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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써머리] 압구정 H아파트에 신혼부부 입주한 이유


강남 요지 아파트에 젊은 전세입자들 늘어…배경은 "전셋값 폭락"

부동산 시장을 취재하는 김서온 기자가 현장에서 부닥친 생생한 내용을 요약(summary)해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이름만 대면 서울에 살지 않아도 대충 낯익은 아파트가 압구정 H아파트죠.

얼마 전 곧 결혼을 앞둔 지인과 가진 '청첩장 모임'에서 이 아파트가 화제에 올랐습니다. 무려 8년이라는 장기연애 마침표를 찍고 드디어 결혼한다는 친구 A군의 소식에 기쁜 마음으로 달려갔는데요, 모임이 무르익을 때쯤 요즘 최대 관심사이자 나름 제 전문 분야인 부동산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등장했습니다. 바로 '신혼집은 어디에'라는 주제였습니다.

곧 신혼생활을 즐기게 될 A군은 그 유명한 압구정동의 H아파트에 전셋집을 마련했다고 하네요. '압구정'이라는 단어의 타격감이 컸는지, 함께 한 친구들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언제 돈 모았냐", "돈 많이 벌었냐"부터 시작해 "전세라도 비쌀텐데 네가 무슨 압구정이냐"까지 부러움 섞인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일원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성진 기자]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일원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성진 기자]

그도 그럴 것이 압구정 H아파트의 입지는 서울에서도 최상위권입니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수인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과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이 가까이 있고,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을 비롯해 압구정 로데오거리와 카페 골목이 코앞에 있습니다. 제 친구와 결혼할 예비 신부가 유년 시절을 이 아파트에서 보냈고, 부부가 출퇴근하기에도 최적이라는 판단에 가장 작은 면적대(전용 49㎡) 매물 전세 계약을 맺었다고 합니다. 무려 3억 중반대에 말입니다.

예비부부가 모아둔 돈과 일부 대출을 받아 어렵지 않게 전세금을 마련할 수 있었고, 융자금 없는 깨끗한 집인데도 세입자가 귀해지자 집주인이 나서 도배는 물론 필요한 옵션까지 넣어줬다고 했습니다. A군은 이렇게 좋은 입지와 인프라를 4년이나 누릴 수 있어 행운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기본 2년 계약에 집주인이 실거주 의사가 없어 2년 더 계약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네요.

강남권 전셋값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것을 이렇게 피부로 느끼게 됐습니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여전하고, 금리 부담이 큰 탓에 저가 매물이 속속 거래되면서 매주 전셋값 내림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강남권에서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진 분위기에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대거 예정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강남에서도 알짜 입지의 대장주 단지 전세 매물의 몸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신혼부부를 비롯해 2030 젊은 세대의 관심을 크게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청첩장 모임에 함께한 또 다른 B양은 신혼 3년차로, 3년 전 관악구에 전세로 거주하다 집값이 폭등해 매수를 포기하고, 강동구 빌라로 이사했는데요 전셋값이 무려 5억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B양은 "어차피 당장 집을 사기 어려우니, 교통과 인프라가 좋은 강남권 전셋집을 찾겠다"며 지난 주말부터 서초구 일대 부동산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하네요.

이처럼 전셋값이 떨어진 틈을 타 강남권 아파트 전셋집을 구하는 젊은 세입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강남구·서초구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서울지역 원·투룸 전세가 기본 1~2억원, 아파트는 기본 5억"이라며 "3~4억대 자금으로 강남권 대장주 단지에 거주할 수 있다는 점이 이목을 집중시키며, 올해 부쩍 신혼부부와 20~30대 젊은 예비 세입자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도 "전월세 임대차 시장은 수급 요인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입주 물량이 단기간 집중하며, 발생하는 하락장에 전세 진입은 거주의 측면에서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주거 면에선 강남권 인프라를 최장 4년간 누릴 수 있고 온전히 전세 보증금으로만 묶여 있는다면 다른 대안보다 훨씬 낫다는 것이죠.

또한, 이미 강남 전셋값이 많이 빠진 상황이라 향후 역전세난이 발생할 확률이 적다는 점, 강남권 노후 대장주의 경우 오랜 기간 매물을 소유하면서 자금 여력이 충분한 집주인들이 많아 향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작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예비 전세 세입자의 필수 '행동강령'을 잊어서도 안 된다고 합니다. 등기부등본을 꼼꼼하게 살펴 임차권 등기설정 이력이 있는지 없는지와 융자금이 없는 등본상 깨끗한 집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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