.

열 스트레스 지수 30℃ 이상에서 온열질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32℃ 이상의 구간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고온 현상이 더욱 자주 발생하고 극심해질 것이 예상됨에 따라 야외 활동, 온열질환과 관련된 미래의 열 스트레스 정보는 매우 중요하다”며“기상청은 극한기후에서의 안전, 건강과 관련해 기후변화 시나리오 기반의 다양한 분석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지구물리유체역학연구소(GFDL)에서 연구한 결과를 보면 지구 가열화 따른 수분 증가는 인간이 느끼는 열 스트레스를 높이는 데 온도보다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온보다는 습도가 문제라는 것이다. GFDL 측은 “여름철과 습한 열대, 아열대 지역에서 가장 심하게 느껴지는데 대부분의 중위도 지역에서도 열 스트레스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NOAA 측은 “더우면 땀을 배출해 증발시키면서 체온을 조절할 수 있는데 습하면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온열질환자가 속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SSP(Shared Socioeconomic Pathways, 공통사회경제경로 시나리오) 모델은 ‘SSP1-2.6’에서 ‘SSP5-8.5’까지 4단계로 나뉜다.

SSP1-2.6은 재생에너지 기술 발달로 화석연료 사용이 최소화되고 친환경적으로 지탱 가능한 경제성장을 가정한 것이다. SSP2-4.5​는 기후변화 완화와 사회경제 발전 정도가 중간 단계를 가정한 상태이다.

SSP3-7.0은 기후변화 완화 정책에 소극적이며 기술개발이 늦어 기후변화에 취약한 사회 구조를 가정한 상황을 일컫는다. SSP5-8.5는 산업기술의 빠른 발전에 중심을 둬 화석연료 사용이 높고 도시 중심의 무분별한 개발 확대를 가정한 것이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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