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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3주년]④'이자 잔치' 비판 뒤에 숨은 금융당국


사장보다 일 잘한 증권사 차장 상반기에만 22억 받아
은행판 '샐러리맨 신화' 없는 건 "합리적이지 못한 규제"
이자이익 줄이라면서 선진국처럼 수수료 받는 것도 안 돼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아이뉴스24가 창간 23주년을 맞아 올해 우리나라 각 분야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를 여섯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일본 수출규제 해제, 챗GPT로 불거진 인공지능, 고물가시대 정부 경제정책, 윤석열정부 1년 등 여러 쟁점이 연초부터 부상하고 있다. 산업 분야를 시작으로 ICT, 생활경제, 증권, 정치경제, 금융 분야 순으로 현재 이슈와 쟁점을 짚어본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함께 고민해 본다.[편집자 주]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2018년 한국투자증권에서 업계 최초로 '양매도 상장지수증권(ETN)'을 개발했던 김연추 차장은 그해 상반기에만 22억2천998만원의 성과급을 받아 화제에 올랐다. 당시 김남구 부회장(13억1천135만원)과 최고경영자(CEO)인 유상호 사장(20억2천755만원)보다 많아 '샐러리맨 신화'로 불렸다. 김 차장은 이듬해 상관이던 김성락 전무와 미래에셋대우 상무보로 이직했는데, 업계에선 김 차장 이직으로 한국투자증권의 경쟁력이 저하된다는 우려를 보낼 정도로 그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한국투자증권이 업계 최초로 '양매도 ETN'을 내놓으며 히트 칠 수 있던 것은 김 차장에게 성과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성과주의 경영이 가능했던 덕분이었고, 미래에셋대우가 인재 영입을 할 수 있던 것도 그에게 높은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이기에 가능했다. 김 차장은 미래에셋대우 상무보로 이직한 후 2년 만에 보를 떼고 상무에 올랐다. 미래에셋대우는 적극적 인재 영입으로 성과에 속도를 냈고 2020년에는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은행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으나 결말은 정반대였다. 1996년 신한은행의 한 대리는 고객 중심의 CRM(계좌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신한은행이 해외 연수 등의 교육을 지원하며 적극적 인재 육성에 나섰던 결과였다. 그러나 신한은행에서 이 제도는 3년 만에 폐지됐다. 육성된 인재들이 외부에서 파격적인 조건의 스카우트를 받고 이탈하면서 모든 것이 허사가 됐다.

◆ 금융권 "보수체계, 우수 인재 영입에 영향"

2023년 현재, 디지털화에 따라 은행들이 IT 인재 영입에 나섰지만, 인기는 시들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개발자들과 IT 업계에서 은행은 좀처럼 인기가 없다"며 "실력 있는 IT 인력을 영입하기엔 처우가 매력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은행에서도 성과주의 경영에 대한 목소리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를 가로막는 건 금융당국과 감독 당국의 규제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는 이자 이익이 높고 성과금이 많다고 비판하는 데, 당국은 선진국처럼 비이자 이익(수수료)을 늘려도 된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당국에서는 은행의 임금 체계를 공개하며 성과주의를 비판하는데, 보수체계는 인재 영입에 있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며 "개선 방향 없이 임의로 성과급과 보수가 높다고 비판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 당국부터 노력해야

금융당국과 감독 당국에서는 은행이 이자로 이익을 거두고 성과급을 지급하는 일명 '이자 잔치'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금융권에서도 "과도한 성과급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자정의 목소리도 있지만 "문제는 당국의 규제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자 이익을 줄이라면서도 선진국처럼 비이자 이익을 늘리는 것에도 인색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7일 '2023 은행 부문 금융감독 업무설명회'에서 박영호 보스턴컨설팅 서울사무소 파트너는 발표에서 "하나·신한·국민은행 등 국내 상위 3개 은행의 이자 이익 비중은 67%로 미국 상위 3개 은행 55%보다 높다"며 "국내은행은 이자 이익에 관해 아쉬운 부분이 있어 은행이 더 노력해야 하지만, 감독 당국의 규제로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비이자이익 부문의 규제를 에둘러 비판했다.

은행 한 관계자는 "해외 사례를 들어 국내 은행의 이자 이익이 많다고 하고 비이자이익이 작다고 하는데, 해외에서는 자산관리부터 이체 수수료까지 우리가 비용 없이 무상으로 서비스로 하는 사항에서도 수수료를 받는다"며 "대안으로 펀드 판매 수수료 등이 있지만, 사모펀드 사태로 이조차도 꺼리고 있어 미국처럼 비이자 이익 비중을 급격히 늘리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부연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감독 당국에서 은행의 이자 이익이 많다고 비판했는데, 미국과 한국 사례를 비교하자면 우리나라는 받아야 할 수수료를 문화적 차이로 못 받고, IB 수수료도 규제로 인해 제대로 못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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