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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 콘텐츠산업분석가 "올해 한국 음악 산업의 챕터가 바뀔 것" [원성윤의 人어바웃]


[원성윤의 人어바웃]

[아이뉴스24 원성윤 기자] 올해 초, 음악계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둘러싸고 하이브와 카카오가 격돌을 벌였다. 지난 4일 아이뉴스24와 만난 차우진 콘텐츠산업분석가는 "올해가 한국 음악 산업의 챕터가 바뀌는 순간이 될 것"이라며 의의를 밝혔다. 케이팝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며 다양한 확장성을 보여줄 것으로 예측했다. 이하는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차우진 콘텐츠산업분석가는 "올해가 한국 음악 산업의 챕터가 바뀌는 순간이 될 것"이라며 의의를 밝혔다. [사진=차우진 제공]
차우진 콘텐츠산업분석가는 "올해가 한국 음악 산업의 챕터가 바뀌는 순간이 될 것"이라며 의의를 밝혔다. [사진=차우진 제공]

- 올해는 연초부터 하이브와 카카오의 SM 인수전을 놓고 꽤 시끄러웠다. 이번 사안을 음악평론가로서 어떻게 바라봤나.

국내적인 관점으로만 보면 보이지 않는 게 있다. 카카오 엔터는 사우디에서 투자를 받은 걸로 활용했고, 하이브는 그 전에도 조짐은 보였다. 인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키우는 것이었는데, 그 와중에 중요하게 봤던 뉴스는 미국 QC레이블이라는 힙합 레이블을 인수한 것이었다. 국내에서는 중요한 뉴스로 다뤄지지 않았는데, 미국에서는 굉장히 큰 사안으로 인식했다. '왜 K-pop 엔터사가 힙합 레이블을 사?' 이런 거였는데 한국 엔터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간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었다. 미국 비즈니스를 생각하면 사이즈를 계속 키우는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 하이브가 케이팝을 독점한다는 프레임으로 봐서는 안 된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SM 엔터테인먼트 사옥. [사진=SM엔터테인먼트 ]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SM 엔터테인먼트 사옥. [사진=SM엔터테인먼트 ]

- 음악시장에서는 독점이 존재하지 않는건가.

음악 시장은 제조업과 달리 하청개념이 아니다. 르세라핌이 있는 쏘스뮤직이 하이브에 있다고 해서 아이덴티티가 달라지지 않는다. 유니버설, 소니, 워너브라더스를 봐라. 유니버설 산하 레이블이 몇 개일 것 같나. 전세계에 200개가 넘는다. 하이브나 카카오가 추구하는 것도 이런 모델이다. 여러 음악을 가진 레이블을 산하에 두면서 글로벌 엔터사와 경쟁하는 방향으로 갈 거다. 그걸 전제로 놓고 보면 케이팝의 정의라든가 음악의 정의가 달라지는 거다. 이진수 카카오엔터 대표가 2018년부터 글로벌 이야기를 했는데 웹툰, 영화, 배우 모두 카카오가 가진 글로벌 자산이 있지만 음악만 없었다. 그걸 SM이 채워주게 된 거다.

- 카카오가 인수한 SM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으로 예상하나.

물론 카카오가 경영에 참여하겠지만 크리에이티브에는 관여하지 못할 것이다. 그 조건이라서 SM도 받아들인 것이다. 올해부터는 엔터사의 사이즈가 달라지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네이버, 카카오, SM과 관련된 소식은 국내가 아니라 뮤직비즈니스 전문 매체 포브스, 이코노미스트 등이 더 비중있게 다룬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하이브 사옥. [사진=하이브]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하이브 사옥. [사진=하이브]

- 올해 음악산업이 구조적으로 변화한다는 이야기인가.

올해 한국 음악 산업이나 콘텐츠 비즈니스의 챕터가 바뀌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고 본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미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음악과 영화 산업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회사를 인수하거나 투자를 받는 일들도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1980년대 말에 소니가 CBS 레코드와 컬럼비아 픽쳐스를 인수하면서 현재의 소니 엔터테인먼트가 만들어졌다. 그런 일들이 다시 벌어질 지도 모를 일이다.

- 케이팝이 해외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가지게 된 것은 산업적으로 어떤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음악으로 돈을 벌려면 공연과 음반, 그리고 팬덤이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팬덤을 가지고 있는 아티스트가 테일러 스위프트, 비욘세 정도다. 그런데 케이팝은 이런 구조를 만들었다. 팬들을 만들어놓고 투어를 돈다. 그래서 케이팝이 중요한 거다. 전체 음악시장의 롤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에서 배출한 뉴진스. 차우진 분석가는 "음악 산업이 돈을 버는 건 아티스트의 매력을 기반으로 상품을 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어도어]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에서 배출한 뉴진스. 차우진 분석가는 "음악 산업이 돈을 버는 건 아티스트의 매력을 기반으로 상품을 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어도어]

- 일종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는 건가.

