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불완전판매 이슈로 자산운용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신뢰성을 제고하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선 자산운용업계가 자본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하며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왔다.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는 '2023년 제4차 자본시장 릴레이 세미나'가 개최됐다.
기조발표에서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이사는 고령화와 핀테크의 성장이 기존 금융회사를 위협하고 있으며 신뢰 회복을 기반한 건전한 투자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소비자 보호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과반에 이르는 국민들이 금융회사가 소비자 보호에 노력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파생결합증권(DLF)·사모펀드 사태 등 불완전판매 이슈로 금융회사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 대표이사는 금융업의 전반적인 신뢰 저하는 고객의 투자 유인을 저해하고 성장을 방해한다고 봤다. 신뢰 상실은 고객 이탈,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기업 생존과 직결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고객과의 신뢰가 초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뢰 회복에 기반한 효율적인 자산운용·자문 역량 제고를 통한 고객 자산의 '안정적인' 증대가 자산운용업의 본질"이라며 "운용업계는 직접투자 중심의 투자문화를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랩어카운트 상품 등을 통한 간접·분산 투자 위주로 바꿀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외부위탁운용관리자(OCIO) 시장의 성장에 대비해 해외 진출 방안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모펀드 운용규제합리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일반 공모펀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액티브 펀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좋은 상품이 만들어져야 하며 상품 판매가 활발히 되기 위해선 제도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공모펀드 규제 개선 방안으로 ▲액티브 펀드 활성화 유도, ▲다양한 투자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접근성 제고, ▲판매보수·수수료 체계의 유연화, ▲선취 수수료나 판매보수 대신 고객으로부터의 자문보수 수취를 유도하고 강화, ▲판매채널 다각화, ▲과도한 운용보수 인하 경쟁 지양, ▲성과연동형 운용보수의 활성화, ▲소규모펀드 정리 강화 등을 제시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인 투자자의 대체 투자 접근성 제고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기존 벤처투자기구로는 시중 유동성이 모험자본으로 유입되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혁신 벤처기업에 특화된 투자기구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더불어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가 특화 벤처투자기구로서의 제반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다른 나라와 같이 세제지원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소득공제에 따른 의무보유기간은 상장주식의 유동성 저하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선 고영호 금융위 자산운용과장, 박해현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전략부문 상무, 배승욱 벤처시장연구원 대표,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혁신정책본부장, 이진영 NH아문디자산운용 마케팅전략 본부장 등이 참석해 자산운용업계 수익률·신뢰성 제고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고 자산운용과장은 "공모펀드 방향성은 풀기 어려운 과제가 많다"며 "펀드에 대한 운용회사의 신뢰가 떨어지는 것도 동의하고 보완해 나가는 과정이 지난하더라도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업무 계획에 집어 넣은 것이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 종합방안'이었다"며 "활성화 방안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공모펀드를 만드는 부분에서 판매사나 운용사, 정부 입장에서 어떤 것을 생각할 수 있을지 터놓고 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이런 접근이 운용규제 측면에서 합리화에만 치중됐다면 지금은 투자자 쪽에서도 별도 조사를 하고 있다. 여러 부분의 의견을 잘 살펴보겠다"고 알렸다.
또한 BDC의 세제 혜택에 대해 "세제지원은 초반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제도 자체가 도입이 안 됐기 때문에 아직 논의하긴 이르다. BDC 관련 법안이 나와있는데, 국회랑 잘 협의해서 신속하게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첨언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앞으로도 최근 경제여건의 변화와 펀드 시장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제도 개선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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