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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태양광 충전시대 오나…전기사업법 개정안에 ESS시장 '활짝'


'전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국회 산자위 전체회의 통과
본회의 통과되면 ESS에 저장한 재생에너지로 전기차 충전 등 가능

[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도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근 북미와 유럽에서 가정용 ESS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의 기업에 큰 수혜가 기대된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도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사진은 현대자동차그룹이 공개한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ACR)의 충전 시연 영상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도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사진은 현대자동차그룹이 공개한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ACR)의 충전 시연 영상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11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는 지난 5일 전체 회의에서 재생에너지 전기저장 판매사업을 '전기신사업'에 포함하는 내용 등이 담긴 '전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ESS에 저장해 판매하는 '재생에너지 전기저장 판매사업'을 전기신사업에 포함하고, 전력시장이나 전기자동차와 같은 전기 수요자에게 직접 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행법은 ESS에 저장된 전기를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서는 유료로 공급할 수 없다. 현재 전력 발전을 제외한 도소매는 한전이 독점하고 있다.

이와 같은 한계로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해 7월 정부에 '기업이 바라는 규제혁신과제 100선'을 건의하면서 태양광 발전과 ESS를 활용한 전기차 충전을 위해 전기사업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당시 대한상의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사업자가 직접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전기차 충전에 활용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개정안은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노용후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법안을 병합한 대안으로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와 본회의 의결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전기차 충전소가 태양광 등을 활용해 직접 생산한 전력을 저장해 전기차 이용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국내에서 ESS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정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이 지난 6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안건을 상정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정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이 지난 6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안건을 상정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ESS는 재생에너지의 가장 큰 단점인 생산량이 안정적이지 않은 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다. 풍력은 바람이 불 때만 전력 생산이 가능하고, 태양광은 낮에는 효율이 높으나 밤에는 전혀 전력을 생산하지 못한다. 그래서 ESS를 통해 과잉 생산되는 에너지를 저장하고, 전력 사용이 최대 부하에 이르는 시점에 저장된 에너지를 활용함으로써 효율적인 전력 소비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특히 개정안에는 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을 저장해 판매할 경우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발급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전문가들은 이 내용이 2017년 이후 불거진 연쇄 화재 사태로 위축됐던 ESS 사업 부흥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ESS를 장려하기 위해 ESS 연계 사업장에는 REC를 최대 5배 더 발급해 일반 태양광발전소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했지만, 화재 사고가 잇따르자 이 지원책을 폐지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했던 우리 기업들은 지원 축소와 규제 강화로 인해 점유율이 최근 14%까지 쪼그라들었다.

이 틈을 중국 업체들이 비집고 들어왔다. 지난해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기업의 전 세계 ESS 시장점유율은 무려 78%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달 14일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인터배터리 유럽 2023'에서 삼성SDI가 업계 최고 수준 용량의 SBB(Samsung Battery Box)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삼성SDI]
지난달 14일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인터배터리 유럽 2023'에서 삼성SDI가 업계 최고 수준 용량의 SBB(Samsung Battery Box)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삼성SDI]

국내 기업들은 중국과 차별화되는 고성능 제품과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으려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 최대 ESS 전시회 'EES(electrical energy storage) 유럽 2023'에서 주택용 ESS 신규 브랜드인 '엔블럭(enblock)'을 공개하기도 했다. 아울러 주택용 ESS 신제품 '엔블럭E'와 '엔블럭S'도 공개했다.

삼성SDI는 '삼성배터리박스(SBB)'를 'EES 유럽 2023'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ESS에 들어가는 내부 배터리 셀과 모듈 등을 박스 형태로 미리 담아둔 제품이다. 전력망에 연결하면 바로 ESS를 쓸 수 있다. 사용자가 모듈을 직접 설치할 때 생길 수 있는 화재나 성능 저하 등의 위험을 원천 차단한 것이 특징이다.

한편,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전기차 충전소 사업을 준비하는 정유 업계에도 수혜가 예상된다. 최근 SK에너지는 기존 주유소·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에 태양광·연료전지 시설을 만들고, 전기차 충전기도 설치하고 있다. LS는 E1의 LPG 충전소에 ESS를 연계한 초급속 전기차 충전 시설을 만들고 있다.

다만 업계는 ESS의 막대한 설치 비용을 걸림돌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에서는 생산량이 불규칙한 태양광 등 에너지를 저장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수로 자리를 잡고 있다"며 "개정안이 통과돼 수요가 많아지면 경제성도 조금은 나아지겠지만, 인센티브 지급 등 정부의 지원책도 병행돼야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지용 기자(jyk8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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