맞다. 할리우드가 영화 산업으로 성장할 때는 스타시스템을 통해 구조화를 했다. 케이팝은 이런 모델을 개척한 거다. 그 모델 자체가 흥미로운 거다. 음악 산업이 돈을 버는 건 아티스트의 매력을 기반으로 상품을 파는 것인데 이게 음악IP로 자리잡으면서 저작권, 인접권 개념까지 더 해져서 산업 구조가 자리잡히고 있는 것이다.

- 음악으로 돈을 버는 건 어떤 개념이 있을까.

음악은 큰 돈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수익을 만들 수 있다. 발매된지 50년이 지난 음악도 돈을 벌 수 있다. 음악에서는 그걸 카탈로그라고 부른다. 얼마나 많은 곡을 가지고 있나라는 것에서 비즈니스가 만들어진다. 음악 퍼블리싱을 하는 회사가 중요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SM 3.0을 보면 퍼블리싱 회사를 만든다는 내용이 있다. 퍼블리싱에서 수익이 안정적으로 나오고, 곡의 권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케이팝 음악을 보면 작곡가가 대부분 외국인이고, 권리 관계가 복잡하다. 에스파의 노래에 대한 권리를 SM이 모두 관리하진 못한다. 그래서 퍼블리싱을 조직 구조에 넣으려는 거라고 본다.

SM 엔터테인먼트의 그룹 레드벨벳이 온라인으로 진행된 새 미니앨범 'The ReVe Festival 2022 - Birthday'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SM 엔터테인먼트의 그룹 레드벨벳이 온라인으로 진행된 새 미니앨범 'The ReVe Festival 2022 - Birthday'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 케이팝에서 아이돌 없이 이제 비즈니스를 하기 어려운걸까.

인디펜던트, 솔로 가수... 모두 나올 수는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규모를 키워가는 건 어려울 거다. 좋은 음악을 만드는 건 너무 중요하지만, 유튜브를 한다고 해도 주목 받기 어렵고 팬을 만드는 것도 어렵다. 아이돌 그룹은 최소 4명 이상의 그룹의 형태로 활동하면서 한 명 한 명이 브랜드와 연결되고, 팬을 만들고, 활동을 계속 만드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게 음반을 팔기 위해 작동한다. 음악 산업의 거의 모든 문제는 음반이 안 팔린다는 점에서 시작된다. 음반이 팔리지 않으면 다른 활동을 해야만 한다. 그래서 개인 돈으로 이 사업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그럴려면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플랜이 필요하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대단하지만, 그런 아티스트는 수십년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한 경우다. 장사로 비유하면, 과거엔 동네에서 내가 음식을 잘 만들면 성공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투자를 받고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 일각에서는 K팝이 롱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기도 하는데.

케이팝은 카카오, 하이브, 에스엠을 보면서 챕터가 달라진다. 짐작하건대 우리가 알고 있던 케이팝이 아닌 형태가 될 것이다. 가령 100% 외국인으로 구성된 케이팝 그룹이 나온다든지, 우리가 기대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형태로 변형돼 우리 앞에 나타나게 될 것이다. 하이브, 유니버설, SM이 미국에서 합작해서 아이돌 오디션을 보는 프로그램이 나올 것이다.

- '차우진의 TMI(Tech, Music, Inspired) 뉴스레터'가 지향하는 바가 독특하다. 통찰력과 리더십을 배우게 한다는 점인데.

이제 콘텐츠를 파는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 음반을 파는 게 끝났고, 극장을 가는 게 끝이났다. 뉴스레터는 뉴스레터 콘텐츠보다는 콘텐츠 비즈니스를 모델링을 한다고 생각하고 시작했다. 1주일에 2시간씩 줌 미팅, 한달에 한번 책 모임 (온라인), 오프모임 한번 등 경험을 파는 모델을 하려고 하고 있다.

- 뉴스레터를 보면 A.I가 음악산업을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꽤 관심을 갖고 있던데.

엄청나게 큰 일이고, 변화인 거는 맞다. 그렇다고 완전히 없었던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니다. A.I가 만든 음악에 대한 저작권을 누가 가져가느냐의 문제다. 1980년대에 디스코텍이나 댄스 플로어에서 DJ가 이미 있는 음악을 레코딩해서 뒤로 돌리고 빨리 돌리고, 다른 음악을 섞고 그렇게 해서 재밌는 걸 만들어냈다. 결국 리믹스로 발매하고 수익을 쉐어했다. 인공지능에게 비틀즈 음악을 만들어달라고 하면 다 만들어준다. 문제는 인공지능이 학습을 비틀즈 노래로 했다는 게 이슈다. 스포티파이는 인공지능이 노래를 학습하지 못하도록 막겠다고 했다. 앞으로도 꽤 논쟁적인 주제가 될 거다.

/원성윤 기자(better201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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