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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의 꿈 '한국판 록히드마틴',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이룬다


'육·해·공 통합 시스템' 기업 닻 올린다
한화, 방위산업 2030년 '글로벌 톱10' 도전 본격화

[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한화의 방산분야 사업을 '한국판 록히드 마틴'처럼 키우자." 이제는 너무 유명해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숙원이다. 2014년 말 김 회장이 이같이 언급한 이듬해 한화는 삼성의 화학, 방산분야를 통째로 인수합병하는 '빅딜'을 성사시키며 종합 방산기업의 초석을 놓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오른쪽)과 장남 김동관 부회장 [사진=뉴시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오른쪽)과 장남 김동관 부회장 [사진=뉴시스]

그리고 지난 27일 사업 재편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기업 결합을 조건부 승인하며 '육·해·공 통합 시스템' 기업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다 무산된 뒤 장남인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15년 만에 인수 작업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

한화그룹은 에어로스페이스 등 5개 계열사가 대우조선해양 주식 49.3%를 취득하는 기업 결합이 조건부 승인되며 새로운 '한화오션'의 닻을 올릴 채비를 마쳤다. 공정위 시정 조치에 따라 한화는 앞으로 3년 동안 경쟁사 차별 및 영업비밀 유출 금지 의무 등을 준수해야 한다.

◆방산·그린에너지 시너지…글로벌 기업 도약 기대

한화는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방위산업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키운다는 전략을 펴며 지난해 3개 계열사에 흩어졌던 그룹 방위산업 분야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하는 작업을 마쳤다. 여기에 대우조선이 보유한 글로벌 수준의 설계·생산 능력까지 더해지면서 대우조선의 조기 경영정상화는 물론이고, 지속가능한 해양 에너지 생태계를 개척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LNG, LPG를 추진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장비와 휘발성 유기화합물 복원 설비(VOC RS) 등 대우조선해양의 최신 친환경 기술이 대거 적용된 셔틀탱커의 운항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LNG, LPG를 추진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장비와 휘발성 유기화합물 복원 설비(VOC RS) 등 대우조선해양의 최신 친환경 기술이 대거 적용된 셔틀탱커의 운항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HSD엔진 인수 작업에도 속도를 내며 조선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HSD엔진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고, 기업결합 승인 심사를 거쳐 3분기 중으로 인수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인수 작업까지 완료하면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한화의 사업구조 재편도 사실상 마무리되는 것이다.

한화가 현재 함정 전투체계·레이더·발전기 등을 공급하고 있는 만큼 이번 인수로 구축함·잠수함 등 특수선 분야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아울러 특수선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9 자주포 등 기존 무기·탄약 체계에 특수선 분야까지 아우르면서 '2030년 글로벌 10대 방산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또 액화천연가스(LNG)·수소·암모니아 등 한화의 에너지 분야 역량과 대우조선해양의 에너지 생산 설비·운송 기술 분야 역량이 더해지면서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새롭게 구축할 수도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경쟁력을 갖춘 해상풍력설치선을 활용해 한화솔루션이 미국과 유럽의 해상풍력발전 시장에 본격 진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화는 이번 인수를 통해 해양 에너지 생태계를 개척하는 '글로벌 그린에너지 메이저' 위치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6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달튼에 위치한 태양광 모듈 공장에서 미국 최대 태양광 밸류체인 프로젝트 ‘솔라허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화]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6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달튼에 위치한 태양광 모듈 공장에서 미국 최대 태양광 밸류체인 프로젝트 ‘솔라허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화]

◆'한국판 록히드마틴' 진두지휘한 김동관 부회장

한편, 한화는 이번 인수로 '자산총액 100조원' 클럽 가입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자산총액 기준 재계 순위는 7위를 유지하지만 산술적으로 총액이 95조원대로 늘어나면서 현재 6위인 롯데그룹(130조원)과의 격차를 좁히게 된다.

그룹의 오세 3세에 대한 승계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는다. 현재 핵심 그룹사인 ㈜한화·한화솔루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략부문장·대표이사 등을 겸임하고 있는 장남 김동관 부회장 중심의 승계 구도가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그룹의 체질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 방산 부문 사업 구조 개편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김 부회장이 이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7일 1분기 매출 1조9천270억원, 영업이익 2천28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65%와 385%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2분기 연속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회사의 방위산업 수출이 처음으로 내수 매출 규모를 넘어서는 등의 성과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와 기간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당국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며 "단순한 이익 창출을 넘어 일자리 창출, K-방산 수출 확대 등 국가경쟁력 강화에도 일조하고, 침체된 거제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발전에도 큰 활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지용 기자(jyk8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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