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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피플] <소리샘> 목소리 주인공 성우 '윤미나'


 

드라마 속 친숙한 목소리

목소리로만 드라마 출연을 단골로 하는 사람이 있다. 누굴까? 내레이션을 말하는 건가? 정답은 바로 ‘소리샘 아가씨’다. 소리샘 아가씨? 그게 누구지?자, 눈을 감고 생각해 보자.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과 다툰 후 사과를 하기 위해 휴대폰으로 전화를 건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통화연결음만 들려올 뿐,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결국 전화는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된다. 이 때 들리는 목소리.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되오며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음성녹음은 1번, 호출번호를 남기시려면 2번을 눌러주세요.”

SK텔레콤의 음성사서함인 소리샘이다. 소리샘의 이 안내멘트는 휴대폰에 전화를 걸어본 사람들 대부분 한번씩은 들어봤을 것이며, 그동안 많은 드라마나 영화 등을 통해서도 접할 수 있었다.

영화 <쉬리>에서 주인공 한석규가 김윤진을 죽인 뒤 듣는 음성사서함을 듣는 장면에서도 소리샘이 등장한다. 항간에는 이것이 기계음이라는 소문도 있었지만 분명 소리샘은 실제 사람이 내는 소리였다. 광화문 성곡미술관 찻집에서 소리샘 목소리의 주인공인 성우 윤미나 씨를 만났다.

“원래 주로 하는 역할은 만화 속 인물 같은 거예요. ARS는 자주 녹음하는 것이 아니죠.”

그녀는 작은 역할 하나에도 자신의 내면이 투영될 수 있는, 마음을 울리는 소리가 좋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딱딱한’ ARS를 어떻게 녹음하게 됐을까.

“자주 나가는 녹음실에 목소리 샘플이 있거든요. 거기서 제 목소리를 듣고 서비스 성격에 적합하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그래서 녹음하게 된 거죠. 소리샘 녹음한 것이 지난해 말쯤 되는데 그 전에는 다른 분의 목소리였어요.”

어릴 때부터 그녀는 목소리가 남 다르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자랐다. 덕분에 좋아하는 남자친구에게 설문조사를 하는 것처럼 장난전화를 걸어보기도 했고, 고등학교 때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흉내내 야간 자율학습을 ‘땡땡이’ 치기도 했다. 이런 그녀를 잘 아는 주변 친구들은 소리샘 목소리를 듣고도 실감하지 못했다고 한다.

“친구들이 장난치는 줄 알았다며 음성메시지를 남겨놓았다더라구요. ‘삐’ 소리도 저더러 낸 거 아니냐고 까지 하던걸요.”

윤미나 씨는 사실 어릴 때부터 성우가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 축에 속한다. 초등학교 때는 내성적인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웅변대회에 나가기 시작했으며 이 때부터 자신이 무대 체질임을 체득했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는 라디오 방송인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별밤 내레이터로 선정돼 일주일에 한번씩 방송물도 먹어봤다.

“별밤 녹음 때 라디오 방송국에 갔는데 라디오 드라마 녹음 장면을 우연히 보게 됐어요. 그 때 바로 ‘저거다!’ 했죠. 그렇게 해서 성우가 되기로 결심했어요.”

사실 그녀는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8년차의 프리랜서 성우다. 6년 동안 공채시험에 10번이나 낙방한 끝에 11번째에 대교방송 공채 3기 성우로 입사한 독한 여자이기도 하다. 그 힘든 시기를 거치고 났더니 어느새 한층 성숙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케이블TV 애니원TV에서 만화 <강철의 연금술사>의 ‘알폰소 에릭’ 역을 연기하고 있다. 주로 만화 더빙을 많이 하지만 이제 다른 영역으로 옮겨가고 싶은 마음도 있다.

“요즘은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일주일에 한번 영화 대본 같은 것을 연습하기도 하고, 실제 몸으로도 연기를 해봐요. 타고난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노력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타고난 아름다운 목소리 보다 그 목소리가 가지고 있는 느낌과 깊이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성우 윤미나 씨. 이제 그녀의 목소리를 소리샘이나 만화 이외에 다른 곳에서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설영 기자 ronia@inews24.com 사진 황지희 기자 galgil2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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