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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써머리] "놔라, 계약하러 가야 한다"


DSR 족쇄에 실수요자들 발동동…가계부채 부담 여전히 높아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최근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재밌는 '짤(이미지)'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캐릭터 '뽀로로'가 "놔라 계약하러 가야 한다"는 멘트와 두 팔을 벌려 자유를 갈망하는 몸짓을 하고 있는데, 무언가에 묶여 옴짝달싹 못 하는 모습입니다. 뽀로로를 꼼짝 못 하게 잡고 있는것 다름 아닌 'DSR(총부채원리금상황비율)'입니다.

뽀로로 캐릭터 특성을 간결하게 입힌 의미를 전달하려 한 것이 돋보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평소보다 약간 더 멍한 눈망울에 두 팔을 활짝 펼치며 벗어나고 싶어 하는 뽀로로의 몸부림이 DSR 규제에 섣불리 움직일 수 없는 부동산시장 실수요자들의 막막한 상황을 너무 잘 표현했다는 평가들도 나옵니다. "놔라 계약하러 가야 한다"는 대사 역시 재치가 돋보이는 부분이죠.

그런데 뽀로로는 당분간 DSR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정부가 이달 2일부터 다주택자와 임대·매매사업자도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게 문을 열면서, 규제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30%까지, 비규제지역에선 LTV 60%까지 대출이 가능해졌습니다. 전세금 반환 등 임차보증금을 갚을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적용되던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전입 의무 등의 제한도 일괄 폐지했습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다주택자와 규제지역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최근 완화되면서 부동산시장 거래절벽 해소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요, 무엇보다 실수요자들을 가장 옥죄고 있는 DSR 규제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DSR은 차주의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을 의미합니다. 가계가 연 소득 중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신용대출 등)의 원금과 이자를 갚는 데 얼마를 쓰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DSR은 시중은행과 보험회사에서 받은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을 비롯해 마이너스통장대출, 자동차 할부, 신용카드 미결제까지 모두 포함한 금융회사 빚을 더해 이를 기준으로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을 산출합니다. 이에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적용해 심사할 때보다 대출 규모가 감소하는데, 자연스레 차주의 대출 여력도 줄어들게 됩니다.

마지막까지 묶여있는 규제지역(강남 3구·용산)과 함께 DSR 규제 완화 여부가 실수요자들과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DSR 규제 완화 카드는 쉽게 나올 수 없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DSR 상한선 조정은 나오기 쉽지 않은 대책"이라며 "개인별 DSR 규제까지 완화하면 돈을 갚을 능력을 초과한 대출이 이뤄져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송 대표는 "규제를 일부 완화해야 한다면 이미 실시 중인 특례보금자리론 한시적 운영 또는 정말 대출이 필요한 실수요자 위주로 DSR을 따지지 않는 대출을 선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송 대표의 설명과 같이 정부는 가계부채 폭등 우려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눈덩이처럼 늘어난 빚으로 망가진 금융 시스템으론 나라를 지탱하기는 어렵고, 섣불리 DSR 규제를 풀었다가 차주가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 자칫 제대로 가계부채를 관리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할 순 없기 때문이죠.

실제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5%로 집계됐습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집계한 43개 국가 중에 세 번째로 부채가 높은 명예스럽지 못한 기록입니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쉽게 DSR 규제를 완화할 수 없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는 지난해 12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에도 DSR은 완화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바 있습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의 가계부채는 여전히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고, 전 세계적인 고금리 환경이 올해 지속될 것"이라면서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 가계대출이 다소 감소한 것에 대해 안심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금융기관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가계부채 부실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일각에선 DSR 규제를 완화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DSR 규제는 가계부채 억제를 위한 '최후의 보루'"라고 평가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가계부채 리스크는 낮추고 실수요자들을 대상으로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내놓길 기대해봅니다. 또한, 향후 DSR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차주가 무차별적으로 빚을 만들거나, 이를 악용할 수 없도록 촘촘한 안전장치를 세심하게 마련할 필요도 있겠지요. 대책 없이 족쇄만 풀어서는 뽀로로의 안전을 지켜주기 어려울 수도 있으니까요.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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