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겨레말 제주 나들이 “제주어는 보물“


겨레말큰사전에 6천 개 수록 예정

[아이뉴스24 박태진 기자]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가 주관하는 ‘전국 겨레말 나들이-말이 제주를 만났을 때’가 지난 7일 오후 2시 제주시 도남동에 소재한 제주문학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전국 거레말 나들이-말이 제주를 만났을 때' 행사 포스터 [사진=박태진 기자]
'전국 거레말 나들이-말이 제주를 만났을 때' 행사 포스터 [사진=박태진 기자]

전국 겨레말 나들이 행사는 지역민들과 직접 소통하고 남⋅북한과 해외 지역의 겨레말을 집대성한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기 위해 벌이는 전국 순례행사다.

민현식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박태진 기자]
민현식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박태진 기자]

개회사에서 민현식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남북간에 비정치적인 교류로써 남북이산가족 만남행사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은 언어통합을 위한 노력을 우리가 해야 되지 않겠느냐’ 해서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2005년부터 남·북학자들이 금강산, 개성, 평양, 서울 그리고 중국국경 등에서 25차례 회의를 해서 30여 만개의 큰사전 목록을 마련했다. 그중 6만 개가 함경도, 평안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제주도 등의 방언이다. 방언 중 8천 개의 제주말이 수록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첫 순서로 제주출신 정민자 연극배우가 양전형 작가의 ‘울어 줄 사름’과 ‘엿‘을 정감 있게 제주어로 낭독했다.

정민자 연극배우가 양전형 작가의 ‘울어 줄 사름’을 낭송하고 있다. [사진=박태진 기자]
정민자 연극배우가 양전형 작가의 ‘울어 줄 사름’을 낭송하고 있다. [사진=박태진 기자]

이어서 김민주 아나운서의 사회로 김수열 시인(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과 주영훈 겨레말큰사전 선임편찬원의 대담이 열렸다. 김수열 시인은 “커서 글을 쓰면서 제주말로 쓰는 게 부끄러울까 했는데 아니더라. 상군 ᄌᆞᆷ녀(최고 능력있는 해녀)인 어머니의 언어를 표준어로 고쳐서 써봤더니 거기엔 저희 어머니가 안보이더라. 상군 ᄌᆞᆷ녀의 모습이 싹 사라져 버리더라. 작가는 창작도 중요하지만 누구로부터 들은 소중한 언어를 그대로 전달해 주는 것도 작가의 몫이다. 죽은 뒤에라도 어딘가에 남겨 있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그분들의 삶의 흔적이라고 생각돼서 가능한 제주어로 들은 얘기들은 제주어로 남기려고 노력한다.”고 제주말로 시를 쓰게된 연유를 설명했다.

대담에서 김수열 시인이 제주어로 시를 쓰게된 연유를 밝히고 있다. [사진=박태진 기자]
대담에서 김수열 시인이 제주어로 시를 쓰게된 연유를 밝히고 있다. [사진=박태진 기자]

김수열 시인은 자신이 만든 제주어 시 ’상군 ᄌᆞᆷ수‘를 직접 낭송하면서, 제주어 고유의 맛을 느끼게 해 주었다.

상군 ᄌᆞᆷ수

눈이 오나 ᄇᆞ름이 부나 죽어라고 물질허멍 돈을 모안 밧돌레길 샀주 그중 얼마는 ᄉᆞ태 때 잡혀간 큰아덜 빼내젠 허멍 ᄑᆞᆯ고 ᄄᆞ시 얼마는 전쟁 나난 ᄌᆞᆨ은아덜 군대 가는 거 빼내젱 허멍 ᄑᆞᆯ고 마지막 남은 건 ᄉᆞ태 때 결국 죽어분 큰아덜 대신 큰손지 대학 공부 시키저 장개 보내저 허멍 몬 ᄑᆞᆯ고 이젠 매기독닥 펀찍

살아있는 섬에게 무릎 꿇어 잔 올리고 싶다

(표준어)

상군 해녀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죽어라고 물질하여 돈을 모아 조그만 밭들을 샀지 그중 일부는 (4·3) 사태 때 잡혀간 큰아들 빼내려고 팔고 또 일부는 (6.25) 전쟁 나니까 작은아들 군대 가는 거 빼내려고 팔고 마지막 남은 건 (4·3) 사태 때 결국 죽은 큰아들 대신 큰손자 대학 공부 시키고 장가 보내면서 다 팔고 이젠 아무것도 없어 깨끗해

살아있는 섬에게 무릎 꿇어 잔 올리고 싶다

뚜럼브라더스가 강덕환의 시 ’ᄒᆞᆫ잔 해불게‘ 제주어 시를 노래하고 있다 [사진=박태진 기자]
뚜럼브라더스가 강덕환의 시 ’ᄒᆞᆫ잔 해불게‘ 제주어 시를 노래하고 있다 [사진=박태진 기자]

이날 행사엔 이색적인 출연자도 있었다. 제주어를 지키고 널리 알리고 있는 뚜럼브라더스는 김수열의 시 ’보말죽‘, 강덕환의 시 ’ᄒᆞᆫ잔 해불게‘, 박순동의 시 ’먹엄직이 살암직이‘ 등 제주어 시를 유쾌하게 노래로 풀어 냈다.

이번 행사는 언어, 표준말, 방언, 사투리 등 한편으로 보면 너무 논리적으로 흐를 수 있고, 좀 딱딱해질 수 있는 소재를 제주의 문인들이 직접 낭송하고, 지역연예인이 출연하여 노래로 정감 있게 부르는 시간을 마련함으로써 흥겨운 뮤지컬을 보는 느낌도 가질 수 있었다. 또 방청객들도 익히 알고 있는 듯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다.

한편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위원회는 지난해 ▲부산(7월) ▲전주(9월) ▲청주(11월)를 찾아 시민과 직접 소통하고 남⋅북한과 해외 지역의 겨레말을 집대성한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올해도 제주에 이어 9월에는 강원도에서 행사를 열 예정이다.

/제주=박태진 기자(ptj1957@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겨레말 제주 나들이 “제주어는 보물“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