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 테니스로" 패션업계 방향 전환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골프에 빠져있던 계층이 테니스로 속속 전환되고 있다는 흐름을 포착한 패션 업계가 테니스족 사로잡기에 나섰다. 테니스 의류와 용품 출시에 그치지 않고 테니스 행사를 개최하는 등 볼거리까지 제공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테니스 시장 규모는 2021년 2천500억원에서 지난해 3천억원으로 1년 사이 20% 성장했다. 올해는 3천600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테니스 인구는 약 60만명으로 추산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3일 잠실 롯데월드몰에 테니스 관련 제품 쇼핑부터 레슨까지 가능한 체험형 테니스 매장을 오픈했다. 약 150평 규모로 다양한 테니스 브랜드 제품을 선보인다. 실제로 테니스 코트가 마련되어 있어 고객들은 직접 테니스 용품을 사용해 볼 수 있다. 전문가로부터 레슨도 받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 매장을 국내 테니스 문화를 선도할 복합 문화공간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오는 19일부터는 롯데백화점 6개 점포에서 대형 테니스 팝업 행사를 진행한다. 지난해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진행하며 10일간 약 20만명의 고객들이 방문한 행사를 확대한 것이다.

LF가 전개하는 리복은 테니스화가 운동용이 아닌 일상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테니스 코트화 '클럽 C 85' 스니커즈를 주력 아이템으로 삼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 10월 테니스화를 주제로 일주일간 진행한 성수동 팝업스토어에는 약 5천명이 방문했는데, 방문자의 약 70%가 2030 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니커즈의 인기에 리복은 올해 봄·여름 시즌 테니스 테마의 의류 라인을 새롭게 출시하고, 테네스 콘셉트의 의류와 신발을 묶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LF는 리복을 통해 통해 남성복·여성복·액세서리·골프웨어에 이어 급성장하는 스포츠 웨어를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핵심 축으로 삼아 패션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스포츠가 일상이 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휠라는 올해 테니스웨어 출시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체험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이틀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테니스 축제 '2023 화이트오픈 서울'을 열었다. 테니스 마니아를 대상으로 한 체험형 프로그램 패키지는 빠른 시간에 품절됐고, 이형택 감독의 원포인트 레슨에도 참가 신청이 몰렸다.

또한 휠라는 지역별 핵심 매장을 테니스웨어 모티브로 매장 인테리어를 재단장할 계획이다.

코오롱FnC는 3년간의 재정비 기간을 거쳐 스포츠 브랜드 헤드를 재론칭했다. 헤드는 올해 봄-여름 시즌 테니스웨어와 라켓을 주력으로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골프의 인기에 이어 올해에는 테니스가 친근한 스포츠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라며 "일상복과 스포츠웨어의 경계가 없는 패션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