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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화살' 라면업계서 제분사로…떨고 있는 제빵·제과업계


라면값 인하 압박 이어 제분사 불러 밀가루 가격 인하 논의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정부가 라면 값 인하 압박에 나선 가운데 이번에는 화살을 제분사로 돌렸다. 국내 라면과 제빵·제과 업계 대부분은 제분사로부터 밀가루를 구입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조만간 주요 제분사 관계자들을 불러 국제 밀 가격 하락에 따른 밀가루 가격 인하 등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분사들은 정부의 간담회 요청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밀가루 가격을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밀가루 가격이 실제 인하될 경우 라면과 제빵·제과 업계는 가격 인하를 거부할 명분이 줄어 들게 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라면 가격 인하를 압박하고 나섰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추 부총리. [사진=아이뉴스24 DB]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라면 가격 인하를 압박하고 나섰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추 부총리. [사진=아이뉴스24 DB]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KBS의 일요진단에 출연해 "지난해 9∼10월에 (기업들이 라면 가격을)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으니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라면 가격도)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소비자 단체가 압력을 행사하면 좋겠다"고 시민단체에 공을 넘겼다. 추 부총리의 발언 이후 소비자단체들도 입장문을 내고 '라면값을 인하하라'며 업계를 압박했다.

하지만 라면업계가 직접 밀을 수입해 가공하지 않는데다, 라면 제조에 사용되는 밀가루 가격도 여전히 그대로라는 반론이 나오자 이번에는 화살을 국내 제분사로 돌린 것이다.

제분업계는 밀가루 가격 인하 방침을 정했지만, 지금 당장이 아닌 하반기를 지목했다. 실제 추경호 부총리가 지적한 국제 밀 가격은 올해 들어 줄곧 하락세를 이어오다 이달 또 다시 가격이 오르고 있다. 밀 가격은 선물가이기 때문에 3~6개월 이후 밀가루 가격에 반영된다.

제분사가 밀가루 가격을 인하할 경우 지난해 가격을 올린 라면업계는 물론 제빵과 제과 업계까지 가격 인상 분을 반납해야 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실제 지난해 9월 농심은 라면 출고가를 평균 11.3%, 오뚜기는 11.0% 인상했고, 11월엔 삼양식품이 가격을 9.7% 올렸다.

또 밀가루 가격 상승을 이유로 지난해 제과 업계도 일제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 등 파이, 스낵, 비스킷 등 16개 제품 가격을 평균 15.8% 인상했고, 롯데웰푸드(롯데제과)도 올해 2월 제과와 빙과류 제품가를 10~20% 가량 올렸다. 해태제과 역시 일부 제품에 대해 평균 15% 가량 제품가를 인상한 바 있다.

제빵업계도 밀가루 가격과 설탕, 우유 가격 인상 등을 들어 올해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올해 4월 빵, 케이크 등 50여개 품목 가격을 평균 7.3%, SPC가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도 2월부터 95개 품목 가격을 평균 6.6% 올렸다.

특히 정부가 라면에 이어 우유 가격에도 제동을 걸 것으로 보여 밀가루와 우유가 주원재료인 제빵업계의 가격 인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밀과 우유 등 일부 원재료 가격이 내렸다고 생산품 가격을 즉시 내릴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면서도 "정부의 의지가 워낙 강해 가격을 고수할 수 없는 분위기이기에 원·부재료 가격 인하분이 반영되는 3~6개월 이후라도 가격 조정이 가능한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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