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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알아보고, 사회적 관계 만드는 신경세포 있었다


IBS 연구팀, 뇌 속 해마 CA1 영역→타인과 상호작용 핵심 역할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인간을 포함한 사회적 동물은 다른 개체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살아간다. 상호작용 과정에서 서로 다른 개체를 인식하고 이전 상호작용으로 축적된 그 개체와 관련된 정보를 기억에서 끄집어낸다.

새로운 정보를 추가해 통합하는데 이러한 능력은 사회적 관계를 수립하는 데 기본이 된다. 뇌에서 이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단장 이창준) 이도윤 연구위원 연구팀은 생쥐 행동 실험과 뇌신경 이미징 기술을 이용해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인식할 때 활성화되는 개체 인지 신경 세포, 인식된 개체와 관련된 가치 정보를 처리하는 신경 세포가 해마의 CA1 영역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회전하는 원판 위에 고정된 생쥐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무작위적인 순서로 실험쥐에게 제시된다. 실험 쥐는 제시된 생쥐를 인식하고 물보상과 연관돼 있는지를 기억, 물보상 포트를 핥아서 응답하는 것을 학습한다. [사진=IBS]
회전하는 원판 위에 고정된 생쥐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무작위적인 순서로 실험쥐에게 제시된다. 실험 쥐는 제시된 생쥐를 인식하고 물보상과 연관돼 있는지를 기억, 물보상 포트를 핥아서 응답하는 것을 학습한다. [사진=IBS]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생쥐가 개체 간 차이를 구분하는 행동 실험 장치를 새롭게 고안했다.

회전하는 원판 위에 고정된 두 마리의 생쥐 중 한 마리가 무작위적 순서로 실험 대상 생쥐에게 제시된다. 특정 한 마리가 제시되는 경우 장치에서 물이 실험 대상 생쥐에게 보상으로 공급된다.

다른 생쥐가 제시되는 경우는 그렇지 않다. 일명 ‘Go-NoGo 실험’이다. 연구팀은 이 실험으로 생쥐가 개체를 구분하는지를 확인하고, 실험 동안에 생쥐의 뇌신경 세포 활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생쥐는 짧은 시간 서로의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 개체를 구별할 수 있었다. 해마 CA1 상단부 영역이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이 해마 CA1 영역에 신경억제물질을 주입해 해당 영역을 억제했을 때, 실험 대상 생쥐가 제시된 쥐들을 구별하지 못했다.

뇌 심부의 신경 세포 활성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2광자 현미경(Two-Photon Microscopy, 2개의 광자를 이용해 가시광선 보다 파장이 긴 근적외선을 사용하는 현미경)을 이용해 서로 다른 생쥐를 구별해 인지하는 신경 세포가 CA1 영역에 있음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개별 개체와 연관된 가치 정보를 처리하는 신경 세포도 해마 CA1 영역에 존재한다는 것을 파악했다. 사회적 경험에 대한 개인의 주관적 평가를 특정 개인의 가치 정보(긍정, 부정 등)와 연관시키고, 그 가치를 갱신하는 것은 사회적 관계 형성에 중요하다.

예를 들어 특정 개인과 우정을 쌓는 데에는 상대와 교류하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보람이 있었는지 평가하는 것이 필수인 것과 같다.

이런 가치 정보를 처리하는 신경 세포의 활성은 생쥐와 아무런 상관없는 냄새(시트랄과 부탄올)를 연관시킨 행동 실험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다. 뇌에서 다양한 자극과 가치 정보를 연관시키는 작업이 이뤄질 때, 해마 CA1 영역은 자극이 생쥐일 때만 가치 정보를 연관시키는 것이다. 이는 해마 CA1 영역이 사회적 연관 기억 형성에 선택적으로 기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의 생쥐를 이용한 개체 인지의 신경 기전 연구는 주로 해마의 CA2 상단부 영역과 CA1 하단부 영역에 집중한데 반해 이번 연구에서 CA1 상단부 영역이 중요하게 기능함을 밝혀냈다.

기존 연구은 단순히 처음 보는 쥐와 친숙한 쥐를 구분하는 행동 실험에 그쳐, 실험 결과가 실제 개체 고유의 특성을 인지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해석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실험에 이용된 생쥐는 수컷 형제 쥐로 성별, 연령과 유전적 구성이 동일하고 실험 대상 생쥐와 동일하게 친숙했다. 이는 오로지 개체의 고유한 특성에 따라 생쥐를 구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험 결과의 높은 신뢰도를 시사한다.

이번 연구를 이끈 이도윤 연구위원은 "긍정적 또는 부정적 상호 작용을 통해 얻은 개인에 대한 가치 정보가 우리 뇌에서 어떻게 표현되고 저장되는지를 파악한 연구결과"라며 "우리 뇌가 다양한 사회적 상호 작용을 통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타인에 대한 기억과 연관된 정보를 처리하는 뇌 기능에 이상을 보이는 자폐와 같은 정신 질환을 이해하고, 치료 방법을 제안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 결과(논문명: Dynamic and stable hippocampal representations of social identity and reward expectation support associative social memory in male mice)는 네이처 자매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5월 5일 온라인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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