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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컨슈머 아니에요?" 엉터리 리뷰에 이커머스 '진땀'


부적절한 내용으로 리뷰 달리기 일쑤…실시간 모니터링 어려워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엉터리 상품 사진을 리뷰랍시고 달아놓는건 블랙컨슈머급이라고 봐도 무방한 것 아닐까요?"

이커머스 업계가 사진·동영상 리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구매 제품과 관계없는 광고성 거짓 리뷰가 적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이커머스에서 판매되는 이불 제품 리뷰에서는 이불과 관련 없는 타사 홈페이지 사진, 과일, 꽃, 방바닥 사진 등이 눈에 띈다. [사진=화면 캡처]
한 이커머스에서 판매되는 이불 제품 리뷰에서는 이불과 관련 없는 타사 홈페이지 사진, 과일, 꽃, 방바닥 사진 등이 눈에 띈다. [사진=화면 캡처]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업체들이 사진 리뷰에 적립금을 제공하거나 우수 리뷰어를 선정해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리뷰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글로 적는 후기에 비해 시각적으로 생생한 전달이 가능함에 따라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아직은 동영상에 비해 사진 리뷰가 많지만 동영상 리뷰도 적극 도입하는 추세다. 글이나 사진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하지만 해당 제품에 관련 없는 사진과 영상도 쉽게 발견된다. 게시하는 과정에서 사진이나 영상 파일의 첨부를 필수로 요구하고 있지만 올바른 사진인지 별도의 검토가 이뤄지지 않아 관련 없는 파일을 올려도 그대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일례로 한 이커머스에서 판매되는 이불 제품 리뷰에서는 이불과 관련 없는 타사 홈페이지 사진, 과일, 꽃, 방바닥 사진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글자 수를 채우기 위해 '잘 받았습니다', '좋아요' 등 같은 문장을 반복하는 리뷰도 많다. 최근 100개의 사진 리뷰 중 약 20개가 제품과 무관한 사진이다.

이 업체는 사진을 첨부해 리뷰를 작성한 구매자에게 글만 썼을 때와 비교해 8배가 많은 포인트를 지급하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적립금을 더 받기 위해 사진 리뷰를 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유사한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업체 관계자는 "별도의 팀을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고, 상품과 무관하거나 부적합한 상품평을 등록한 사례가 3건 이상 발견되면 검수를 통해 적립금 지급이 제한된다"라고 밝혔다.

리뷰 공간이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 제공이라는 취지에서 벗어나 광고로 이용되는 경우도 있다. 사전에 긍정적인 리뷰를 약속하고 일부 소비자에게 제품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리뷰를 확인한 후 구매 금액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특정 제품의 리뷰 공간에 전혀 다른 제품에 대한 광고를 버젓이 올리는 사례도 있다.

직장인 고 모 씨는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 사용자 후기를 제일 먼저 살펴보는데 개수는 많지만 막상 도움이 되는 정보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동영상 리뷰의 경우에도 5초 분량일 경우 말 그대로 제품을 5초 동안 비추는 것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아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부적절한 리뷰로 신뢰를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발생하자 이커머스는 적립금 제도를 재정비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양질의 리뷰 확보를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컬리의 경우 이달 1일부터 후기 적립금 정책을 변경했다. 컬리는 공지사항을 통해 "소중한 후기가 작성되도록 후기 적립금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의도와 달리 일부 사용자들이 적립금 수령만을 목적으로 무의미한 후기를 남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변경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후기 작성 개수만큼 적립금을 지급했다면 변경 후에는 동일상품 후기에 대해서는 월 1회만 적립금을 지급한다. 또한 적립금 유효기간은 6개월로, 주문 적립금 지급 시기는 배송완료 7일 후로 변경했다. 컬리는 현재 글 후기에는 50원, 사진 후기에는 100원의 적립금을 지급하고 있다.

구매한 상품이 아닌 캡처 사진, 포장 박스 사진 등 상품과 관련 없는 이미지, 동영상을 사용한 경우에는 검토 후 삭제 및 적립금 회수 조치를 할 예정이다.

지그재그는 자체 단계별 검수 가이드에 따라 100%에 가까운 검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상품과 무관한 내용이나, 무의미한 단어 나열, 광고성-정치적 의견 등의 내용이 올라오면 삭제한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는데 리뷰가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리뷰를 확보하고 있다"며 "다만 실시간 모니터링에는 한계가 있어서 대부분의 업체들이 제품과 무관한 리뷰를 그대로 노출하는 상황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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