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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영상] 미래차 안전 시험 현장을 가다…한국교통안전공단 KATRI


4.9미터 높이서 배터리셀 자유낙하시험…"전 세계 유일"
지난해 사상 최대 수준 자동차 324만 대 리콜 유도…"국민 안전 확보 최우선"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지면으로부터 4.9미터(m) 높이에 1톤 트럭 사용차에 들어가는 약 400킬로그램(kg) 무게의 배터리 셀이 크레인에 달린 외줄에 달려 있다. 3, 2, 1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고, 의지하던 줄이 분리되며 자유낙하하는 배터리. 시속 36km의 속도로 바닥과 충돌하며 엄청난 굉음을 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 배터리 낙하시험 장면 [영상=김종성, 문수지 기자]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 배터리 낙하시험 장면 [영상=김종성, 문수지 기자]

지난 23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에서 진행된 배터리 낙하시험 시연 장면이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공업용 고글을 착용한 채 지켜본 배터리 낙하시험 현장은 KATRI의 자동차 안전성 시험에 대한 높은 기준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KATRI가 배터리 낙하시험 장면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기차 화재 소식이 들릴 때마다 화재 진압이 어려운 전기차 배터리의 특성상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KATRI는 국내 유일의 자동차결함 전문 조사기관으로, 자동차의 전동화 시대가 본격화하며 관련 안정성 시험도 강화하고 있다.

배터리 시험의 경우, KATRI는 낙하시험을 비롯해 ▲연소 ▲단락 ▲과충전 ▲열노출 ▲액중투입 ▲진동시험 ▲열충격 시험 ▲과방전시험 ▲과열방지시험 ▲과전류시험 ▲침수시험 ▲기계적 충격시험 ▲기계적 압착시험 등 12가지 항목에 대한 시험을 진행한다.

문보현 KATRI 미래차연구처 책임연구원은 "배터리 낙하시험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유일하다"며 "내연기관과 달리 차체 바닥에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특성을 고려해 과속방지턱 하부 충돌이나 배수로에 바퀴가 빠져 전도되는 상황 등 외부 충격으로부터 배터리의 안정성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재 발생에 대비한 배터리 낙하시험현장의 가변식 대형 후드 [사진=김종성 기자]
화재 발생에 대비한 배터리 낙하시험현장의 가변식 대형 후드 [사진=김종성 기자]

연구원은 낙하시험 후 배터리에 대해 1시간 정도 지켜보며 발화나 폭발 여부를 확인한다.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해 배터리시험실에는 이동가능한 초대형 후드와 스프링쿨러 등 안전 환경을 구축했다. KATRI에 따르면 아직까지 이미 시장에 출시된 차량의 배터리 중에는 낙하시험을 통해 화재 등이 발생한 사례는 없었다. 낙하시험에 사용된 배터리는 모든 테스트를 마친 뒤 염수에 담가 에너지를 '0'으로 만들어 폐기한다.

문 연구원은 "배터리의 물리적 안정성 확인을 위해 진행하는 낙하시험의 경우, 국제 기준은 따로 없다"며 "처음에는 어디서도 하지 않는 낙하시험이 미운오리새끼처럼 여겨질 때도 있었지만, 최근 배터리가 대형화되고 물리적 충돌이 빈번해지면서 이젠 백조처럼 여겨지며 중국 등에서도 안정성 테스트 등에 벤치 마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돌시험 장면 [영상=김종성, 문수지 기자]
충돌시험 장면 [영상=김종성, 문수지 기자]

완성차에 대한 충돌시험도 진행됐다. 이날 시험 대상 차량은 아우디의 순수 전기차 'e-트론(tron)'으로, 후방 충돌을 통해 연료(배터리 전해액 등) 누출 여부 등을 점검하는 시험이었다.

시속 48km로 충격이 가해지는 순간, 차량이 앞으로 튕겨져 나가며 뒷 유리창의 파편이 튀었다. 러기지 도어 가운데 부분이 쑥 들어가고, 후방 필러 부분도 우겨질 정도의 충격이었다.

