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햄버거 마운드" 동원·bhc 맞등판

[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햄버거 시장이 더 뜨거워졌다. '종합외식기업'을 꿈꾸는 동원산업과 bhc가 시장에 등판하면서다. 햄버거 시장 강자인 롯데리아, 버거킹, KFC, 맘스터치 등과 함께 소비자 선택을 받기 위해 더욱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추진 중인 동원산업은 인수가 완료되면 그룹 계열사들이 맥도날드를 앞뒤에서 지원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에 대응해 bhc는 치킨과 외식 사업으로 쌓인 노하우를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 슈퍼두퍼(Super Duper)에 접목한다.

동원산업은 한국맥도날드 예비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1차 실사를 마치고 현재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국맥도날드 몸값은 5천억원 정도로 평가되며, 계약이 체결되면 동원산업은 한국 내 맥도날드 독점 사업권을 가지게 된다.

이에 대해 동원산업 관계자는 "현재 검토 중으로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참치 의존도가 높은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한 사업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동원산업 매출 중 참치횟감, 캔 등 유통사업 부문 매출액은 45%에 이른다. 여기에 참치캔용 참치원어 포획 등 수산사업 부문까지 더하면 참치 관련 매출 비중만 60%를 넘는다.

동원그룹은 종합외식기업을 성장 방향으로 정했고, 동원홈푸드를 통해 2020년 샐러드 카페 '크리스피 프레시'와 2021년 이탈리안 캐주얼 레스토랑 '포르투7'을 선보이며 계획을 실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원산업의 시장 점유율이 워낙 높고 참치 매출이 탄탄하기는 하지만, 달리 말하면 성장성도 제약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참치를 대체할만한 식품이 많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신사업을 준비하지 않으면 미래를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외식기업을 꿈꾸는 동원산업에게 한국맥도날드는 매력적인 매물이란 평가다. 동원홈푸드가 외식사업 외 식자재 공급 사업도 병행하고 있어 맥도날드와 사업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또 물류회사인 동원로엑스, 포장 부문의 동원시스템즈 등 다른 계열사와도 협업을 기대해볼 수 있다.

bhc그룹은 지난해 11월 슈퍼두퍼 글로벌 1호점을 신논현역 인근에 개점하며 햄버거 시장에 진출했다. 슈퍼두퍼는 개점 2주 만에 버거 메뉴 2만 개를 판매하며 인기를 끌었다.

임금옥 bhc그룹 대표는 슈퍼두퍼 글로벌 1호점 개점 당시 "글로벌 외식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국내 뿐만 아니라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미국 등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bhc그룹은 이미 성공적으로 쌓아온 외식사업 노하우가 강점이다. bhc그룹은 치킨 브랜드 'bhc' 외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한우전문점 '한우명작 창고43', 순대국 브랜드 '큰맘 할매순대국', 족발 브랜드 '족발상회' 등을 운영 중이다.

bhc그룹은 단순히 외식사업을 확장만 하는 게 아니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있기에 슈퍼두퍼의 성장세도 기대된다. TGIF와 베니건스 등 다른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가 부진한 것과 달리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2020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400억원 가량 증가한 2976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2021년에는 약 3천927억원으로 더 크게 성장했다. bhc그룹에 따르면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는 지난해 매출액 4천억원을 돌파했다.

또 창고43은 지난해 문을 연 잠실점을 포함해 전국 21개 매장의 문을 열었으며, 큰맘할매순대국은 전국에 약 400개 가맹점을 보유 중이다.

bhc그룹 관계자는 "지난 1호점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 2호점을 낼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버거 시장 자체는 커지고 있지만 다른 경쟁 브랜드처럼 한 번에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유동인구와 트렌드를 조사하면서 슈퍼두퍼를 단계적으로 성장시키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