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위험한 산업현장에 로봇 투입…위험 사각지대 없앤다

[아이뉴스24 양호연 기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ESG 경영 실천 중요성이 부각되며 산업현장 안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다수 기업들은 안전문제를 최우선 실천 과제로 내세우며 기존 산업현장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노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특히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사들도 생산 현장에 로봇 안전 솔루션을 적용하는 등 '스마트 제철소'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는 더 안전하고 스마트한 제철소를 구현하기 위한 모바일로봇 기술개발 추진에 나섰다. 이를 통해 앞으로도 안전한 작업환경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그룹 차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포스코는 그간 안전한 작업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작업 공간의 위험 요소와 각종 기기 고장 요소를 사전에 발굴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기존의 고정형 감시카메라를 활용한 방식은 넓은 제철소의 작업 공간에 적용하기에는 설치 필요 대수가 많고 설치비용이 많이 든다는 한계가 따랐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스코는 최근 로봇솔루션 연구그룹과 위드로봇, 에이딘로보틱스와 각각 스마트 와이어 로봇솔루션 및 4족 보행로봇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맺었다. 공동연구를 통해 영상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센서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와이어를 따라 움직일 수 있게 만들고 이를 제철소 전역으로 확대·설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이미 포스코는 지난해 스마트 와이어 로봇을 포스코 광양 제철소 연료공장에 시범 설치한 바 있다. 로봇 안전 솔루션 중 하나인 '스마트 와이어 볼'은 컨베이어 벨트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확인해주는 기능을 갖췄다. 기존에는 컨베이어벨트를 작업자가 직접 살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지만 이를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포스코에 따르면 시범 설치를 통해 컨베이어 벨트 고장을 효과적으로 검출하는 결과를 입증했다.

또 접근성이 제한된 제철설비의 진단을 위해 설비점검용 4족 보행 로봇의 개발도 추진한다. 제철소의 설비점검 작업은 각종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생산 설비가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중요한 작업이지만 일부 설비는 작업자의 접근이 어려워 작업자의 안전에 부담을 주는 경우가 있었다. 포스코는 4족 보행 로봇을 통해 보다 안전한 작업 환경을 구축하는 등 그룹 차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대제철도 AI 기술이 적용된 4족 보행로봇을 현장에 적용하며 산소가스 밸브 개폐, 위험개소에 대한 일상점검을 진행한 바 있다. 현대제철은 향후 비상상황 발생 시 위험지역에 4족 보행로봇을 즉각 투입함으로써 화재나 폭발 등 2차 재해를 예방해 작업자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지속적으로 IoT 기술과 AI 기술이 접목된 가스센서 및 카메라 등을 부착해 4족 보행로봇의 현장 활용도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향후 로봇 기술의 적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갈수록 현장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스마트 제철소로의 전환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중소형 기업들도 현장 로봇을 적용하는 사례가 점차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까지 로봇이 대신 투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현장 근로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대재해에 특히 민감한 건설 현장 등을 중심으로 로봇을 도입·적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가운데 향후 철강·조선 업종 등을 비롯해 산업계 전반에서의 스마트 기술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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