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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범] 위험수위 넘어선 넥슨사태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

내달부터 적용되는 넥슨의 새로운 요금제를 놓고 최근 벌어지고 있는 넥슨과 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인문협) 간의 물리적 충돌을 보면 이런 생각을 지우지 않을 수가 없다.

넥슨은 '한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인문협은 '한푼이라도 덜 주기 위해' 격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 23일 인문협은 넥슨 본사앞에서 벌인 항의집회에서 본사 진입을 시도하다가 동원된 전경과의 대치 끝에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넥슨에 따르면 인문협 일부 회원은 넥슨 본사 진입 후 지하 회의실을 점거, 집기를 부수는 등 난동을 부렸다고 한다.

인문협에 따르면 건물 옥상에서는 넥슨 직원으로 추정되는 누군가가 집회 장소를 향해 수미터짜리 각목을 내던졌다고 한다.

양측의 주장이 맞다면 이번 싸움은 이미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있는 것이다.

가뜩이나 게임이 사회적으로 폭력성을 전이시키는 '주범'으로 의심받고 있는 가운데, 이렇게 막나가도 되는 걸까.

우선, 인문협에 묻고 싶다. 과연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싸워도 되는 걸까.

그날 넥슨측 대표는 협상 테이블에서 합의 의사를 비췄다가 번복했고, 이 사실이 밖으로 알려지면서 집회 분위기는 돌변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무단 난입은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 아무리 인문협이 이번 싸움에서는 여러모로 약자라고 해도 말이다.

넥슨에도 묻고 싶다.

넥슨은 공생관계에 있는 PC방 업주들과의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이달초 기습적으로 내달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요금제를 발표했다.

자사가 스스럼없이 얘기하듯 PC방 업주들을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면 당연히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하지 않았을까.

하나의 게임을 내놓기 위해 수많은 테스트 단계를 거치지 않는가.

카트라이더 이용자 수가 전국민의 4명 중 1명에 달한다.

이 점만 믿고 자만심에 도취돼 PC방 업주들이 대들어봐야 별 수 있겠느냐고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새로운 요금제는 수백%의 인상 효과를 낸다"는 인문협의 주장에, 넥슨은 "대형 PC방 일부만 그렇지, 중소 PC방을 중심으로 전체 중 60% 이상은 오히려 요금이 줄어 든다"고 반박해 왔다.

또 가뜩이니 과열경쟁으로 살림살이가 어려운 중소 PC방은 자사의 새로운 요금제가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넥슨의 주장은 명분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넥슨이 새로운 요금제를 실시하면 모르면 몰라도 PC방에서 거둬 들이는 수입이 늘으면 늘었지, 줄지는 않을 것이다.

캐주얼 게임 하나로 대작 게임을 능가하는 수입을 벌어 들이고 있는 넥슨을 보면서 '있는 회사가 더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인지상정은 아닐까.

지난 25일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된 4차 협상이 별 소득없이 끝났다.

인문협은 내일 오후 2시 넥슨 본사앞에서 다시 대규모 항의집회를 벌일 계획이다.

몸싸움이 아니고서는 넥슨의 새로운 요금제를 저지할 수단이 사실상 없는 인문협으로서는 이번 집회에서도 위험수위를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측이 지금이라도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서는 주장만 되풀이 하는 것은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신, 실제 데이터를 토대로 새로운 요금제가 실시되면 규모별로 인상 또는 인하 효과의 편차가 얼마나 큰 지를 먼저 세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넥슨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과정을 생략해서는 안된다.

서로가 파트너라고 믿는다면 이 과정을 통해 과도한 요금인상 효과나 인하 효과를 있는 지 살펴 본 뒤 양측이 주장대로 그런 점이 있다면 이를 보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관범기자 bum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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