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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옥 꿈마루 어린이집 원장 "어린이집 문 닫고 요양원 여는 곳도 있어" [원성윤의 人어바웃]


(3) 저출생의 위기, 어린이집을 덮치다

[편집자주] 올해 한국 사회를 강타한 두 가지 '숫자'가 있다. 첫 번째는 2022년 합계 출산율 0.78명. '저출생·고령화' 문제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사회의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지만, 결국 지난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며 위기감이 더욱 커졌다. 이는 서울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은 소멸의 위기로 이어진다. 두 번째는 2022년 사교육비 26조원 경신. 학령 인구는 감소하는데, 사교육비는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의대 집중' 현상은 날로 심해지고, 소득별·지역별 학습 격차는 더욱 커진다. 아이뉴스24는 올해 한국 사회가 당면한 ▲저출생·고령화 ▲지역소멸 ▲사교육비 급증 등 세 가지 문제에 대해 사회 각계 목소리를 듣고 해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아이뉴스24 원성윤 기자] 국·공립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박영옥 원장(서울 중랑구 꿈마루 어린이집)은 30년이 넘는 어린이집 경력 기간 동안 지금처럼 원생 수가 줄어든 적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어린이집은 86명 정원에 69명을 겨우 채우는 수준이다. 국공립 어린이집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 인원이 많았던 때를 생각하면 천지 차이다. 박 원장은 지난달 31일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진짜 금쪽이다. 어린이집에서는 더 금쪽이"라며 "출산율 저하라는 단어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박영옥 원장(서울 중랑구 꿈마루 어린이집). [사진=꿈마루 어린이집]
국공립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박영옥 원장(서울 중랑구 꿈마루 어린이집). [사진=꿈마루 어린이집]

실제 통계 자료로도 어린이집의 위기는 실감하고 있다. 전국의 어린이집 수가 4년 사이 8000여개 감소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 어린이집 수는 3만923개로, 2018년(3만9171개)보다 21.1%(8248개) 줄었다. 개인이 운영하는 가정어린이집의 경우 1만8651개에서 1만2109개로 35.1%나 급감해 여파가 크게 나타났다.

어린이집 수의 급감은 저출생의 여파로부터 비롯된다. '꿈마루 어린이집'의 경우 0세반이 한 반만 겨우 채우는 정도다. 대기 원아 수가 없다. 0세 반은 3명 정원을 채우는 데도 석 달이나 걸렸다.

박 원장은 "5년 전만 해도 대기 인원이 30명은 기본이었다"며 "당시에는 맞벌이, 저소득층 가정이 지원 점수가 높다 보니 일반 가정 아이들은 민간 어린이집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일반 가정 아이들도 대기가 없어서 정원도 겨우 채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세종 도담동 아이누리 어린이집을 방문해 아이들과 함께 아나바다 시장놀이를 참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세종 도담동 아이누리 어린이집을 방문해 아이들과 함께 아나바다 시장놀이를 참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983년 새마을유아원 교사로 첫발을 디딘 박 원장은 2000~2010년대까지 어린이집의 인기는 대단했다고 전했다. 박 원장은 "국공립 어린이집에서는 대기인원만 100명은 넘게 있었던 시절"이라며 "국공립 어린이집에서부터 민간 어린이집에 이르기까지 폐원이 속출하고 있다. 심지어 폐원하고 노인 요양시설로 전환하는 민간 어린이집도 있다"고 전했다.

어린이집을 어렵게 하는 건 까다로워진 학부모들의 요구, 선생님 구인난도 한몫한다. 박 원장은 "아이 등원하면 일거수일투족 다 책임져야 하는 선생님 입장에서는 바짝 긴장해서 상황을 살피게 되는데 내 아이만 봐달라는 학부모의 요구도 많다"며 "왜 우리 아이만 다쳤냐고 물어보면 난감할 때가 많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중간에 힘들어서 퇴사하는 교사들도 이전에 비해 많아졌다고 한다. 이 어린이집도 지난해 4명의 교사가 퇴사했고, 일전에는 두 달 만에 교사가 사표를 쓰고 나간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등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등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금만 더 참고 해보자. 처음부터 선생님이 아니지 않냐"고 했더니 해당 교사 어머니가 전화가 왔다고 한다. "우리 애가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하네요. 사표 수리 부탁드립니다."

이런 상황 속에 언론을 통해 어린이집 학대 기사가 나오면 말 그대로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박 원장은 "매달 아동학대 교육을 자체 실시하고 직장 내 괴롭힘, 교사들간 언어 폭력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 문화적 환경 조성도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원장은 "부모 나이 때는 대가족 체제에서 살다보니 가족 문화에 대한 학습이 이뤄져 가족 공동체를 형성되는 게 중요했지만 지금 세대에서는 핵가족화 되고 젊은 세대가 독립해서 살다보니 부모가 되는 연습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아이를 키우기 힘든 사회적 환경까지 만들어지다보니 저출산 문제가 더 심각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원성윤 기자(better201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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