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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주범, 누구냐 넌" 중개사? 컨설팅사?


전문가 "과한 전세대출, 매매수요 없는 시장…전세사기 발생할 수밖에"
"계약 때 전면에 공인중개사 있지만 뒤에 숨은 기획 컨설팅업체가 머리"
"중개 이후 보증금사고 발생 시 공인중개사가 일부 배상토록 해야"

[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경기 부천에서 공인중개사 D씨가 6개월 동안 신축빌라 34건의 임대차계약을 집중 체결한 사실이 확인됐다. D씨는 신축빌라 소유주들이 자신들의 물건에 대해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해 주면 보증금의 0.2% 수준을 지불하겠다는 제의를 해오자 이를 수용했고, 거래성사 후 리베이트를 받았다.

전세사기 피해가 작년부터 급증해온 가운데 불법 부동산 컨설팅 업체와 건축업자 등이 집단 사기를 계획·실행하는 사안에 대한 근본적인 방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아파트 출입구에 경매반대 호소문이 붙어있다. [사진=안다솜 기자]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아파트 출입구에 경매반대 호소문이 붙어있다. [사진=안다솜 기자]

국토교통부가 최근 전세사기 의심 공인중개사를 특별점검한 결과, 점검 대상 공인중개사 242명 중 99명(41%)의 위반행위 108건을 적발됐다.

주요 위반행위로는 매도인, 공인중개사 등이 짜고 보증금을 편취하기 위해 매매계약 후 매수인의 소유권이전등기 전에 매도인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거나, 중개보조원, 중개알선인 등 무자격자가 중개행위를 하면서 계약서 작성 대가로 공인중개사에게 일정 금액을 제공하는 등의 유형이 적발됐다.

점검결과에 따르면 무등록 중개가 41건, 컨설팅 업체로부터 리베이트 수령, 무자본 갭투자 등이 5건, 등록증 대여 2건, 공인중개사가 아닌 자가 유사 명칭 사용 5건으로 확인됐다.

불법 부동산 컨설팅 업체의 수법으로는 빌라왕 사건이 대표적이다. 시세(분양가)가 4억원 정도인 매물을 건축주에게 비싸게 팔아주겠다고 접근해 4억 2~3천만원에 전세매물로 내놔 세입자와 전세계약을 맺는 것이다. 차익을 리베이트로 챙기고 명의를 빌려줄 '바지 사장'을 내세워 건축주나 기존 임대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해 집주인을 바꾼다.

아파트의 경우 분양 거래량이 많고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을 통해 주변 시세를 파악하기 쉽지만 신축 빌라는 적절한 공시 가격 등이 없어 시세 파악이 쉽지 않다는 점을 악용했다.

일반적인 부동산 컨설팅 업체는 부동산 개발과 투자, 활용 등에 관한 상담이나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업체로 부동산 '중개거래'를 하는 공인중개사무소와 다르다. 현행법상 부동산을 중개하기 위해선 공인중개사 자격이 있어야 해 컨설팅 업체의 중개거래는 불법이다.

전문가들은 공인중개사의 책임 강화, 불법 컨설팅 업체와 건축업주들을 단속·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은 공인중개사가 전면에 나와있지만 뒤에서 (전세사기를) 설계하는 컨설팅 업체가 있다. 그들이 빌라왕도 만들고 중개사한텐 수수료를 줄 테니 많이 팔고 임대하라고 한 것"이라며 "공인중개사의 경우, 국가공인 자격이 있기 때문에 쉽게 처벌하고 적발할 수 있는데 건축업자들이 직접 사기에 뛰어드는 경우와 컨설팅 업체가 주도하는 부분은 크게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를 들어 건축업자들이 빌라를 지어서 팔아야 하는데 다들 아파트는 사도 빌라는 사지 않는다. 그래서 빌라는 전세 수요는 있어도 매매 수요는 없는 시장이 됐다"며 "전세사기든 아니든 전세 때문에 문제가 생길 게 뻔한 상황인데 이에 대한 대책이 없다. 공인중개사를 처벌해도 시장구조가 이렇게 형성된 이상 사기는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빌라도 실거래가 신고가 있긴 한데 신축이니까 가격을 올려서 신고하는 게 문제라 정부에서 나서야 한다"며 "공인중개사에게 페널티를 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잡을 수 있다. 공인중개사는 해당 지역의 땅 시세를 잘 알고 있다. 건축비도 다른 빌라들과 비슷하다는 걸 알고 있을 테니 일정 금액 이상 보증금을 받으면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인중개사가 (보증금)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 대해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항목과 사고 발생 시 30% 배상한다든지 하는 등의 내용을 계약서에 포함하는 방법이 있다"며 "미국 같은 경우는 변호사가 법적인 문제를 다 확인하고 추후 문제가 생기면 책임지는 것을 전제로 수수료를 받는다. 우리나라는 중개 거래 이후의 문제에 대해선 불이익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빌라 시장의 생태에 관해선 전문가 입장이 엇갈렸다. 임재만 교수는 "빌라가 팔리지 않으면 어떻게든 집을 처분할테니 바지사장이라도 앉혀서 임대를 끼고 넘길 수 있다.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 시장은 지금처럼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빌라는 저렴한 주택이라 서민, 청년들이 거주하면서 주거상향을 꿈꾸는 곳인데 이게 사라지면 아파트 아니면 지·옥·고(반지하, 옥탑방, 고시원) 같은 것밖에 남지 않을 수 있다. 빌라 시장의 생태를 살리면서 전세사기가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비해 한문도 교수는 "열심히 돌아다니면 빈집이 많고 신축도 임대 붙여놓은 곳들이 많은 상황"이라며 "여기저기 분양이 되지 않고 있다. 또, 집이 부족하다면 건축업자들은 집을 지을 수밖에 없다. 공단 앞 등에 수요 맞춰서 짓긴 하는데 사기를 치니까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는 전세대출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 전세 대출을 폐지하거나 대출 비율을 낮추면 비싼 가격의 전세는 수요가 없어지고 적정 한도에서 가격이 맞춰질 것"이라며 "지금 지방에 보증금이 집값의 130%가 넘는 경우도 꽤 있다. 전세대출의 경우 전세보증 때문에 소득을 따지지 않고 해주고 있다. 그런데 전세가격이 높아져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면 세입자가 피해를 보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안다솜 기자(cott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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