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원성윤 기자] 과거 예능 방송에서 '육사시미'라는 표현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공영방송에서 일본어 '사시미'(刺身)를 그대로 쓰는 게 맞느냐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한 출연진이 육회집에서 주문을 하면서 "이모, 육사시미"라고 말하자 자막에서도 '육사시미'라고 달았기 때문이다. 담당 PD는 "대체어가 없었다"면서도 공식 사과를 했다.
사실 이는 '조어'(造語)를 만들지 않은 탓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육회'라는 용어가 있긴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육회는 설탕, 소금, 간장, 마늘, 참기름, 배즙 등이 들어가 조미가 된 음식이기 때문에 '날 것'을 뜻하는 '회'와는 거리가 다소 있다. 때문에 양념이 들어가지 않은 육사시미를 '육회'라고 불러야 한다고 하지만, 이미 고착화된 단어라 바꾸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육사시미를 바꾸는 것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생고기', 대구·경북에서는 '뭉티기'라고 부르고 있다. 당시 논란이 벌어진 게 2009년 5월이었지만, 이후에도 별다른 논의가 없었다. 국립국어원이 2019년에 한 질문자가 '육사시미' 대체어를 묻자 "순화어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답했다. 국립국어원의 건설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늘 소개할 집이 논란의 단어 '육사시미'와 '육회'를 모두 팔고 있는 집이다. "서울에서 왕복 3시간의 거리를 달려 먹고 싶을 정도의 육회비빔밥"이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이 집의 고기는 최상급을 자랑한다. 한우 암소만 주로 쓰고 있는데 무엇보다 고기의 육질이 좋다. 때문에 가격은 다소 있는 편이지만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무척 높은 편이다.
곁들여 나오는 미역국도 맛이 좋아 육회를 먹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권하기 좋다. 육전 역시 마찬가지다. 육전은 계란 옷을 잘못 입히면 소고기가 가진 고유의 향이 드러나지 않고, 전 특유의 비릿한 맛이 올라올 수가 있는데 이를 잡아주는 솜씨도 일품이다.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육전의 두께도 식감을 좋게 한다.
한우암소 육회비빔밥, 한우육개장, 한우떡국, 한우암소 육회, 한우암소 육회사시미, 꽃육 사시미, 한우초밥, 한우육전, 한우 소고기라면, 경백 오마카세 등이 메뉴로 있다. 특히 육회비빔밥과 육전이 자주 나가는 메뉴 중 하나인데, 매장에서 먹는 손님뿐만 아니라 포장해 가는 손님들도 많다.
배우 강성진씨는 지난 2019년 MBC '라디오스타'에 나와 "신구 선생님께 사진을 보여드렸더니, 거기 어디냐, 거기서 만나자고 했다"며 "드시고 너무 만족해 했다"고 말했다.
육사시미는 꽃모양으로 플레이팅해서 눈길을 사로 잡는다. 육사시미 특유의 쫄깃한 감칠맛도 흥을 돋우게 한다. 육회 역시 갖은 양념과의 조합과 궁합이 잘 맞는 편이다. 최근 몇 년간, 육회로 유명한 광장시장을 비롯해 서울의 맛집들도 다녀봤지만 이집의 맛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경백은 '노키즈 존'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 손님들은 포장을 해가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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