충돌이 끝나자 연구원들이 곧바로 혹시 모를 배터리 전해액 유출에 따른 감전 등을 대비한 안전 조치와 점검을 진행하고, 테스트 장비를 연결해 시험에 대한 데이터 값을 체크했다. 이번 테스트는 차량에 탑승한 승객의 안전 여부가 아니기 때문에 절연저항값 측정, 전해액 유출 여부 등을 확인한다. 충돌 이후 전체 전해액의 7% 이상이 유출되면 추가 점검도 실시한다.

후방충돌시험 이후 연구원이 데이터를 체크하고 있다. [사진=김종성 기자]
후방충돌시험 이후 연구원이 데이터를 체크하고 있다. [사진=김종성 기자]

차량 시험에는 시험대상이 되는 각 완성차 엔지니어들도 참가해 차량 점검을 같이 진행하고, 결과를 확인한다. 혹시 모를 제조사의 이의제기 가능성 등을 고려해 시험에 쓰인 차량은 연구원 한쪽에 1년간 보관한다. 실제로, 시험동 이곳저곳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넓은 공터에 그동안 시험에 사용된 차들이 보관되고 있었다.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KATRI는 지난 1987년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로 문을 열었고, 현재 214만6천383㎡(약 65만 평) 부지에 국내 최대 규모의 주행시험장과 11개 실내시험동, 47개의 첨단 시험장비를 갖추고 있다. 자동차(부품)과 건설기계 제작결함조사사업, 자동차안전동평가사업, 미래자동차 연구개발 사업 등을 수행 중이다.

자동차 시험 후 보관 중인 차량들 [사진=김종성 기자]
자동차 시험 후 보관 중인 차량들 [사진=김종성 기자]

특히 지난 2018년 12월 완공된 36만㎡(약 11만 평) 규모의 자율주행자동차 실험도시(K-City)는 실제 도로와 교통시설, 통신환경을 재현한 평가환경 등을 갖췄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차 기술개발 지원과 안전성 확보, 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도 도모하고 있다.

KATRI의 핵심 업무로 자기인증적합조사와 제작결함조사가 있다. 자기인증적합조사는 제작자가 자기인증하여 판매한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해 무작위로 구매해 안전기준 적합여부를 확인하는 조사다. KATRI는 자동차리콜센터와 언론, 인터넷 등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분석하고 제작결함을 조사해 안전결함이 발견되면 제작사에 리콜 조치를 요구한다.

KATRI가 지난해 제작결함조사 등을 통해 지난해 안전기준 부적합 87건, 안전운행지장 209건 등 총 296건의 제작결함을 확인했고, 제작사로 하여금 국내 판매 차량 324만7천296대에 대해 리콜을 유도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KATRI는 소비자 신고와 제작사 자료 제출을 기반으로 조사를 하기도 하지만, 한국교통안전공단 산하 전국 59개 자동차검사소부터 자동차 정기검사 시에 발견된 결함 의심사항에 대한 정보 수집과 협업도 진행한다. H사 차량 어린이하차확인장치 안전기준 부적합 리콜 약 3천 대, H사 하이브리드(HEV)차량 엔진오일 증가현상 공개무상수리 약 15만8천 대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를 통해 지난해 시행한 리콜제도 만족도 조사에서 85.3점을 받아 전년 대비 9.6% 상승하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권용복 한국교통공단 이사장은 "연구원은 국내 유일의 자동차결함 전문 조사기관으로서 제작결함조사를 통해 국민을 보호하고 있다"며 "연구원은 친환경 첨단 미래 모빌리티 전환에 대응한 맞춤형 사고조사 기법을 개발하고 자동차결함에 대한 과학적 사고 분석 체계를 마련하고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하여 자동차 결함에 대한 사고조사 대응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화성=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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